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시 해야 할 무슨 일이든 준비돼 있어"
24일 미 CDC 한국 여행 '경고'로 격상
(내외방송=김택진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과 관련한 기자 회견에서 "한국, 이탈리아에 대한 입국 제한에 대해 적절한 때에 할 수 있지만, 지금 당장은 적절한 때가 아니다"라며, "적절한 때 우리는 그렇게 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각) 백악관 브리핑룸에서 가진 기자 회견에서 "한국과 이탈리아 등으로 가거나 그곳에서 오는 여행을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에 이같이 말했다.
당장 조치를 하기보다는 추이를 지켜보며 검토해 나가겠다면서 그 가능성은 열어둔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은 상당히 (코로나19에 의해) 세게 강타당했고, 이탈리아도 그렇다"며, "중국에서 일어난 일은 분명하지만, 숫자에 변동이 없고 내려가기 시작했다. 이는 좋은 소식"이라고 언급했다.
이어서 "따라서 무슨 일이 일어날지 지켜보자"며 "우리(미국)는 우리나라에 집중해야 한다. 그들은 그들의 나라에 대해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22일에 미국 국무부와 질병통제예방센터(이하 CDC)는 한국에 대한 여행 경보를 각각 2단계로 상향 조정했고, CDC는 이틀 뒤인 24일 최고 단계인 3단계(불필요한 여행 자제)로 격상한 바 있다.
국무부는 4단계로 여행 경보 등급을 나누는 데 일반적 사전주의, 강화된 주의, 여행 재고, 여행금지 순이다. CDC의 여행 공지는 주의(일반적 사전 주의), 경계(강화된 사전 주의), 경고(비필수적 여행 자제) 등 3단계로 나누고 있다.
전날 인도 방문을 마치고 돌아온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트윗을 통해 기자 회견에서 CDC 관계자들과 함께할 것이라고 예고했었고, 이와 관련 이날 기자회견에서 입국 금지, 여행 경보 추가 격상 등 한국에 대한 고강도 추가 조치를 발표할 가능성이 제기돼 왔다.
그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코로나19가 확산한다면 무슨 일이든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히고, "미국 국민에 대한 코로나19 위험은 여전히 매우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라며, 조기 국경 폐쇄 등이 주효했다는 취지로 미국의 대응을 자평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마이크 펜스 부통령을 코로나19 대응을 총괄하는 책임자로 지명했다고 밝혔고, 이와 함께 의회가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백악관이 요청한 25억 달러 규모보다 더 많은 액수를 배정한다면 이를 수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 보건 당국이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은 시간 문제라며, 경고 수위를 올리고 있고, 주식 시장 폭락 등 경제적 타격으로 인해 자칫 대선 악재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가운데 이날 기자 회견을 통해서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모습을 보인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