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결국 아시아나항공과 통합…몸은 무겁지만 세계 최고로 날아오르길
대한항공, 결국 아시아나항공과 통합…몸은 무겁지만 세계 최고로 날아오르길
  • 최준혁 기자
  • 승인 2020.11.16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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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 (사진=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내외방송=최준혁 기자) 대한항공을 보유한 한진그룹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이로써 우리나라에도 세계 7위 수준의 초대형 항공사가 탄생할 전망이다.

1988년 아시아나항공이 창립한 이후 32년 간 이어진 항공업계 양강 체제가 대한항공의 독주 체제로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아시아나항공 채권자인 산업은행은 한진칼과 총 8천억원 규모의 투자계약을 체결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통합을 추진한다고 16일 밝혔다. 산은이 한진칼에 투자금을 약간 투입하고 대한항공이 이 주주 자금을 조달해 아시아나항공을 사 들이는 방식이다.

대한항공은 이번 주 내로 인수 의향서를 아시아나항공에 제출할 예정이다.

그러나, 몸집만 커진다고 다 되는 것은 아니다. 코로나19로 대한항공보다 더 어려워진 아시아나항공이 영입될 경우 대한항공이 그만큼 위험해질 수도 있는 상황을 고려한 채 내린 결정이다.

두 항공사가 결합한다면 코로나19를 배제한 표면적으로 봤을 때는 시너지 효과가 엄청나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가 발간한 ‘세계 항공 운송 통계 2020’에 따르면 지난해 여객 및 화물 운송 실적 기준 대한항공 19위, 아시아나항공 29위로, 양사 운송량을 합산하면 세계 7위권으로 순위가 상승한다.

국제 여객 RPK(항공편당 유상승객 수에 비행거리를 곱한 것) 기준으로 대한항공은 18위, 아시아나항공은 32위이다. 두 항공사를 합치면 10위인 아메리칸 항공과 비슷해진다.

국제 여객 수송 기준으로는 대한항공이 19위, 아시아나항공이 36위, 합치면 10위가 되고, 국제 화물 수송 기준으로는 대한항공 5위, 아시아나항공 23위로 합치면 캐세이퍼시픽을 제치고 3위로 등극한다.

두 항공사의 결합으로 정비나 조종사 교육 등을 일원화하면서 비용이 줄고, 중복 노선 간소화를 통해 수익성도 노릴 수 있다.

마일리지 통합 등 고객 편익도 증대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긍정적인 효과만 기대할 수 없다. 코로나19로 대한항공 매출액은 4조원으로 떨어졌고, 아시아나항공은 1조9000억원으로 감축됐다.

대한항공의 부채는 총 23조원이고 아시아나항공은 약 12조원이다. 아시아나항공의 부채를 떠안았을 때 대한항공에게는 부채 타격이 커질 수밖에 없다.

연말 기준 자본잠식률은 2년 이상 50% 이상일 경우 상장 폐지까지 심사된다. 아시아나의 경우 지난 2분기 기준 기본잠식률이 56.3%로 심각하고, 이번 연말 기준 자본잠식률마저 50%이상이면 관리 종목으로 지정되기 시작한다.

대한항공이 아무리 화물 운송 확대로 겨우 적자를 면했다 한들 부채비율이 2291%에 달하는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했을 때는 커다란 부담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이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을 합쳐 정부가 5조 가량을 지원한 상황에서 추가적인 ‘혈세’ 투입 또한 피하지 못할 상황이라 이 또한 논란이 될 수 있다.

지난 9월 HDC현대산업개발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무산 이후 아시아나항공은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두 국책은행 관리 체제로 돌입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산은과 수은으로부터 3조3000억원을 지원받았으나 이미 소진했고 최근 기간산업안정기금 2400억원을 추가로 지원받은 상태다.

대한항공은 국제선 노선 110개 중 30% 수준인 33개만 운항하고 있고, 아시아나항공도 국제선 100개 중 26개만 운영 중이다.

코로나19 백신이 나올 것을 기대해 내년 화물 수송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지만, 여객 수요가 회복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린다.

두 항공은 중국과 일본 노선 운항을 재개하고 있지만, 유럽 노선은 깜깜무소식이다.

겨울철에 접어들며 또다시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릴 것을 예상하면 올해 4분기 전망도 좋지 않다. 중국은 다시 외국인 입국 제한을 강화하고 있다.

한중 정부가 기업인 등 필수 인력 입국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마련한 패스트트랙(신속 통로) 제도도 영향 받게 된다.

대한항공의 독과점 우려도 나온다.

공정거래위원회가 기업결합 심사에서 독과점을 이유로 반대 의견을 표출할 수도 있다. 그러나 두 회사 모두 회생 불가능할 회사로 판단될 것으로 보여 양사의 결합이 불허될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

아시아나항공이 인수되면 일부 구조조정도 뒤따른다. 특히 아시아나항공 승무원의 경우 대규모 감축이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양사 조종사노조 등 6개 노조는 인수 관련 정보 공유, 노조의 인수 절차 참여 등을 회사측에 요구할 방침이다. 6개노조는 이날 회의를 열어 대책에 관해 논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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