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외방송=임동현 기자) 한국 영화계를 이끌어갈 신인 감독들의 작품 10편이 오는 5월 열리는 제25회 전주국제영화제 '한국경쟁 부문'에서 선보인다.
전주국제영화제 한국경쟁 부문은 감독의 첫 번째 혹은 두 번째 장편 연출작을 소개하는 섹션으로 올해는 역대 최다인 134편이 접수됐고 이 중 10편이 최종 선정됐다.
그동안 <잠 못 드는 밤>(13회, 장건재 감독),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16회, 안국진 감독), <성혜의 나라>(18회, 정형석 감독), <갈매기>(21회, 김미조 감독), <성적표의 김민영>(22회, 이재은 임지선 감독) 등 독립영화를 대표하는 작품들이 대상의 영예를 안았으며 염혜란(21회, <빛과 철>), 오정세(21회, <나는 나를 해고하지 않는다>), 공승연(22회, <혼자 사는 사람들>), 옥자연(23회, <사랑의 고고학>) 등이 배우상을 수상한 바 있다.
한국경쟁 심사에 참여한 전주국제영화제의 문석, 문성경, 전진수 프로그래머는 "올해 선정된 10편의 영화는 그 어느 해보다 알차고 튼실하다"고 극찬하면서 "여성에 관한 서사가 올해도 강세를 보였다. 감독의 성별이나 장르와 무관하게 한국경쟁작 대다수는 영화 중심에 여성이 존재했고 그들의 내면을 관통하는 경우도 많았다"고 밝혔다.
특히 지난해 워크인프로그레스 지원을 받은 <담요를 입은 사람>, <미망>, <양양>이 올해 경쟁부문에 선정된 것에 대해 "전주국제영화제의 산업 프로그램인 '전주프로젝트'가 놀라운 성과를 통해 존재 의의를 보여줬다. 워크인프로그레스 프로그램에 산업계가 관심을 더욱 기울여야 할 이유가 생긴 셈이다"라고 밝혔다.
먼저 <나선의 연대기>(김이소 감독)는 화상통화를 통해 심리상담을 받는 주인공 '웅비'의 이야기를 시작으로, 건물 철거로 인해 연습실을 잃을 위기의 극단원들이 철거를 지연시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독특한 시선으로 담았다. <담요를 입은 사람>(박정미 감독)은 어린 시절 꿈이었던 여군 장교를 3년 만에 전역하고 ‘자신이 진정 원하는 삶’을 찾아 무전여행을 떠나며 마주하는 것들에 대해 담은 셀프 다큐멘터리다.
서울을 배경으로 여러 해에 걸친 남녀의 우연한 만남과 이별을 이야기하는 <미망>(김태양 감독), 젊은 시절 스스로 생을 마감한 고모의 발자취와 고모를 기억하는 사람들을 찾아 나서는 여정 속에서, 가족 안에서 여성의 위치에 대해 질문하는 다큐멘터리 <양양>(양주연 감독)도 선정됐다.
2019년 20회 전주국제영화제에서 <흩어진 밤>으로 한국경쟁 부문 대상을 공동 수상한 김솔 감독은 두 번째 장편 <어텀 노트>로 경쟁부문에 올랐다. 이 영화는 피아노 강사로 활동하는 주인공 수인이 지도교수의 권유로 연주회에 참가하게 되고, 연주회를 준비하며 떠오르는 과거와 요동치는 심경의 변화에 주목하는 작품이다.
평소 서먹한 사이의 자매인 '유정'과 '기정'의 이야기로, 동생 기정이 영아 유기 치사 사건에 연루되며 벌어지는 두 인물의 사투와 가족애를 다룬 <언니 유정>(정해일 감독), 치매에 걸린 어머니와 갑작스럽게 이 소식을 들은 자기계발서 작가 '지욱'이 소중한 가족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야기를 그린 <엄마의 왕국>(이상학 감독), 뱀파이어 웹툰 작가 '정서'가 이혼한 아빠에게 엄마의 빚을 받으러 나서는 이야기를 통해 가족의 본질을 묻는 <은빛살구>(장만민 감독), 임신을 원하지만 수년간 난임이 지속되는 부부의 갈등을 사실감있게 담아낸 <통잠>(김솔해, 이도진 감독)도 주목된다.
제21회 전주국제영화제 코리안시네마 부문에서 <십개월의 미래>를 선보인 남궁선 감독은 올해 신작 <힘을 낼 시간>으로 전주를 찾는다. 국가인권위원회의 15번째 인권영화 프로젝트인 이 영화는 흥행에 실패한 아이돌 삼인방의 뒤늦은 수학여행의 이야기를 통해 아이돌 산업의 문제점과 현재 청년세대의 모습을 명확하게 담아낸다.
제25회 전주국제영화제는 오는 5월 1일부터 10일까지 열흘간 전주 영화의거리를 비롯한 전주시 일대에서 개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