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궁 쫓겨나 노숙 신세…모랄레스, 결국 멕시코로 망명
대통령궁 쫓겨나 노숙 신세…모랄레스, 결국 멕시코로 망명
  • 모지환 기자
  • 승인 2019.11.12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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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전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퇴임 첫날밤 심경을 담은 글을 사진과 함께 자신의 트위터에 올렸다. (이미지=트위터)
▲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전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퇴임 첫날밤 심경을 담은 글을 사진과 함께 자신의 트위터에 올렸다. (이미지=트위터)

(내외방송=모지환 기자) 대선 부정 논란으로 볼리비아 대통령직에서 물러난 에보 모랄레스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사임 첫날밤을 맞은 심경을 밝혔다.

모랄레스는 11일(현지시간) 알려지지 않은 한 장소의 바닥에 누워 스마트폰을 보고 있는 사진과 함께 스페인어로 쓴 글을 올렸다. 바닥에는 얇은 담요가 깔렸고 모기장처럼 보이는 천이 걸려있다.

그는 “경찰의 도움을 받은 메사와 카마초의 쿠데타로 대통령직에서 강제로 물러난 뒤 첫날밤을 맞았다. 나는 지도자로서의 시간을 돌아봤다. 우리에게 안전과 보살핌을 제공한 코차밤바 연방의 형제들에게 감사하다”라고 적었다.

다른 트위터 글에서 그는 "볼리비아와 전 세계가 쿠데타의 목격자"라며 야권 대선 후보였던 카를로스 메사 전 대통령과 시위 주도자 루이스 페르난도 카마초가 "인종 차별주의자이자 쿠데타 선동자로 역사에 남을 것"이라고 비난했다.

▲ 마르셀로 에브라르드 멕시코 외교부 장관이 11일(현지시간) 모랄레스 전 대통령이 멕시코 공군기 안에서 멕시코 국기를 들고 있는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AP연합)
▲ 마르셀로 에브라르드 멕시코 외교부 장관이 11일(현지시간) 모랄레스 전 대통령이 멕시코 공군기 안에서 멕시코 국기를 들고 있는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AP연합)

이날 블룸버그통신은 멕시코가 모랄레스의 망명을 수락했다고 전했다. 마르셀로 에브라르드 멕시코 외교부 장관은 기자회견에서 “조금 전 모랄레스 대통령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면서 “그가 정치적 망명을 공식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어 “올가 산체스 코르데로 내무부 장관은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그의 망명을 받아들였다”고 설명했다. 에브라르드 장관은 “그의 안전을 위해 망명은 즉각적으로 이뤄질 것”이라면서도 구체적인 이동 경로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이후 에브라드 장관은 언론에 모랄레스 전 대통령이 멕시코 공군기 안에서 멕시코 국기를 들고 있는 모습을 담은 사진을 공개했다.

한편 모랄레스의 사임을 요구해왔던 야권과 시위대는 밤새 폭죽을 터뜨리고 국기를 흔들며 환호했다. 일부 시위대는 모랄레스의 사저를 약탈하기도 했다.

▲ 볼리비아 경찰들이 11일(현지시간) 라파스에서 야권 시위대와 모랄레스 지지자들과의 충돌에서 부상당한 사람을 데려가고 있다. (사진=로이터 연합)
▲ 볼리비아 경찰들이 11일(현지시간) 라파스에서 야권 시위대와 모랄레스 지지자들과의 충돌에서 부상당한 사람을 데려가고 있다. (사진=로이터 연합)

이에 모랄레스 지지자들도 거리로 나와 시위를 벌이며 야권 시위대, 경찰과 격렬하게 충돌했다. 이 과정에서 수도 라파즈의 학교 여러 곳과 상점이 문을 닫았고, 도로가 봉쇄돼 대중교통도 마비됐다. 성난 모랄레스 지지자들의 보복으로 보이는 화재도 잇따랐다.

유명 야권 인사 한 명은 모랄레스 지지자들이 자신의 집에 불을 붙였다고 주장했다. 전날 밤 버스 60여 대가 불에 타고 상점 약탈도 일어났지만 이러한 혼란 상황에서도 거리에 군인 등은 거의 보이지 않았다고 현지 방송 토도 노티시아스는 전했다.

라파스 시민 파트리시아 파레데스는 로이터 통신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두렵다. 모든 것이 엉망"이라며 "이웃들끼리 싸우고 있다"고 말했다.

볼리비아는 권력 공백과 함께 친·반 정부 시위 세력으로 국민이 분열되면서 다시 안개 속 혼란 속에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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