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외방송=최유진 기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 측 이동훈 대변인이 20일 돌연 사임 의사를 밝혔다.
이 전 대변인은 윤 전 총장의 공식 대변인으로 활동을 시작한지 열흘 만인 이날 오전 기자들에게 문자메시지를 통해 '일신상 이유로 대변인직을 내려놓는다'고 밝혔다.
이 전 대변인의 메시지 직후 또 다른 공보라인인 이상록 대변인은 단체 메시지를 통해 윤 전 총장이 18일 저녁 두 대변인과 만난 자리에서 "국민 앞에 더 겸허하게 하자"고 격려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 전 대변인은 19일 건강 등의 사유로 더 이상 대변인직을 수행하기 어렵다는 뜻을 밝혔고, 윤 전 총장은 아쉬운 마음으로 이를 수용했다고 부연했다.
지난 18일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한 이 전 대변인은 진행자가 '윤 전 총장의 국민의힘 입당은 당연한 걸로 받아들여도 되겠냐'는 질문에 "네, 그래도 될 것 같다"며 입당 여부를 기정사실화 했다. 하지만 윤 전 총장은 몇 시간 뒤 곧바로 대변인을 거쳐 “민생 탐방 후 입당 여부를 결정하겠다”며 "입당 문제는 경거망동하지 않고 태산처럼 신중하게 행동할 것"이라고 밝혔다.

윤 전 총장이 사실상 대권 도전 행보를 시작했지만 대변인을 통해서만 입장을 번복하는 과정이 부정적 평가를 받으며 정치권에서는 ‘전언정치’의 한계를 보여줬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자기 입으로 국민에 입장을 이야기했어야 한다"면서 윤 전 총장이 직접 입장을 내놓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도 지난 16일 "윤 전 총장의 화법이 뚜렷하지 않고 추상적으로 하거나 비유적으로 말한다"면서 "정치하는 분이 국민이 잘 못 알아듣게 말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안 대표가 사실 ‘윤석열 1기’다. 안철수 신드롬이 확 떴는데, 점점 저물었던 이유가 그런 모호한 화법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유승민 전 의원도 17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왜 정치를 하게 됐는지, 대선에 출마하면 어떤 나라를 만들겠다는 약속의 말을 본인 입으로 하는 게 정상"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