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와 굿즈로 만나다…사진협동조합 ‘시옷’에서 실현 가능케 해
작가와 굿즈로 만나다…사진협동조합 ‘시옷’에서 실현 가능케 해
  • 이지선 기자
  • 승인 2020.11.11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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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가와 관객을 굿즈로 연결해 주는 창의적이고 이색적인 활동을 펼치고 있는 '사진협동조합 시옷'의 조합장 홍순창님. (사진=내외뉴스 이지선 기자)
▲ 작가와 관객을 굿즈로 연결해 주는 창의적이고 이색적인 활동을 펼치고 있는 '사진협동조합 시옷'의 조합장 홍순창님. (사진=내외방송 이지선 기자)

(내외방송=이지선 기자) 예술작품은 아름답고, 그 작품을 보러오는 관객들은 가슴이 설렌다. 액자 안에 들어있는 작가들의 그림을 봐도 마음이 아려오는데 작가들의 작품을 ‘굿즈(상품·물품, 연예인 또는 애니메이션과 관련된 파생 상품이라고도 함. 사진, DVD, 티셔츠, 컵 등이 있음)’에 담는다면 작품을 입고 마시고 늘 손에 꼭 쥐고 다니는 등 혼연일체가 되는 기분이 아닐까 싶다. 10일 작가들의 사진을 굿즈로 만들어 작가와 관람객을 연결해주는 역할을 하는 ‘사진협동조합 시옷’의 조합장 홍순창님을 만나 예술작업 그리고 그것을 상품화·대중화 시키는 데 대한 그만의 신념에 대해서도 들어봤다.

그는 주로 출판과 사진 관련된 일을 하고 있다. 경기도 파주에 위치한 헤이리 마을에서는 매년 ‘파주 헤이리 판 아트 페스티벌’을 열고 홍순창 조합장은 우연히 지인이 그쪽과 연계가 돼 있어 3년 전부터 이 축제에 참여하게 됐다. 3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떴다방사진그룹’ 이름으로 첫 사진전을 열었고, 2018년에도 ‘빛으로헤이리’라는 독립 타이틀로 야외사진전을 열었다.

아울러 작년 처음 만들어진 ‘사진협동조합 시옷’과 헤이리 예술마을이 함께하는 ‘제1회 헤이리포토페어’는 올해 ‘제2회 헤이리포토페스타’로 거듭나 헤이리 예술마을 사진, 특히 사진협동조합 조합원의 사진과 아트상품이 함께 국내 최초로 전시됐다.

Q. 굿즈에 대해 설명해달라

‘헤이리포토페스타’를 통해 11일부터 22일까지 작가들의 사진과 굿즈 전시로 관객들과 만난다. 형태적으로 다른 전시회와 조금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전시회장에 사진을 거는 게 기본이지만 우리는 굿즈 제작을 한다. 시옷은 작년에 만들어졌다. 사진계가 너무 고립돼 있고 카메라라는 기계가 발명 된지 얼마 되지 않으니, 일반 미술이나 음악처럼 오랜 역사를 갖고 있지 않고 장르 자체가 짧다. 이에 따라 대중들과의 만남에 익숙하지 않아 관객들과의 문을 더욱 넓히고 싶었다. 멋진 무대도 있지만, 마당극이 존재하듯 우리는 마당극 같이 관객과 걸쭉하게 소통한다. 우연한 기회에 헤이리와 3년째 연을 맺고 있는데, 전시회에서 액자를 만들어서 형식을 갖춘 것만이 가능한 게 아니라 작가들의 사진 작품이 가방이나 모자, 컵에도 담겨 독자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 매체를 다루는 게 가능하다는 생각을 했다. 올해는 티셔츠, 에코백, 모자 등의 품목을 전시하는데 주변에서 관심이 매우 많다.

작가들은 자기 작품이 생활용품에 들어가는 걸 싫어한다고들 생각하기 쉽지만 그렇지 않다. 그만큼 관객들에게 작품을 보여주고 소통할 수 있는 경로가 좁다고 생각해 아쉬워한다. 굿즈를 만들면 관객과도 쉽게 만나고 저렴하게 판매도 하면서 사업 차원에서도 이익을 얻을 수 있어 작가와 관객, 서로 좋은 활동이 되고 있다. 많은 독자들이 아트 작품을 통해서 사진을 접하는 게 일반화 됐으면 좋겠다. 생활 속으로 파고드는 예술을 생각하면 좋을 것 같다.

Q. 헤이리에서 상업적 면모로 가는 것 중 하나가 작품인데, 작품에 예술성을 부여하면 좋은데 예술성을 제외한 상태에서 제품을 놓고 가치 평가를 했을 때 과연 그만큼의 가치가 있는가 하는 의문이 들 때가 있다. 예를 들어 똑같은 머그컵인데 작가의 이름이 있다고 해서 3배로 가격을 받는다면 문제가 있지 않나?

