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동안 '곳간' 털린 우리은행…직원이 614억 횡령
10년 동안 '곳간' 털린 우리은행…직원이 614억 횡령
  • 권희진 기자
  • 승인 2022.05.11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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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에 줄 돈…문서 위조하며 '범죄' 행각
500억 써버렸다는 피의자…그 많은 돈 어디에?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의 징계도 '거론'
우리은행 직원이 회삿돈 614억원을 횡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사진=연합뉴스)
우리은행 직원이 회삿돈 614억원을 횡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사진=연합뉴스)

(내외방송=권희진 기자) 제1금융권 은행 직원이 거액을 횡령한 사건이 발생한 것을 두고, 우리은행의 내부 통제가 미흡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는 지난 3일 우리은행 차장급 직원 전 모씨가 10여년 동안 614억원을 횡령한 사건을 다뤘다. 

피의자 전 모씨는 지난 2012년부터 2018년까지 총 3차례에 걸쳐 범죄 행각을 벌였다. 우리은행이 뒤늦게 이를 인지했으며, 결국 지난달 27일 오후 피의자 전씨가 남대문 경찰서에 자수하면서 사건의 전모가 세상에 공개됐다. 

특히 이번 사건에서 피의자가 614억원을 횡령하는 동안 우리은행이 이 사실을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는 점이 논란이 되고 있다.

횡령자금은 이란에 지급해야 하는 돈이었다. 

방송에 따르면 지난 2010년 한국자산관리공사(이하 캠코)가 지분 57.4%를 가지고 있던 대우일렉트로닉스 이 회사 매각이 진행됐다. 

당시 우리은행이 이 매각을 주관했으며, 이후 여러 차례 대우일렉트로닉스의 주인이 바꼈다. 

그때 '엔텍합'이라는 이란의 가전업체가 우리은행에 578억원의 계약금을 내고, 대우 일렉트로닉스를 인수하려고 했다. 하지만 계약이 파기되면서 결국 회사 매각이 불발됐다. 

이 계약금 상환 여부를 두고 이견을 생기는 바람에, 우리은행은 별도 계좌에 돈을 보관했다. 

이후 지난 2015년 이란의 '다야니' 가문이 우리나라 정부를 상대로 '투자-국가 분쟁'해결절차를 진행, 결국 지난 2019년 이란이 승소했다. 

그 사이 우리은행이 보관중이던 계약금 578억원에 지연 이자가 붙어 총 730억원이 됐다. 

그런데 여기서 일이 또 꼬였다. 

미국이 이란에 대해 제재를 가하는 바람에 송금을 할 수 없게 된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2018년에 이란이 핵합의에서 탈퇴하자 독자적인 대(對)이란 제재에 나서면서 이란 관련 금융 업무가 동결됐다. 

우리은행의 입장에선 돈을 돌려주려 해도, 방법이 없었다. 

그러다가 올초 미국 재무부가 '다야니' 가문에 배상금을 송금할 수 있도록 '특별 허가서'를 내주면서 문제의 돈을 마침내 송금할 수 있게 됐다. 무려 10년만이었다.  

그 결과 전씨의 횡령이 발각됐다. 

우리은행이 이란에 송금해야 할 계좌를 점검하던 중, 횡령사실을 알게 된 것이다. 

피의자 전씨는 10년 넘게 이 업무에 관여했으며, 2012년, 2015년, 2018년 세 번에 걸쳐서 총 614억원을 빼돌렸다. 

지난 2018년 마지막으로 돈을 빼돌릴 때는 문서를 위조하면서 팀장을 속이는 대범함까지 보였다. 

방송에 따르면, 당시 대우일렉트로닉스 대주주가 '캠코'였는데, 우리은행이 이 계약금 관리업무를 캠코에 넘기는 것처럼 문서를 위조한 것이다. 

여기서 우리은행에 대한 비판이 흘러 나왔다.

국내 4대 은행 중 하나인 우리은행의 내부 통제가 허술하다는 지적이다. 

직접 고객의 돈을 다루는 은행이 이런 큰 규모의 횡령을 10년 동안 몰랐다는 것도 문제지만, 내부에 조력자가 있지 않고서야 이러한 범행을 할 수 없다는 의혹도 나왔다. 

피의자 전씨는 횡령 금액 중 500억원을 자신이 썼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 중 100억원은 동생에게 줬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돈의 일부가 해외로 빠져나갔는지, 은닉했는지에 대한 결정적 단서는 아직 발견되지 않고 있다. 

다만, 이 돈의 일부가 호주로 빠져나간 정황이 발견됐다. 실제, 피의자의 아내와 딸은 현재 호주에 살고 있다. 

우리은행에서는 횡령액을 다 찾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으나, 전액 환수는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일각에서는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의 징계도 거론되고 있다.

내부 통제가 미흡했다는 책임에서다. 횡령이 벌어진 당시 은행장은 손 회장뿐인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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