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토리에 생명 불어넣는 마법사..."무한한 도토리의 세계"
도토리에 생명 불어넣는 마법사..."무한한 도토리의 세계"
  • 정지원 기자
  • 승인 2023.01.21 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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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토리에 눈과 입 그려보면서 공예 시작
나뭇가지와 나뭇잎으로 꾸미는 도토리 인형 컬렉션
얼굴 표정과 동작 표현 가장 중요해
도토리로 인형을 만드는 한상관 작가.2023.01.10.(사진=박용환 기자)
도토리로 인형을 만드는 한상관 작가.2023.01.10.(사진=박용환 기자)

도토리에 생명을 불어넣는 '마법사'가 있다!

이 마법사의 손끝으로 만들어내는 도토리 인형들은 각기 다른 표정과 이야기를 담고 있다.

지난 10일 '내외방송'은 도토리 인형계의 대통령이라고 할 수 있는 한상관 작가와 함께 다양한 이야기를 나눠봤다.

서울 중랑구의 한 사무실.

인테리어 사무실 한편에는 도토리 인형 세상이 존재한다.

도토리 세상 사람들은 저마다의 매력을 뽐내며 아주 평화롭게 살아가고 있다.

한상관 작가는 "시간 날 때마다 도토리 공예를 하고 있다"고 자신 있게 소개해줬다.

취미로 시작한 공예는 어느덧 예술이 돼 있었다.

그렇다면, 다른 사업을 하고 있는 와중에도 도토리 공예를 시작한 계기는 무엇일까?

한 작가는 "5년 전 산에서 우연히 도토리를 발견했는데, 너무 예뻤다"며 "마치 웃으면서 자신을 위로해주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이후 도토리에 눈과 입을 그려봤더니 자식이나 친구처럼 포근함이 느껴졌다고 한다.

이때부터 도토리 이야기의 서사가 시작됐다.

한상관 작가의 작품.2023.01.10.(사진=박용환 기자)
한상관 작가의 작품.2023.01.10.(사진=박용환 기자)

도토리로 인형을 만드는 방법이 궁금해졌다.

한 작가는 "먼저 도토리를 구할 때는 속이 빈 것이나 깨진 것을 주로 구입하고, 옷은 나뭇잎이나 누에 껍데기를 활용한다"고 알려줬다.

속이 빈 도토리를 구해야 나중에 벌레나 가루가 생기지 않는다.

인형의 팔과 다리는 나뭇가지로, 머리는 나무 뿌리를 덧붙여서 모양을 낸다.

순수하게 자연에서 오는 재료에 한 작가의 혼이 더해져 멋진 작품이 탄생하는 것이다.

한 작가는 도토리 인형을 만들 때 '얼굴'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는 "인형 얼굴을 봤을 때 웃는지, 우는지, 찡그리는지 표정을 알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얼굴 만드는 것이 제일 어렵다"고 설명해줬다.

또, '동물' 만드는 것도 만만치 않다고 한다.

한 작가는 "동물이 동그란 것만 있는 것이 아니어서 도토리를 잘라서 이어 붙이고, 팔다리는 나뭇가지를 잘라서 관절을 표현해야 하기 때문에 힘들다"고 말해줬다.

어렵지만, 이렇게 해야 제대로 된 모습이 나온다는 한 작가다.

한상관 작가의 작품.2023.01.10.(사진=박용환 기자)
한상관 작가의 작품.2023.01.10.(사진=박용환 기자)

도토리 인형들에게는 이야기가 숨어 있다.

한 작가는 주로 '과거-현재-미래'로 나눠서 작품을 표현한다.

과거의 경우 어린시절 추억거리나 조선시대의 그림을 3D로 묘사하고, 현재는 뉴스 등에서 보고 들은 것을 도토리 인형판 만평으로 표현한다.

미래는 마음 속에서 상상을 했던 것을 마음껏 나타낸다.

작품을 완성했을 때의 기분을 어찌 말로 다 표현할 수 있으랴.

한 작가도 "작품을 완성했을 때의 쾌감은 정말 좋아요!"라며 표정과 함께 말해줬다.

도토리 인형을 만들면서 변화도 생겼다.

그는 "집에 들어가면 짜증내는 경우가 많았는데, 지금은 그냥 즐겁다"고 이야기해줬다.

"집에 가서 웃게 되고, 사람들이 작품이 예쁘다고 해줬을 때 마음이 평화로워지는 것이 바로 인생"이라고 말해주는 한 작가다.

한상관 작가의 작품.2023.01.10.(사진=박용환 기자)
한상관 작가의 작품.2023.01.10.(사진=박용환 기자)

도토리 말에게는 '출생의 비밀'이 있다.

사실, 한 작가는 처음에 강아지를 만들려고 했기 때문이다.

점점 만들다 보니 어려워서 포기할까 했지만, 지금은 어디에다 내놓아도 손색 없을 정도로 활기찬 말이 됐다.

카우보이를 태우고 바람을 가르며 다그닥다그닥 달리는 말.

살짝 벌린 입에서 튀어나온 앞니는 귀여움을 더한다.

그렇다면 한 작가는 앞으로 어떤 작품들을 더 만들고 싶어할까?

그는 "거북선 안에서 노를 젓는 사람, 포를 쏘는 사람, 지휘를 하는 사람들을 인형으로 만들어보고 싶다"고 말해줬다.

뿐만 아니라 "수백명의 군사들이 동원됐던 안시성 전투의 한 장면도 표현해보고 싶다"고 이야기해줬다.

도토리 세상 바다를 힘차게 내젓는 거북선이 만들어지면 꼭 보여달라고 귀띔했다.

한상관 작가의 작품.2023.01.10.(사진=박용환 기자)
한상관 작가의 작품.2023.01.10.(사진=박용환 기자)

가장 애정하는 작품이 무엇인지 묻는 질문을 빼놓을 수 없다.

한 작가는 손을 다친 6개월 동안 한 작품에 몰두했다고 한다.

작품명은 '천하총도'.

조선시대 세계 지도를 직접 그려서 퍼즐처럼 맞춘 후, 도토리 인형을 만들어 배치했다.

한 작가는 "조선시대 일어났던 전쟁을 삼국지처럼 표현한 장기판"이라고 설명해줬다.

장기말에 올라간 도토리 인형들은 제각각 다른 무기들을 들고 있고, 표정과 옷, 머리 스타일도 다 다르다.

나무를 깎고, 잎을 다듬어서 세부적인 모습까지 완벽하게 묘사했다.

끝으로 한 작가는 "새해에는 즐거운 취미 생활을 만들어서 즐거운 한 해를 보내길 바란다"고 말하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그는 "도토리의 세계는 무한하다"고 전한다.

오늘도 한상관 작가는 도토리를 쪼개고, 붙이고, 색을 칠하면서 지금보다 더 귀엽고, 매력적인 도토리 인형들을 만들고 있을 것이다.

* 한상관 작가의 인터뷰는 추후 업로드되는 영상에서도 시청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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