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드러운 소재와 결합해 피부에도 붙일 수 있어...전자 피부
디스플레이 등을 원하는 대로 늘리거나 줄이기 가능
(내외방송=정지원 기자) 신축성이 강한 소재로 전자장치를 만들 수 있는 기술이 개발돼 앞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KAIST는 7일 '내외방송'에 자료를 보내 "스티브 박 신소재공학과 교수와 김택수 기계공학과 교수 공동 연구팀이 기하학적으로 설계된 대관람차 모양의 단단한 아일랜드 어레이(배열)를 기반으로 신축성 기판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아일랜드는 부드러운 폴리머(화합물) 내부에 존재하는 칩 등을 보호하기 위한 것으로 단단하고 평평한 얇은 판을 말한다.
아일랜드 구조의 효과적인 응력(물체를 이루는 힘) 분산을 통해 칩 주변의 폴리머가 대신 늘어나면서 신축성을 띠는 전자장치를 구현할 수 있다.
연구팀은 신축성 있는 전자장치의 아일랜드 디자인을 기하학적으로 만들어 아일랜드와 그 주변 폴리머 기판과 기계적 결합을 강하게 하는 설계를 했다.
대관람차 모양으로 디자인된 단단한 아일랜드는 기존의 원이나 사각형 모양과 달리 다양한 방향의 변형에도 견딜 수 있으며 화학적 결합 없이도 모든 폴리머 재료에 응용 및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단단한 아일랜드 어레이 구조는 늘어나는 폴리머 소재와 결합해 신축성 있는 전자장치 구현할 수 있다.
전자장치가 모든 방향으로 쉽게 늘어나고 줄어들 수 있으면 태블릿PC나 스마트폰을 사용자가 원하는 대로 화면을 늘려 비디오 시청을 쉽게 하거나 크기를 줄여 휴대성을 높일 수 있다.
이렇게 편리한 기능을 가진 스트레쳐블 일렉트로닉스는 전도유망한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전자장치가 변형됐을 때 단단한 아일랜드와 부드러운 폴리머 사이에는 결함이 발생하기 쉬워 전극의 안정성이 취약해진다.
연구팀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계적 결합력을 증가시키고 다양한 변형이 가능하도록 수직 방향으로 변형 저항성을 증가시킨 대관람차 모양의 아일랜드 디자인을 개발했다.
이 디자인은 ▲반복적인 잡아늘리기 ▲비틀면서 늘리기 ▲강하게 찌르기 ▲구기고 밟기 등 실제 상황에서 일어날 수 있는 모든 외부 자극과 유사한 상황에서 약 1000회 동안 안정성을 보였다.
아일랜드와 폴리머 사이에서 찢어지는 것을 제어해 탄성 계수가 다른 다양한 폴리머들에도 적용 가능하다는 것을 확인한 것이다.
더 나아가 연구팀은 아일랜드 위에 LED 칩과 동전형 전지를 부착해 신축성 있는 디스플레이와 배터리 팩을 구현했다.
또, 자체 제작한 촉각 센서를 활용해 사용자의 건강정보를 수집할 수 있는 전자 피부를 만들었다.
전자 피부는 사용자의 맥박과 관절의 움직임을 모니터링하는 차세대 헬스케어 기기로 이용될 수 있다.
기하학적으로 설계된 대관람차 아일랜드 전자장치는 신축성이 필요한 전자장치 분야에 적용돼 가까운 미래에 상용화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스티브 박 교수는 "향후 신축성 전자장치의 상용화를 위해서는 혹독한 조건에서도 높은 내구성을 확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연구팀이 개발한 기술은 다양한 변형 모드에서 높은 내구성을 가지는 신축성 전자장치를 제작하는 데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의 '방광 부착형 센서와 신경 자극 및 활동전위 감지 소재 및 소자 개발' 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양준창 KAIST 신소재공학과 박사와 이승규 박사과정이 공동 제1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에 지난달 표지논문으로 출판됐다(논문명: Geometrically engineered rigid island array for stretchable electronics capable of withstanding various deformation mod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