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분하게 '어린 왕자'의 진면모를 설명해준 '임재희 큐레이터'
차분하게 '어린 왕자'의 진면모를 설명해준 '임재희 큐레이터'
  • 이지선 기자
  • 승인 2021.08.26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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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본 작품을 보고 사진을 찍고 끝나는 게 아닌 공감하는 능력 돕고 싶어"
"나만의 장미, 어린 왕자를 만나며 성숙해 나갈 수 있는 힘 얻을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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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린 왕자 인사이드 전시회의 도슨트로 활약하고 계신 임재희 큐레이터. (사진=어린 왕자 인사이드)

(내외방송=이지선 기자) 어린 왕자 동화에 푹 잠기게 되는 전시회 '어린 왕자 인사이드'는 지난 6월 17일부터 열려 뜨거운 여름을 시원하게 날려줬고, 남은 여름의 끝자락, 가을까지도 강타할 전망이다. 

이번 전시회의 특이점은 바로 직접 설명해주는 퍼포먼스 도슨트가 친절하고 자세하게 전시회 설명을 해준다는 것이다. 

훨씬 더 알기 쉽고 이해를 도우며 모르는 것이 있으면 질문할 수도 있어 퍼포먼스 도슨트의 존재는 든든하고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내외방송은 지난 24일 서울 인사동 마루아트센터 '어린 왕자 인사이드'에서 현재 도슨트로 활동 중인 임재희 큐레이터와 만났다. 

임 큐레이터는 인터뷰에서 "우리나라에 많은 분들이 미술전시 등에 관심을 갖고 계신데 단순 진품을 그냥 보고 사진 찍어서 간직하고 끝나는 것이 아닌 감성적인 아이큐를 높일 수 있도록 돕고 있다. 공감하는 능력을 키우기 위한 도움을 주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 큐레이터는 "어린 왕자는 다들 아시겠지만, 인사이드 전이라고 해서 어린 왕자 안에 있는 여러 캐릭터들 안에서 일어나는 상황, 그 캐릭터들과 함께 어린 왕자가 어른으로 성장해 가는 과정을 통해 공감할 수 있는 것들을 찾아내고 그런 것들을 우리 인간관계에서 적용할 수 있도록, 치유되는, 힐링되는 그런 전시회를 만들고자 해서 이런 전시회를 기획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린 왕자에 '길들여진다'는 표현이 있는데 보통 이 말은 사람이 동물을 길들일 때 하는 말들인데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도 가능하다고 생각한다"면서 "만약 친구가 있다, 이성 친구가 있다고 가정할 때 매일 아침 9시마다 전화를 하게 되면 매일 9시마다 전화를 기다리게 된다. 그 전화가 안 온다고 가정을 했을 때 어떨까. 허전하고 굉장히 쓸쓸하다. 사람에게 길들여지는 게 그런 것이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임 큐레이터는 "제가 미국에서 고등학교 사회를 가르치는 선생이었는데 의사소통이나 커뮤니케이션 문제가 처음엔 많이 생겼는데 서로 틀리게 생겼고 언어는 틀리지만 서로 생각의 차이와 문화의 차이와 타인에 대한 배려 등에서 그 사람의 사고나 의도를 파악했을 때 공감 능력이 생기게 된다"고 전했다. 

또 "외국에서 적응을 하기 전인 어렸을 적에는 여우와 어린 왕자 사이에 일어나는 일들이 어떠한 일들인지 이해를 못했다. 그림 위주로 흥미 위주로 책을 보기 때문이다. 그러나 성인이 됐을 땐 모두가 각자 살아온 방식이 틀리지만 살다 보면 어느 정도 자신의 모습을 장미나 어린 왕자 안에서 찾을 수 있을 거라 생각 된다"고 말해 깊숙히 있는 내면에 마음을 두드렸다.

