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이슈 ① 김건희를 향하는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
대선 이슈 ① 김건희를 향하는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
  • 김준호 기자
  • 승인 2021.11.21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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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적 부담감으로 철저한 수사는 힘들 듯
도이치모터스 본사 건물
도이치모터스 본사 건물

(내외방송=김준호 기자) 대선 일정이 본격화되면서 여야 유력후보에 대한 정책 및 행보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최근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의 이른바 고윤주 리스크(고발 사주 의혹, 윤우진 비호 의혹, 김건희 주가 조작 의혹) 중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 관련자 5명이 모두 구속되면서 대선판이 출렁이고 있다.

주가 조작 관련자 5명 모두 구속

16일 도이치모터스 권오수 회장이 회사 주가를 조작한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자본시장법) 위반 혐의가 적용돼 검찰에 구속된 데 이어 검찰이 관련자 5명을 모두 구속하는 데 성공한 만큼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의 배우자인 김건희 수사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법원은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다"며 발부 사유를 밝혔다.

검찰은 대부분 범죄 혐의가 소명됐다거나 증거인멸을 이유로 영장이 발부돼 주가조작 의혹에 대해 혐의를 입증한 것으로 전망된다. 검찰은 지난 9월 골드만삭스 출신으로 당시 주식시장에서 '선수'로 거론되며 김건희씨의 계좌를 관리한 것으로 알려진 이정필 씨에 대한 구속영장이 청구된 바 있지만, 법원은 "도주 우려가 없다"며 기각했다. 이후 이 씨는 10월 6일 구속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지 않고 37일간 도주행각을 벌이다 12일 검거됐다.

이에 따라 권 회장과 이 씨의 진술에 따라 김 씨에 대한 수사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김 씨는 권 회장으로부터 이 씨를 소개받아 도이치모터스 주식과 10억원 상당의 증권계좌를 맡긴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 과정에서 이른바 전주 역할을 하면서 2010~2011년 주가 조작 연루 의혹과 2012~2013년 특혜성 증권거래 의혹으로 주식을 헐값에 사서 고가에 되파는 차액을 실현한 것으로 의심을 받고 있다.

최근 몇몇 언론에서는 김 씨가 애초부터 작전을 같이 설계했던 적극적인 공모자로 전주이자 선수였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지만, 김 씨와 장모 최 씨가 어떤 역할을 했는지가 수사의 포인트가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최 씨는 도이치모터스 재무담당 인사였던 염 씨가 최 씨 계좌를 가지고 동일 IP에서 거래가 이뤄졌다고 밝힌 바 있는데, 그 거래 대상이 김 씨였고, 두 사람간 거래를 통해 주식을 사고판 정황이 드러난 것이다.

김 씨는 이번에 구속된 권 회장을 비롯해 선수 중 3명과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권 회장 본인의 주식을 관리했던 두창섬유의 이 전 대표의 명의로 된 주식을 김 씨가 사게 되고, 이 씨가 김 씨의 계좌를 관리하면서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의 설계자와 선수를 밀접히 알고 지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과정에서 과연 김 씨가 아무 것도 모르고 통장을 맡겼다고 하는 것이 과연 상식적으로 설명이 될 수 있을지가 의문으로 떠오르고 있다.

'선수' 만나기 전 보름치만와 4개월치 매집내역 공개된 거래

윤석열 후보는 이 씨에게 계좌를 맡긴 것은 사실이지만, 실력과 실적이 신통치 않아 4천만원 손해를 봤다면서 일임 매매할 수 있는 권한을 회수해 왔다고 주장했다. 이어 신한증권 계좌의 2010년 1월 14일부터 2월 1일까지 보름 정도의 주식 거래내역을 공개했는데, 이 계좌가 주가 조작을 하지 않았다는 반증으로는 보기 힘들고 김 씨와 이 씨가 만난 시점이 2010년 2월 이후였고, 본격적인 주가 조작도 둘의 만남이 이뤼진 후 2010년 9월 이후에 벌어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주가 조작에 참여하지 않았다는 신빙성이 없는 자료일 뿐이고, 보유 주식의 전부인지 일부인지 알 수도 없는 상황에다가 매도 사실을 확인할 수 없다는 점이다. 김 씨가 주가 조작에 참여하지 않았다는 증거는 2009년 5월 장외매도 거래내역과 본격적으로 주가가 부양되기 시작한 2010년 10월 이후 거래내역이 공개돼야 비로소 의혹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판단하고 있다.

