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외방송=조규필 기자)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23일 밤 이종필 전 라임자산운용 부사장과 김봉현 스타모빌리티 회장을 검거했다. 이 전 부사장과 김 전 회장은 성북구 빌라에서 함께 은신하고 있던 와중에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라고 밝혔다.
경찰은 “밤 9시 서울 성북구에 위치한 한 빌라 앞에서 김 전 회장을 체포했고, 이어 밤 10시 45분에는 빌라 안으로 들어가 이 전 부사장도 체포했다. 이 전 부사장은 체포 이후 서울남부지검에 인계됐다”라고 설명했다.
1조 6000억원 규모의 라임 환매 중단사태는 앞으로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검은 먼저 이 전 부사장을 불러 조사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 전 부사장 조사를 마치는 대로 구속영장을 재청구할 것이란 입장을 밝혔다.
이 전 부사장이 펀드의 부실을 고지하지 않고 상품을 판매해 결국 환매가 중단돼 투자자들에게 막대한 손실을 끼친 라임사태의 핵심 용의자인 만큼, 검찰도 강도 높은 조사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라임자산운용의 최고투자책임자이자 이번 환매 중단 사태를 빚은 무역금융펀드 등을 설계한 이 전 부사장이 펀드 판매에 어디까지 개입했는지에 조사의 초점을 맞춘 것으로 추정된다. 또 펀드 부실을 언제 인지했고, 투자자들에겐 왜 알리지 않았는지도 조사 과정에서 중요한 방점이다.
한편 이 전 부사장은 지난해 11월 코스닥 상장사 ‘리드’에 투자를 해주고, 그 대가로 리드 경영진으로부터 금품을 받은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됐지만,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앞두고 도주한 바 있다.
앞서 이날 오전 열린 리드의 전·현직 임원들에 대한 선고기일에서도 이 전 부사장이 금품을 받았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재판부는 박모 전 리드 부회장에 대해 “리드에 라임의 자금을 투자받는 대가로 이 전 부사장에게 명품 가방과 시계를 교부했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최근 구속된 금융감독원 출신 전 청와대 행정관 김모씨와의 연관성도 드러날지 주목되는데, 김씨가 동향 친구인 김 전 회장으로부터 금품을 받고 정보를 누설한 혐의를 받고 있어 ‘정관계 로비 수사’까지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김씨는 동향 친구로 알려진 김 전 회장에게 4900만원에 달하는 금품을 받고 금융감독원의 라임자산운용 감사관련 내부정보를 누설한 혐의를 받는다. 이와 함께 지난해 2월부터 1년간 청와대 경제수석실 행정관으로 파견 근무했던 김씨는 청와대 근무기간에 김 전 회장과 함께 라임 사태를 무마하려고 했다는 의혹도 있다.
김 전 회장과 김씨의 존재는 라임 사태 수사대상의 또 다른 핵심인물인 전 대신증권 반포WM센터장 장모 씨와 피해자 사이의 녹취록에서 드러났다. 해당 녹취록에서 장 센터장은 피해자에게 청와대 행정관 직책이 박힌 김씨의 명함을 전달하며 “사실 라임 거요, 이분(김씨)이 다 막았어요”라고 말한다.
김 전 회장은 지난해 161억원 규모 수원여객 횡령 혐의로 고소된 이후 영장실질심사를 앞두고 잠적했다. 그는 전날 체포된 이후 경기남부청에서 조사를 받고 있다. 경찰이 김 전 회장을 상대로 수원여객 횡령사건 등에 대한 조사를 벌인 뒤 구속영장을 청구할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