전통적인 예술의 개념과 대중성 상품의 그것이 정확한 경계 없이 혼용돼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조정해가고 있다. 우리처럼 멋있게 편안하게 가자고 소박한 마음으로 시작해 크게 상업화된 경우도 존재한다. 그 부분은 조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Q. 요즘에는 핸드폰 사진 기능의 발달로 모두가 사진작가가 될 수 있다는 말에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요즘에는 핸드폰에 전문가 모드도 있고, 화질이 워낙 뛰어나서 프로다 아마추어다 사진이다 아니다의 경계가 무의미해졌다. 정명식 작가님의 전시회가 롯데 에비뉴엘 월드타워점 5층에서 열리고 있다. 그 분 작품도 핸드폰으로 찍은 사진이 몇 점 있을 것이다. 그런데 구분하기 쉽지 않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사진을 찍을 줄 안다고 다 사진가가 될 수는 없다. 내실과 개념이 중요하다.

Q. 장비의 싸움이 아니고, 이제는 구도의 싸움 같다. 예를 들면 비전문가가 찍으면 그냥 하나의 물체인데, 작가가 찍은 사진은 뭔가가 다르다

기능을 뛰어넘어 작가라고 한다면 화면에 보여지는 구도나 앵글들 보다는 개념이다. 무슨 장르를 갖고 뭘 표현을 했는지 그게 중요하다. 또 예술이라는 것은 기술을 담보로 하고 있다. 그냥 개념만 가지고도 안 된다. 사진 예술이라는 게 하면 할수록 참 어려운 분야다. 전시회에서 500개의 작품이 있다고 치자. 대학생 작품도 있고 유명한 작가들 작품도 있다. 이름은 없고 전시대 밑 서랍을 열면 작가 이름을 알 수 있다. 물론 어떤 작가의 작품인지 모를 경우도 있지만, 대체적으로 이름을 보지 않고도 어떤 작가가 했는지 금방 분간해낼 수 있다.

Q. 사진협동조합 시옷에 대해 설명해달라

작년에 시작된 사진협동조합 시옷에서는 올해 굿즈를 첫 시도하고 있다. 굿즈에 출품한 작가 중 박진호 작가는 80년대 국립현대미술관에 작품이 소장된 분이다. 조합원들이 60명 조금 넘는데 그 중에는 핸드폰으로 사진을 찍는 등 아마추어로 활동하는 분도 계시지만, 박진호님 같은 분도 계시다. 혼재돼 있다. 시옷은 기역, 니은 할 때의 시옷도 되고 ‘사진’의 앞 글자에서 따온 시옷도 된다. 그런데 더 가까운 의미는 작가와 독자를 중매해주는 것과 관련, 사이 시옷이다. 어릴 때 아버지 구두소리가 들리면 아버지가 오시는 것을 안다. 그게 사이 시옷이라 생각한다. 아버지가 뭘 사오실까 기대하는 마음, 작가는 열심히 작업하고 사람들은 열심히 일상생활하고 중간에 시옷 하나가 들어감으로 다른 게 만들어진다.

Q. 사진은 역사성, 기록성이라는 부분이 중요한 것 같다. 사진이 갖고 있는 가장 중요한 명제는 기록이다

사진의 중요한 기능 중 하나가 기록인 것이 맞다. 일부 논란이 될 수 있는 부분이지만 사적 다큐멘터리라고도 할 수 있다. 경험에 비춰보면, 사진을 찍기에 적합하지 않은 상황에 처한 애매한 장소에서도 내가 사진을 찍고 있더라. ‘의미를 가지고 기록을 남겨야지’ 보다는 개인적인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 남기고 싶어서 찍었다. 사진은 간직될 수도, 휘발될 수도 있다. 나올 사진은 나올 것이고 휘발되는 것도 굉장히 중요하다.

깊어가는 가을에 아름다운 자연과 어울리는 작가와의 만남을 했다.

인터뷰를 마치며 기자는 이런 생각을 했다.

매년 특정한 기념일이 되면 같은 장소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어 각자의 의미있는 추억을 만들고자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없어지지 않을 것 같은 장소를 택해 매년 사진을 찍다가도 그 장소가 사라져버리면 난감해지기도 한다. 사진협동조합 시옷에서 그런 추억을 만들고 싶어 하는 사람들에게 그러한 장소 제공을 해주고 가치 있는 사진을 남길 수 있도록 지원해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앞으로도 사진협동조합 시옷은 작가의 작품을 생활용품에 담아 관객들과의 접촉을 시도하며 특색 있는 활동을 펼쳐갈 것이다. 작가와 관객 양쪽 모두 만족할 수 있는 표현 무대를 직접 만들고 창작해 무궁무진한 영역 확대와 발전을 해나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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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순창 2020-11-14 10:02:45
사진협동조합 시옷에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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