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이 다원화돼야 실제 정치도 다원화의 전망 가질 수 있어"
"말이 다원화돼야 실제 정치도 다원화의 전망 가질 수 있어"
  • 김승섭 기자
  • 승인 2022.05.02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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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미래연구원 '국가'와 '국민'을 줄여 써야할 국회 보고서 발간
국회미래연구원이 2일 발간한 보고서. (사진=미래연구원)
국회미래연구원이 2일 발간한 보고서. (사진=미래연구원)

(내외방송=김승섭 기자) 국회 싱크탱크인 국회미래연구원(이하 연구원)은 2일 "말이 다원화돼야 실제 정치도 다원화의 전망을 가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연구원은 이날 낸 '국가'와 '국민'을 줄여 써야할 국회라는 보고서에서 "(보고서는)'국가'와 '국민'이라는 표현이 과용돼 온 우리 국회의 정치 언어 사용 관행을 비판적으로 분석한다"며 이 같이 밝혔다. 

연구원은 "우리 국회도 예나 지금이나 대통령제의 모델 국가인 미국 민주주의를 이야기할 때는 '미국 시민'이라 칭하고, '닉슨 행정부, 공화당 정부', '카터 행정부, 민주당 정부'로 표현한다"며 "하지만 우리 정치나 우리 민주주의를 말할 때면 '국민'이라는 표현 일색이 되고, '문재인 행정부'가 아니라 '문재인 정부'로 표기하고 '정당의 정부'라는 문법은 사용되지 않는다. 일종의 이중적 태도가 관행으로 자리잡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민주 국가'라는 표현이 나을까 '민주 정부'라는 표현이 나을까?. '민주당 국가'가 맞을까 '민주당 정부'가 맞을까?. '책임 국가'와 '책임 정부', '대의 국가'와 '대의 정부' 가운데 어떤 표현이 옳을까?. '민주 시민' 대신 '민주 국민'이라고 하면 어떨까?. '시민교육' 대신 '국민교육'이라 하고, '세계시민' 대신 '세계국민'이라고 해도 될까?. '시민단체' 대신 '국민단체', '시민운동' 대신 '국민운동'이라고 하면 어떤 느낌일까?.

연구원은 "분명 민주주의와 잘 호응하는 표현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가와 정부, 국민과 시민 사이의 표현은 잘 구분해 사용하지 않는다"며 "국가나 국민을 앞세우는 것이 과거 민주화 이전의 관행으로 여기기 쉽지만, 사실과 다르다. 과거에는 우리 국회에서도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의장', '동료 의원 여러분', '의원 동지 여러분'을 썼어도 '국민 여러분'은 사용된 적은 거의 없었다"고 말했다.

연구원은 "대통령의 국회 시정연설에서도 '국민 여러분'을 잘 사용하지 않았다"면서 "초기 국회에서는 국민만이 아니라 인민이나 시민도 사용됐고, '자유당 정부', '민주당 정부, '공화당 정부'라는 표현도 살아 있었다. 오히려 우리 국회의 정치 용어 사용법은 최근으로 오면서 더욱 국가나 국민 일색이 되고 있다. 올해 국회 본회에서는 '시민사회', '공동체' 같은 용어를 사용한 의원은 한 명도 없었다"고 집계했다.

연구원은 보고서에 "의원이나 대통령이 시민을 국민이라 호명하는 것은 자신들이 곧 국가이거나 통치자이고 시민은 보호를 받아야 하는 피통치자로 여기는 것과 다르지 않은 일이다"며 "가능한 국가 대신 정부를 사용해도 문제가 없는 경우에는 정부라는 표현을 의식적으로 늘려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적었다.  

연구원을 보고서에서 "2017년 대선 당시 문재인 후보는 '정당 책임 정치론'을 공약하며 '문재인 정부 대신 더불어민주당 정부'라고 불리는 정치를 하겠다고 약속했고, 최근 윤석열 차기 대통령도 '윤석열의 행정부만이 아니라 국민의힘이라는 여당의 정부'를 말한 바 있다. 그에 맞게 21대 하반기 국회에서부터는 '윤석열 행정부'와 '국민의힘 정부'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것이 책임 정치의 원리를 진작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물론 문제의 핵심은 '국민'과 '국가' 일색의 정치 언어를 개선하는 데 있지, '국가'나 '국민'이라는 표현을 없애자는 데 있지는 않다. 자연스럽게 정부나 사회, 공동체, 시민사회, 사회구성원, 시민 등 다원적 가치를 담은 정치 언어가 늘어나고, 서로 공존하면서 우리 사회의 여러 목소리가 의회정치를 통해 표출될 수 있는 언어 환경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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