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음모 조작사건' 김대중, 사형수 당시 옥중수필 공개
'내란음모 조작사건' 김대중, 사형수 당시 옥중수필 공개
  • 정영훈 기자
  • 승인 2020.05.14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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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떠한 증오나 보복심 갖고 있지 않다"
"우리 국민도 어느 땐가 진실을 알 것"
"역사의 바른 기록은 누구도 막지 못할 것"
▲김대중 전 대통령이 1980년 12월 3일 작성한 옥중 수필. (사진=연세대 김대중도서관)
▲김대중 전 대통령이 1980년 12월 3일 작성한 옥중 수필. (사진=연세대 김대중도서관)

(내외방송=정영훈 기자) 5.18 광주 민주화운동 40주년을 기념해 연세대학교 김대중도서관에서 김대중 내란음모 조작사건으로 사형선고를 받고 옥중에 있었을때 직접 쓴 옥중수필 원고와 당시 최후진술 등의 관련 사료를 공개했다. 

'김대중 내란음모사건'은 1980년 전두환 신군부 세력이 정권을 강탈하기 위해 '민주주의와 민족통일을 위한 국민연합' 공동대표였던 김대중 전 대통령이 북한의 사주를 받아 5·18 광주 민주화운동을 일으켰다며, 김대중, 문익환, 예춘호, 이문영, 한완상, 조성우, 이해동, 이해찬 등 민주화 운동 인사들을 군사재판에 넘기고, 고문 끝에 이들에 대해 사형과 무기징역 등을 선고했다.

공개된 옥중수필은 김대중 전 대통령이 1980년 9월 17일부터 1981년 1월 23일까지 사형수 신분이었던 당시 작성된 것으로, 옥중수필에는 박정희, 전두환 정권에 대한 용서와 화해를 다짐했다.

수필 서두에는 "나는 나의 그리스챤(기독교인)으로서의 신앙과 우리 역사의 최대 오점인 정치보복의 악폐를 내가 당한 것으로 끝마쳐야겠다는 신념을 (19)76년의 3·1 민주구국선언사건으로 투옥된 후 굳게 하며, 그 이후에 일관했다"고 기록돼 있다.

그는 "지금 나를 이러한 지경에 둔 모든 사람에 대해서도 어떠한 증오나 보복심을 갖지 않으며, 이를 하느님 앞에 조석(朝夕)으로 다짐한다"며, 당시 자신을 박해한 이들에 대한 용서의 뜻을 밝히고 있다.

그러면서 "나는 결코 실망하지 않는다, 하느님만은 진실을 알고 계시기 때문이다. 하느님은 나의 행적대로 심판하실 것이고, 우리 국민도 어느 땐가 진실을 알 것이며, 역사의 바른 기록은 누구도 이를 막지 못할 것"이라며, 깊은 신앙심과 민주화에 대한 강한 신념을 드러내기도 했다.

김대중도서관은 "언제 죽임을 당할지 모르는 사형수 시절 김 전 대통령이 친필로 직접 용서와 화해를 강조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매우 크다"고 밝혔다. 이어 "김대중의 화해·용서·포용·관용의 정치는 DJP 연합을 통해 최초의 정권교체를 가능하게 했고, 이 땅의 진보와 보수, 산업화 세력과 민주화 세력의 연대와 화합을 가능하게 한 토대가 됐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김 전 대통령은 집권 이후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 전 대통령을 포함해 그들의 가족과 측근에게 정치보복을 하지 않았고, 화해와 용서를 강조하며 과거사 청산 작업에 나섰다. 김대중도서관은 김대중 전 대통령 외에도 문익환, 이해찬, 설훈 등 23명의 민주화운동 인사들의 법정 최후 진술 내용도 공개했다. 

진술 내용은 당시 재판을 방청한 민주인사들의 가족들이 내용을 외워 글로 작성해 놓은 것이다. 당시 법정에는 녹음기나 필기도구 등을 들고 갈 수 없었기 때문에 방청석에 있던 가족들이 민주 인사들의 진술 내용을 외워 재판이 끝난 후 함께 모여 기억을 되살리면서 글로 작성했다. 진술 내용은 문익환 목사의 아들 문의근, 문성근씨가 주로 글을 작성했는데, 문 씨는 "김 전 대통령을 살리기 위해서 한 줄이라도 더 외우기 위해서 혼신을 다했다"고 증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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