(내외뉴스=석정순 기자) 정태수(96) 전 한보그룹 회장의 넷째 아들 정한근(54)씨가 국내로 송환된 가운데 검찰이 아버지인 정 전 회장의 생사 확인에 나섰다.
해외 도피 21년 만에 국내로 송환된 정한근 씨가 아버지인 정태수 전 회장이 지난해 에콰도르에서 숨졌다고 검찰에 진술했다.
정 씨가 아버지인 정태수 전 회장이 지난해 에콰도르에서 세상을 떠났으며, 자신이 직접 임종을 지켰다고 진술했다. 이에 따라, 검찰이 사실인지 확인 작업에 나섰다.
정 씨가 형사적인 책임을 아버지에게 떠넘기기 위해 거짓 진술을 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보고, 에콰도르 정부를 통해 정 전 회장 사망 여부와 관련된 객관적 자료가 있는지 조사하고 있다.
검찰은 특히, 정 전 회장 일가가 3600억 원에 육박하는 세금을 체납한 상태인 만큼 이들이 해외로 빼돌린 회삿돈의 행방을 추적하는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정 씨는 1998년 아버지보다 앞서 해외로 도피했다. 정 씨가 캐나다와 미국 시민권을 취득한 뒤 2017년 7월부터 에콰도르에서 거주해온 사실을 확인한 검찰은, 에콰도르 정부의 협조로 정 씨가 미국으로 간다는 정보를 입수해 경유지인 파나마에서 정 씨를 체포해 국내로 압송했다.
정 씨는 한국에 있는 다른 사람으로 행세해 캐나다와 미국에서 시민권과 영주권을 얻었고 영어 이름만 4개를 쓰면서 21년 간 숨어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정 씨는 지난 1998년 한보그룹 자회사 자금 횡령에 대한 검찰 수사가 시작되자 자취를 감췄고, 당시 정 씨의 출국 기록이 없어 수사기관은 밀항한 것으로 봤다.
그동안 정 씨를 봤다는 소문만 무성한 가운데 지난 2017년 6월 JTBC 스포트라이트 방송이 정 씨가 미국에 있다는 단서를 공개했다.
검찰은 지난해 4월부터 본격적으로 정 씨를 쫓았고 가족 출입국 기록에서 캐나다 시민권자이자 정 씨의 고등학교 동창 류모 씨의 이름을 찾아냈다. 이어 정 씨가 한국에 있던 류씨 이름으로 캐나다와 미국의 영주권과 시민권을 얻은 것을 확인했다.
정 씨는 2017년 7월 남미 에콰도르에 입국했고, 검찰이 에콰도르 정부에 정씨를 한국으로 추방해달라고 요청해 지난 18일 미국 LA로 도주하려고 들른 파나마 공항에서 붙잡혔다. 국내로 보내진 정 씨는 21년만에 검찰 조사를 받고 서울구치소에 갇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