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소계 지연 형광을 분자 동역학 관점에서 규명
외부 양자효율 35% 이상...세계 최고 수준
(서울=내외방송) OLED(자체발광형 유기물질) 소자 중 가장 색을 내기 어려운 진청색을 국내 연구팀이 세계 최고 수준의 효율성으로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
KAIST(한국과학기술원)는 3일 "유승협 전기및전자공학부 교수 연구팀은 김윤희 경상국립대학교 화학과 교수 연구팀과 협력을 통해 세계 최고 수준의 높은 효율성을 갖는 진청색 유기발광다이오드(이하 OLED) 소자를 구현했다"고 밝혔다.
OLED는 화질이 선명하고, 두께가 얇아 폴더블(접을 수 있는)·롤러블(말 수 있는) 디스플레이 제작 등 첨단디스플레이 기술에 활용되고 있다.
빛의 3원색인 적색과 녹색, 청색으로 이뤄진 OLED는 광원(빛을 내는 장치)의 충분한 효율과 수명을 확보하면서도 높은 색 순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 중에서도 특히 '청색'은 이 세 가지 요건을 동시에 확보하는 것이 가장 어려웠다.
연구팀은 차세대 발광체(스스로 빛을 내는 물체)인 '붕소계 지연 형광(수명이 긴 발광체)' 재료를 주목해 진청색을 구현했다.
이 재료는 뛰어난 색 순도를 나타낼 수 있지만, 평평한 분자구조로 분자 간 강한 상호작용이 생겨 낮은 농도에서만 진청색이 유지된다는 문제점이 있었다.
이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연구팀은 합성 과정을 단순화하면서도 낮은 수율(최대 생산량)을 개선했고, 분자 동역학(원자나 분자의 움직임을 컴퓨터로 나타냄) 관점에서 분자 간 상호작용을 억제할 수 있는 분자구조를 규명했다.
이 원리로 분자를 설계함으로써 색 순도와 효율이 저하되는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었다.
이렇게 설계된 고효율 유기 발광 소재를 접목했더니 외부 양자효율(공급된 에너지가 발광 에너지로 전환되는 비율)이 35%를 넘는 진청색 OLED가 만들어졌다.
해당 파장에서 진청색 OLED 단위 소자 효율이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뜻이다.
유 교수는 "고효율 진청색 OLED 기술 확보는 OLED 디스플레이를 완성하는 데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김형석, 천형진 박사와 이동균 박사과정이 공동 제1저자로 참여한 이 연구는 산업통상자원부 등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국제학술지인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에 최근 온라인 게재됐다(논문명: Toward highly efficient deep-blue OLEDs: Tailoring the multiresonance-induced TADF molecules for suppressed excimer formation and near-unity horizontal dipole rati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