권 회장이 김 씨에게 특혜를 준 정황과 이 씨를 소개했다는 점에서 수차례 거래를 통해 고액의 차익을 실현했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공개된 자료로는 이를 확인할 수 없다는 점이다. 이에 앞서 10월 15일 국민의힘 대선 경선 토론회에서 홍준표 의원은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을 거론하면서 윤석열 후보를 압박하자 윤 후보는 "2010년 때 계좌를 공개하겠다"고 약속했지만, 10월 20일 윤 후보는 김 씨의 주식거래내역 중 4개월치(2010년 1월~5월) 매집내역만 발췌, 편집하여 공개했다.

국민의힘 대선 후보인 윤석열 후보와 배우자 김건희 씨 (사진=청와대사진기자단)

우회상장된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정황

도이치모터스의 주가는 2009년 1월 우회상장해 액면가 9000원대를 기록했는데, 그해 12월 1800원대까지 떨어지게 된다. 이때 회사의 상황을 가장 잘 알고 있는 내부자인 권 회장이 전체 작전을 설계하면서 내부 정보를 이용하고 주가 하락을 막기 위해 증권사나 투자자문사 등 외부세력을 '선수'로 동원해 650억원 상당의 도이치모터스 회사의 주식을 호재가 나오기 전에 매집했다가 팔았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후 주가는 8000원대를 회복한 후 2011년 최고점을 기록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전문 주가 조작세력이 공모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경찰 내사보고서에 의하면 권 회장이 이 씨를 만나 주식을 거래할 수 있는 여러 개의 계좌와 주식, 전주 등에 대한 계획을 제안하고, 도이치모터스의 주주들을 소개하면서 이들로부터 주식과 돈, 계좌를 빌릴 수 있도록 주선한 것으로 밝혀졌다.

2009년 5월 20일 이후 김건희 씨는 권 회장 소유의 주식을 관리하던 두창섬유 이 전 대표가 가지고 있던 도이치모터스 주식 124만주 중 24만 8000주(8억원어치)를 장외매도로 사게 되는데, 장외매도는 일반 주식 투자들은 접근할 수 없고 대주주의 허락 없이는 불가능하기 때문에 권 회장이 사실상 묵인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당시 도이치모터스 신주인수권을 발행하면서 권 회장으로부터 김건희 씨가 신주인수권을 1억원 상당을 사게 되고, 이 중 일부를 팔아 5~6000만원의 수익을 벌게 된다.

이외에도 권 회장은 도이치모터스의 자회사인 도이치파이낸셜 설립 초기에 이 회사 주식을 액면가로 김건희 씨에게 주는 등 주가 조작정황이 있는 한편, 10년 동안 김 씨의 전시회에 협찬과 후원 등을 통해 권 회장이 김 씨에게 일방적으로 이득을 주는 형태로 두 사람간의 돈거래가 다분히 많다는 점이다. 경찰 내사보고서에서는 주가 조작에 주선된 사람들 중 1명이 김건희 씨였다고 보고 있는데, 현재 확실하게 확인된 바는 없다.