임 큐레이터는 "B612 행성에서 매일 매일 나쁜 씨앗을 걸러내다 좋은 씨앗인 장미를 발견하게 된다"면서 "이 화초는 '물 좀 줘', '바람도 불어줘' 요구하게 되는데 그것은 어린 왕자가 장미 자신에게 거리낌 없이 '나는 네게 특별한 존재야'를 부각시키는 것이었는데 어린 왕자는 귀찮다고 생각해서 장미를 이해하지 못하고 행성을 떠나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러나 여섯 개의 별을 지나면서 어른들의 천태만상을 경험하게 됐고 여러 친구들을 만나지만 여우와의 관계처럼 친구가 되지는 못한다. 그러나 여우를 통해 관계에서의 책임감을 깨닫게 되고, 뱀 등을 통해 어른으로서 살아가는 방법 등을 배우게 된다. 다시 자신이 살던 행성으로 돌아가고 싶어 한다"고 말했다. 

임 큐레이터는 "그러나 돌아갈 수 없는 상황이 된다. 그 때 뱀이 내가 너의 소원을 이뤄줄 수 있는데 내가 너를 한번 물면 된다고 말한다. 내가 물리면 죽는데, 그러나 내가 가고 싶은 곳에 가고, 보고 싶은 존재를 보고 싶은데 과연 그 각오가 돼있을까. 어린 왕자는 생각했을 것이다"고 말했다. 

임 큐레이터는 "어린 왕자는 자신의 별로 돌아가는데 자살로 봐야 하나 등의 말들이 많지만 생명을 내놓을 만큼 좋은 선택을 해서 해피엔딩으로 이끈다"며 "이젠 어른 왕자가 됐고, 장미도 혼자 많은 생각을 했을 것이다. '너무 무례하게 힘들게 하지 않았을까' 두 캐릭터는 좀 더 성숙한 모습으로 조우하지 않았을까 싶다고 설명했다. 

특별히 이번 전시회에서는 니카라는 작가가 그림을 그려줬고 생텍쥐페리의 삽화가 있다. 

임 큐레이터는 "작은 공간에 장미의 비밀이 있는데 어떤 생각을 하면서 왕자를 기다렸는지 다시 만났을 때 어떤 감정적 교류를 했는지가 나와있다"면서 "장미가 '내가 이런 게 부족했다. 표현력이 부족했다'며 독백을 하는 장면이 있다. 어린이들이 학부모와 많이 보러 오는데 엄마한테 사랑한다고 말해보라고 하면 어린이 모두 '엄마 사랑해' 하면서 눈물 바다가 된다"고 말했다. 

임 큐레이터는 관객에게 이런 메시지를 던졌다.

그는 "이번 전시회는 제가 미국에서 20년 동안 살다가 제작년 돌아왔을 때 우리나라 전시회가 진품 위주로 사진 찍는 데서 끝나는 것에 안타까움을 느꼈었다"며 "감정적으로 교감하고 작가들의 의도를 생각하며 지식적인 감성 아이큐 이런 것들을 발전시키고 그림을 보는 태도나 시각을 바꿨으면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린 왕자를 보면 즐길 수도 있지만 자신만의 장미꽃을 만들 수 있고 자기 자신과 대화를 하면서 어떠한 삶의 여정을 보아왔는지 어떤 식으로 살아가야 할지 한번쯤은 사색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고 전했다. 

도슨트의 존재감을 다시 한 번 확인하며 어린 왕자 전시회의 기획 의도나 관람객들에게 바라는 점, 전시회를 통해 돕고자 하는 의도 등을 도슨트의 차분한 목소리로 알 수 있었다. 

내면의 세계를 떠나며 자신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고 그간 발견하지 못했던 것들을 깨닫고 느끼는 유익한 전시회를 보고 싶다면 '어린 왕자 인사이드'를 강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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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이아닌휴먼 2021-08-28 20:14:15
6살짜리 아이들도 이해할 수 있을까요? 요즘 애들을 어디에 데려가야할지 고민이 많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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