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산화탄소 중간체 형성해 에틸렌 생성 2.9배↑
지구온난화 주범 물질에서 탄소중립 물질로 변모 기대
(내외방송=정지원 기자) 지구온난화의 주범으로 알려진 이산화탄소를 비타민 C를 활용해 과일이 익도록 돕는 물질을 생산할 수 있는 친환경 기술이 개발됐다.
지구에 온실효과를 일으키는 이산화탄소는 더 이상 에너지를 낼 수 없기 때문에 산소를 떼어내는 환원 반응을 일으켜 다른 물질과 결합할 수 있는 능력을 만들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이산화탄소의 환원을 위해서는 전기화학적인 방법을 통해 높은 전류밀도에서 전기화학 반응을 촉진시키는 물질이 중요한데, 기존 촉매들은 촉매 활동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았다.
17일 DGIST(대구경북과학기술원)에 따르면 남대현, 이윤구 에너지공학과 교수 연구팀과 백서인 서강대학교 화공생명공학과 교수 연구팀이 공동연구를 통해 이산화탄소에서 에틸렌으로 전환을 촉진시키는 새로운 전기화학 촉매를 개발했다.
대기 중 이산화탄소가 과일의 비타민 C 함유량에 영향을 미치는 현상을 토대로 비타민 C를 '불균일계(고체와 기체 등 2가지 상) 이산화탄소' 환원 촉매에 적용시켜 에틸렌 생산성을 높이는 기술이다.
에틸렌은 식물호르몬 중 하나로 과일의 성숙과 개화, 탈리(잎, 꽃, 열매 등을 떨어뜨림) 등을 유도하거나 조절하는 물질이다.
이산화탄소를 에틸렌으로 전환하려면 '일산화탄소 중간체'가 안정적으로 만들어지고, 두 개의 일산화탄소 중간체가 결합하는 이량체화를 촉진해야 한다.
연구팀은 이산화탄소 농도가 높은 환경에서 과일의 비타민 C 함량이 감소한다는 현상을 활용해 비타민 C의 산화환원 반응을 이산화탄소의 전기화학적 환원 반응에 접목했다.
이 현상을 통해 비타민 C와 그래핀 양자점(탄소 원자들이 육각형 벌집구조로 결정을 이룸)을 합성한 후 구리와 결합한 '비타민 C 증강 구리 나노선' 촉매가 제작됐다.
그래핀 양자점이 비타민 C를 안정적으로 고정하고, 산화환원의 가역성(시간을 되돌려도 처음 상태로 되돌아 감)을 가능하게 했으며 비타민 C의 산화환원 반응이 이산화탄소에 전자와 양성자를 전달했다.
이렇게 되면 일산화탄소 중간체 형성과 이량체화가 촉진되고, 새로 개발된 촉매가 일산화탄소 중간체를 흡착해 강한 수소결합이 가능한 환경에서 에틸렌이 생산될 수 있다.
연구팀이 개발한 촉매는 기존 구리선 촉매보다 2.9배 더 많은 에틸렌을 생산할 수 있다.
남 교수는 "이 기술이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를 고부가가치 화합물로 전환해 탄소중립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김종윤 박사와 이태민 박사과정, 정현동 서강대 석박사통합과정이 참여한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최근 게재됐다(논문명: Vitamin C-induced CO2 capture enables high-rate etylene production in CO2 electroreduc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