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후성심근증 환자, '좌심방변형률' 낮으면 심부전 위험↑
비후성심근증 환자, '좌심방변형률' 낮으면 심부전 위험↑
  • 정지원 기자
  • 승인 2022.04.27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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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심방변형률 낮으면 심장 기능↓, 심부전 발생 ↑
비후성심근증, 심장 근육 두꺼워져 운동선수 급사 일으켜
비후성심근증 있어도 좌심방변형률 정상이면 입원·사망 無
비후성심근증 모식도.(사진=서울대병원)
비후성심근증 모식도.(사진=서울대병원)

(내외방송=정지원 기자) 좌심방변형률이 낮을수록 심장 기능이 떨어지고, 심부전 발생 가능성은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김형관, 이현정 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교수팀은 27일 지난 2007~2009년 사이 비후성심근증 진단을 받은 414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좌심방변형률과 심장 기능을 측정한 후 심부전 발생 여부에 대해 관찰한 결과를 발표했다.

그 결과 환자들의 평균 좌심방변형률은 23%로 정상인 평균인 35%에 비해 낮았다.

좌심방변형률이 낮은 환자일수록 좌심실의 이완 기능이 떨어질 뿐 아니라 심장벽의 두께가 두꺼워지고, 심장이 딱딱해지는 섬유화가 진행된 범위도 넓었다.

좌심방의 이완 기능 등이 떨어지면 심장이 혈액을 받아들이거나 내보내는 기능이 감소해 신체 조직에 필요한 혈액을 제대로 공급받지 못하는 '심부전'에 걸리기 쉽다는 것이다.

이에 연구진은 심장의 좌심실 벽이 두꺼워지는 비후성심근증 환자의 심부전 위험을 간편하게 예측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았다.

비후성심근증은 심장 근육이 유전적으로 두꺼워져 운동선수의 급사를 일으키기로 유명하다.

이 질환은 전 세계인구 200명 당 1명꼴로 흔하게 발견되지만, 국내에서는 희귀질환이다.

최근 국내에서도 젊었을 때 무증상이다가 나이가 들어 진단받는 비율이 늘어나고 있다.

이 질환이 있으면 심장벽이 두껍고 뻣뻣해지며 잘 늘어나지 못해 좌심실의 이완 기능이 떨어져 심부전이 발생하기 쉽다.

비후성심근증 환자가 심부전 위험을 예측하려면 좌심실 이완 기능을 측정해야 했다.

하지만, 이 기능을 평가하는 비침습적인(인체에 고통을 주지 않는) 방법이 정립되지 않아 침습적인 심도자술(국부 마취 후 혈관을 통해 관을 넣어 시행하는 검사)을 이용할 수밖에 없어 환자들의 부담이 컸다.

때문에 연구팀은 심장초음파 검사로 측정 가능한 좌심방변형률에 주목한 것이다.

이 수치가 낮을수록 좌심실 이완 기능이 저하된다는 결과가 다른 심장질환 연구에서 밝혀진 바 있기 때문이다.

심부전 관련 생존율과 환자 사례 사진.(사진=서울대병원)
심부전 관련 생존율과 환자 사례 사진.(사진=서울대병원)

연구팀은 좌심방변형률에 따른 심부전 발생 여부를 파악하기 위해 실시한 추적 관찰에서는 비후성심근증 환자를 심장 이완 기능 장애 정도에 따라 나눴다.

▲정상(35%) 이상 ▲1등급(24~35%) ▲2등급(19~24%) ▲3등급(19% 미만)으로 분류한 뒤 10년 무사고 생존율을 비교해 분석했다.

그 결과 정상 그룹의 심부전 관련 10년 무사고 생존율은 100%였다.

비후성심근증이 있더라도 좌심방변형률이 정상범위인 환자들은 10년간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과 사망이 전혀 발생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반면 이완 기능에 장애가 있는 그룹은 10년 무사고 생존률이 3등급 67.5%로 낮아졌다.

좌심방변형률이 낮아질수록 심부전 발생 비율도 증가한 것이다.

김형관(왼쪽), 이현정(오른쪽) 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교수.(사진=서울대병원)
김형관(왼쪽), 이현정(오른쪽) 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교수.(사진=서울대병원)

김형관 교수는 "이번 연구로 좌심방변형률을 통해 비후성 심근증 환자의 심장 이완 기능을 비침습적으로 평가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며 "이 지표를 활용한다면 침습적인 심도자술 등 추가 검사를 받지 않아도 비교적 쉽게 심부전 예측이 가능해 환자들의 부담을 크게 줄일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 연구는 미국심장협회 학술지 '심혈관영상저널(Circulation Cardiovascular Imaging, IF 7.792)' 4월호에 '주목받을 이달의 논문'으로 게재됐으며 미국의사들의 필수교육평점 획득을 위한 연구로도 선정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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