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역세포 믿었다가 오히려 '원형탈모' 온다
면역세포 믿었다가 오히려 '원형탈모' 온다
  • 정지원 기자
  • 승인 2023.07.04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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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기억 T 세포, 사이토카인 만나 활성화돼 독성 뗘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음.(사진=pixabay)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음.(사진=pixabay)

(서울=내외방송) 다양한 바이러스와 암세포를 제거하는 것으로 알려진 면역세포가 오히려 '원형탈모증'을 유발할 수 있다는 놀라운 사실이 발견됐다.

KAIST(한국과학기술원)는 4일 "박수형, 신의철 의과학대학원 교수 연구팀과 석준 중앙대학교병원 피부과 교수 연구팀이 공동 연구를 통해 만성 염증 질환인 원형탈모증의 발병 기전을 발견하고, 새로운 치료 전략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원형탈모증은 모낭(털주머니)을 침범하는 염증성 질환으로 이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들은 외모에 변화가 많아져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있다.

원형탈모증이 면역세포에 의해 나타나는 자가면역질환이기는 하지만, 그 원리는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았다.

가상 기억 T세포가 사이토카인 자극을 받아 활성화되면 높은 세포 독 성능을 갖게 되고, 모낭을 파괴해 원형탈모를 일으킨다.(사진=KAIST)
가상기억 T세포가 사이토카인 자극을 받아 활성화되면 높은 세포 독 성능을 갖게 되고, 모낭을 파괴해 원형탈모를 일으킨다.(사진=KAIST)

연구팀은 면역세포 중 하나인 '가상기억 T 세포'에 주목했다.

가상기억 T 세포는 바이러스나 박테리아, 기생충 감염 등을 조절하거나 암세포를 제거하는 데 도움을 준다.

이 세포는 항원(세균, 바이러스 등) 자극 없이도 면역기능을 발휘할 수 있으며 피부에서 분비된 사이토카인(세포 신호 전달에 사용되는 다양한 단백질)에 의해 활성화될 수 있다.

연구팀이 원형탈모 환자의 피부 조직과 혈액, 원형탈모를 유도한 쥐의 피부와 림프절(세균 등 이물질을 제거) 분석을 통해 가상기억 T 세포에서 유래된 새로운 면역세포군이 원형탈모증 발병의 핵심 원인이라는 것을 최초로 규명했다.

이렇게 활성화된 면역세포는 원래의 기능과 반대인 세포독성 능력을 뗘(분화) 수용체(세포 신호를 받아들이는 물질)를 통해 모낭세포를 파괴하고, 원형탈모증을 유발한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사이토카인과 수용체의 기능을 억제해 원형탈모증 발생을 막을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 결과는 인체에서 만성 염증을 일으킬 수 있는 새로운 면역세포를 발견해 특성을 밝혀냄으로써 만성 염증질환과 자가면역질환의 원인과 조건, 치료를 새로운 시각에서 바라볼 수 있게 했다는 점에서 연구팀은 의의를 두고 있다.

(왼쪽부터)박수형, 신의철 KAIST 의과학대학원 교수와 석준 중앙대학교병원 피부과 교수, 조성동 KAIST 의과학대학원 박사과정.(사진=KAIST)
(왼쪽부터)박수형, 신의철 KAIST 의과학대학원 교수와 석준 중앙대학교병원 피부과 교수, 조성동 KAIST 의과학대학원 박사과정.(사진=KAIST)

박 교수는 "가상기억 T 세포가 몸을 보호하는 역할을 하지 않고, 오히려 염증질환을 유발할 수 있음을 최초로 보여줬다"며 "추가 연구를 통해 다양한 만성 염증질환 발생에 대한 새로운 치료 전략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석 교수와 조성동 KAIST 의과학대학원 박사과정이 공동 제1저자로 참여한 이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국제학술지인 '네이처 이뮤놀로지(Nature Immunology)'에 최근 게재됐다(논문명: A virtual memory CD8+ T cell-originated distinct cell subset causes alopecia areata through innate-like cytotoxic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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