쪼개진 돌들의 행진, 흐름으로 연결되는 전개도
쪼개진 돌들의 행진, 흐름으로 연결되는 전개도
  • 임동현 기자
  • 승인 2024.03.21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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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현빈 개인전 'We Go'. 4월 20일까지 두산갤러리
전시 전경. (사진=두산갤러리)
전시 전경. (사진=두산갤러리)

(내외방송=임동현 기자) 권현빈 개인전 <We Go>가 지난 20일부터 두산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다.

이번 전시에는 조각의 언어로 물질의 숨겨진 시간과 장면을 상상하는 권현빈 작가의 신작 조각 90여 점이 선보인다.

권현빈 작가는 돌을 주재료로 다루면서 돌의 누수 지점을 찾아 쪼개고, 두드리고, 파내거나 붙여본다. 그가 돌에 이런 조각적인 행위를 가한다는 것은 완결로 도달하는 것이 아니라 계속해서 작아지면서, 틈새를 통해 나아가는 상태를 예고한다.

작가에 의해 돌은 잠시 움직임을 멈춘 듯 익명의 형상을 갖게 되고 쪼개진 파편은 커다랗던 전체를 상상하게 하며, 그어진 선은 어딘가에 맞닿을 모서리를 떠오르게 한다. 여기에 채워넣은 검은색 잉크는 모든 색과 빛을 흡수한 듯한 깊은 어둠을 낳는다.

전시장의 벽을 따라 길게 나열된 쪼개딘 돌들의 행진은 하나의 조각, 혹은 하나의 시간이 n개의 면으로 펼쳐진 전개도와 같다. 관람객들은 전시장에서 조각들을 살펴보면서 이 조각들을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해보거나, 그것에 새겨진 희미한 흔적들을 더듬으며 완결되지 않은 어떤 이야기를 상상할 수 있다. 

전시는 오는 4월 20일까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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