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응용 분야 핵심 기술 될 것
(서울=내외방송) 최근 일본이 후쿠시마 원전 방류를 결정하면서 방사선에 대한 민감도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방사선과 방사능에 노출됐을 경우, 영향이 바로 나타나지 않더라도 신체적으로 심각한 후유증을 겪을 수 있다.
인간뿐만 아니라 기계도 방사선에 노출되면 오작동한다.
지상에서 잘 동작하던 반도체 메모리가 하늘에서는 잘 동작하지 않는데, 이는 높은 고도에 존재하는 방사선 때문이다.
KAIST(한국과학기술원)는 2월 28일 "윤준보 전기 및 전자공학부 교수 연구팀이 강민호 나노종합기술원 박사와의 협업을 통해, 우주 부품처럼 내방사선(방사선을 견딤) 특성을 띠면서도 일반적인 비휘발성 플래시 메모리보다 3만배 이상 프로그래밍 에너지가 낮은 '나노 전자 기계식 비휘발성 메모리 소자'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방사선에 취약한 반도체 메모리 소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나노 전자 기계 기술(이하 NEMS)'을 활용했다.
이 기술로 고에너지 방사선에서도 강하고, 필요한 프로그래밍 에너지량도 적을 뿐만 아니라, 전원이 공급되지 않아도 저장된 정보를 유지할 수 있는 비휘발성 메모리 소자가 세계 최초로 만들어진 것이다.
반도체 메모리를 사용하는 대신, 나노 크기의 매우 작은 기계구조에 전기신호를 가해 나노 기계 구조체가 실제로 움직여서 하부 전극에 붙고 떨어지는 방식에 주목했다.
또, 매우 적은 프로그래밍 에너지량을 달성하기 위해서 '파이프-클립 스프링 구조'와 '외팔보 구조(한쪽 끝이 고정되고 다른 끝은 받쳐지지 않음)'로 구성된 상부 전극을 도입했다.
파이프-클립 모양의 나노 기계 구조에 전류를 가해 열을 내는 방식으로 짜여진 구조체가 초기 상태로 복구할 수 있도록 반복적으로 프로그램을 동작해도 낮은 프로그래밍 에너지량을 유지할 수 있도록 했다.
연구팀은 8인치 웨이퍼(반도체 제작 소재)와 비슷한 기판에 소자를 제작했다.
이를 통해 나노 전자 기계식 비휘발성 메모리의 프로그래밍 에너지량이 다른 메모리와 비교했을 때 매우 적은 양이 필요했다.
이 연구에 제1 저자로 참여한 이용복 박사과정은 "이 기술은 우주 환경에서 인공지능과 초안정성 자율주행 시스템 등 내방사선과 높은 에너지 효율성이 필요한 다양한 미래 응용 분야에서 핵심 기술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등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국제학술지인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지난달호로 출판됐다(논문명: Sub-10 fJ/bit radiation-hard nanoelectromechanical non-volatile mem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