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외방송=이정범 기자) ‘동물, 원’ 왕민철 감독이 생각하는 동물원이란?
22일 용산 CGV에서는 ‘동물, 원’ 언론시사회가 진행됐다.
우리 곁에 늘 있어왔던 동물원은 양극단의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곳이다. 어린 시절 꼭 한번 가보고 싶던 꿈과 희망의 공간, 혹은 동물들의 삶에 관한 관심이 커지면서 선택적으로 외면하게 된 공간.
대전의 동물원에서 탈출한 퓨마가 사살된 이후 ‘동물원 폐지’를 요구하는 국민 청원이 폭발적 관심을 불러일으켰던 한편, ‘야생동물을 가까이서 보고, 또 만질 수 있다’는 컨셉에 힘입어 실내 체험 동물원에 대한 인기가 사그라들지 않는 등 동물원에 관한 온도차는 점점 더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분위기 속 동물원의 미래를 모색하기 위한 묵직한 질문을 던지는 영화가 바로 ‘동물, 원’이다.
왕민철 감독은 “동물원의 동물들은 자연에서 마땅히 누려야 할 공간보다 현저히 작은 공간에서 일생을 보낸다. 하지만 실제 야생으로 방사되면 살아남는 경우가 드물다. 다른 동물들과 어울리기 힘들고 먹이를 구하는 능력도 거의 없기 때문이다. 사람에 의해서 산림이나 자연환경이 소멸되고 점점 황폐화가 되어 그들의 서식지 또한 사라지고 있다. 이 땅에서 그들이 살 수 있는 곳은 어디일까?”라는 의문으로부터 영화를 제작하게 되었다고 이야기한다.
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 톤이 시종일관 어둡고 진지하지는 않은데, 이에 대한 질문이 언론시사회에서 나오자 왕민철 감독은 “영화가 일단 좀 재밌으면 좋겠다고 생각을 했다”고 말한 뒤 “경쾌하고 즐거운 모습을 가진 곳도 동물원이고, 슬프고 비참한 모습을 가진 곳도 동물원이다. 양면성을 있는 공간인 것 같다”고 말했다. 비참한 현실이 분명 존재하기는 하지만, 밝고 경쾌한 모습 역시 동물원의 ‘진짜’ 모습이라는 것.
이어 그는 “저도 동물의 비참한 모습을 1시간 30분 동안 보고 싶지는 않다”는 솔직한 발언을 해 눈길을 끌었다. 그거만 영화 내내 보여준다고 뭔가가 바뀔 것 같지는 않다고.
왕민철 감독은 있는 그대로의 동물원, 동물원 사람들, 동물원 속 동물들을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고 여겼다. 그의 이러한 의도가 일반 관객의 마음에도 닿을지는 9월 극장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우리가 볼 수 없었던 동물원의 일상을 통해 인간과 동물이 공존하는 삶에 관한 깊이 있는 성찰을 이끌어낼 감성 다큐멘터리 ‘동물, 원’은 오는 9월 5일 개봉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