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내일부터 민주당 텃밭 '전북' 민심 공략

(내외방송=최유진 기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내년 대선을 앞두고 큰 틀에서 당을 합하는 것에는 공감하면서도 당명 변경 등 디테일한 문제를 두고 미묘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국민의힘의 경우 당권을 30대인 이 대표가 거머쥐게 되면서 젊은 층으로 부터 인기를 얻고 있고, 최근 당원가입도 크게 늘어나는 마당에 당명을 바꿀 필요성을 못느낀다는 입장이지만 국민의당 측은 새로운 당을 만드는데 흡수통합 방식은 불가하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17일 "국민의당과의 합당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면서도 국민의당에서 요구한 새 당명으로 합당을 해야한다는 주장에 대해선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대표는 이날 BBS라디오 '박경수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국민의당 측과)합당에 대해서 큰 틀에서 공감대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을 것이다”며 "안철수 대표가 10년 가까이 유지해 온 중도에 대한 접근이나 새정치 등의 가치들이 녹아서 살아있길 바라는 것 같다"고 언급했다. 이어 "그런 부분은 당연히 안 대표 입장을 이해하고 그렇게 행동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전날 권은희 의원이 제안한 새 당명으로 합당을 해야한다는 것과 관련해 "당명 변경은 처음듣는 이야기였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보통 당명을 바꿀 때는 당의 위상을 일신할 필요가 있을 때인데, 지금 당원 가입이 폭증하고 있고 이미지 좋은 상태에서 바꿀 이유가 없다"며 "당 구성원들이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이라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
또 전날 안 대표가 '당명 변경은 입장을 바꿔보면 당연한 것'이라고 발언한 것에 대해선 "역지사지라는 건 제 입장으로 바꿔서 생각해야하는 것"이라며 "안 대표도 제 입장을 이해하려고 노력해줬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도 "우선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의 합당은 미룰 수 없는 과제다. 어제 저는 안 대표를 찾아뵙고, 합당에 대한 큰 틀에서의 공감대를 재확인했다. 조속히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을 지지하는 국민과 당원 모두가 하나의 샐러드볼 위에서 공존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그래서 합당을 위한 실무기구의 구성이 시급하다"고 했다.
이 대표는 "우리당의 실무담당자를 오늘 중으로 선정 완료해 협상에 임하겠다"며 "안 대표가 항상 주장해왔던 새 정치의 비전이나 합리적이고 성찰적인 진보 세력까지 포괄할 수 있는 넓은 스펙트럼은 앞으로 더 커진 국민의힘의 꿈과 가치로 계승돼 실현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외에도 이 대표는 라디오 방송에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입당 시기와 관련해, “8월에는 버스를 타야한다고 말한 것은 정당대표로서 공지한 것”이라며 “윤 전 총장도 개인의 판단에 따라 합리적인 선택을 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윤 전 총장이 검사출신이라 해서 그 역할을 반(反)부패나 이런 쪽으로 국한할 필요가 없다"고 언급했다.
그는 "반부패나 검찰 영역을 벗어나서도 충분히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본다"며 "다만 그런 면을 공개 활동을 늘려서 국민들이 빨리 접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가 대선 후보 경선 과정에서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을 선대위원장으로 모시겠다고 발언한 것과 관련해서도 질문이 이어졌다.
그는 "모시고 싶다"면서 "다만 대선 선대위원장이라고 하는 것은 결국에는 대선 후보가 주도권을 발휘해서 결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저는 당연히 권유할 뿐이고 만약 대선 후보가 김종인 위원장과 궁합이 안 맞는 분이라면 강권할 수는 없는 것"이라고 답했다.
당내 대선 주자들에 대해서는 최근 젊은 지지층의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는 하태경 의원이 대선 행보를 시작한 것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또 "김태호 지사도 굉장히 인기가 좋은 분"이라며 앞으로 당내 대선주자 군도 훨씬 풍성해질 것이라 기대했다.
한편 국민의힘은 더불어민주당의 전통적 텃밭인 호남에서 부터 본격적인 민심잡기 행보에 나선다.
이 대표는 "내일 전라북도에서 저희 최고위원회 구성원들이 현장 행보를 시작한다"며 "김종인 위원장 체제하에서부터 시작된 호남에 대한 저희 노력은 결코 우리의 잘못된 과오에 대한 반성에 그쳐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앞으로 우리당의 호남지역에 대한 메시지는 일자리와 산업, 인프라 확충에 대한 구체적인 메시지가 될 것"이라며 "그리고 저는 내일 일정이 끝난 뒤에도 정운천 의원 등과 함께 전주에서, 젊은 세대들이 많이 가는 거리에서 인사를 나누고 당세를 확장하기 위한 노력을 하겠다"고 밝혔다.
전북은 지난 2002년 대선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을 승계한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90%이상의 압도적인 표를 던져준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