또 다시 시험대에 선 검찰 수사

검찰은 대선을 앞둔 시점에서 유력 후보의 배우자를 조사하기에는 부담스럽고 신중한 것으로 보인다. 권 회장의 구속영장 청구서나 도이치모터스 본사 압수수색, 관련자 공소장 어디에도 김건희 씨의 이름이 올라가지 않았다는 점에서 소환조사마저 가능하겠느냐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여기에 권 회장이 주가 조작협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으며, 특혜성 정보 제공이나 시세 조정 지시 등의 범죄 사실도 알지 못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한, 여야가 대선후보 부인에 대한 적극적인 방어에 들어갔다는 점도 부담이다. 특히, 국민의힘이 이르면 이달 말에 발족할 것으로 알려진 '국민의힘 배우자포럼(가칭)'에서 김건희 씨가 적극적인 행보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시기를 놓치게 되면 사실상 소환조사조차 불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진보진영에서는 소환조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검찰이 한때 자신들의 수장이었던 윤 후보의 배우자를 소환할 정도로 과감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사건에 대한 공소시효 역시 논란이 되고 있는데, 신장식 변호사는 MBC 뉴스외전에서 "2010년에 단타 매매가 이뤄졌을 경우 자본시장법상 주가 조작, 시세 조종행위에 대한 공소시효가 10년이기 때문에 지났지만, 시세 조정이 하루에 끝나지 않고 장기간 지속되고 이를 통해 획득한 자산을 보유하고 있으면 공소시효는 계속 연장이 되게 된다"며, "따라서 공소시효는 2013년 이후부터 연장이 됐을 것으로 보인다. 일부 언론에서는 2017년까지 보유한 기록이 있다. 그래서 법원이 5명에 대해서 모두 영장을 발부하지 않았겠느냐"고 밝혔다.

앞으로 지켜봐야 할 포인트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과 관련돼 검찰의 수사는 앞으로 김건희 씨 가담 여부에 맞춰질 것으로 예상된다. 윤 후보가 공개한 김 씨의 거래내역은 오히려 의혹을 증폭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대선 후보 부인의 주가 조작이라는 범죄 의혹에 대해 윤 후보가 보인 태도도 문제가 되고 있다. KBS 홍사훈 기자는 한 방송에서 "김건희씨 입장에서 가장 확실한 방법은, 이 억울함을 푸는 방법은 자신이 갖고 있었던 도이치모터스 주식 24만 8000주, 그 어마어마한 양의 주식이 어떻게 잔고 변동이 됐었는지 그것만 공개하면 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김 씨와 도이치모터스와의 수상한 거래 역시 수사 대상이 되고 있다. 앞서 지적했듯이 김 씨는 도이치모터스 신주인수권 51만여주으로 막대한 이익을 본 데 이어 도이치파이낸셜의 주식 2억원어치를 액면가로 사들이는 횡재를 얻었으며, 자신이 운영하는 회사의 협찬금을 받는 등 특혜를 받아 왔다는 점이다. 이러한 의혹으로 인해 2010년 4월 열린민주당 최강욱 대표가 고발했지만, 윤 후보의 검찰총장 사퇴 이후에서야 검찰 수사가 이뤄졌다는 점은 비난을 피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윤호중 원내대표는 11월 17일 선대본 회의에서 "김 씨가 주가조작 가담이 사실로 드러난다면 야당 대선후보 부인이 선량한 개미들을 잡아먹는 악랄한 개미핥기였다는 게 드러날 것이다. 이를 덮기 위해 윤 후보가 자신의 지위를 활용했다면 이는 명백한 직권남용이다. 이 경우 야당 후보 교체라는 초유의 사태까지 이를 수 있는 중대사안"이라며, 김건희-윤석열 공동책임론을 제기했다.

하지만 윤 후보 쪽은 어떤 경우에도 김 씨 의혹을 인정하지 않고 '야당 대선 후보에 대한 여권의 정치공작'으로 몰고가겠다는 대응 전략을 확고하게 세운 것이라며, 이런 식으로 끄집어내 열심히 편파수사하는 게 비상식적이라는 입장이다. 당장은 김 씨 의혹이 '강성 반문' 지지층을 중도층을 설득할 수 있는 전략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의혹이 수사로 확인될 경우 대선에 미칠 파장은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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