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회 대구비엔날레, 코로나 시대 우리가 간과하고 있던 게 되살아나듯...
제8회 대구비엔날레, 코로나 시대 우리가 간과하고 있던 게 되살아나듯...
  • 최유진 기자
  • 승인 2021.09.07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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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을 보지 않았더라면 간과했을, 보면 "아!"하는 공감을 형성할 수 있는 작품 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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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8회 대구사진비엔날레가 대구문화예술회관과 서울대학교미술관 두 곳을 통해 열린다. (사진=서울대학교미술관)

(내외방송=최유진 기자) 제8회 대구사진비엔날레와 '누락된 의제-오디세이, 포스트-코로나로 가는 길목에서' 두 전시회가 동시에 열린다.

두 전시회는 제8회 대구사진비엔날레라는 하나로 결을 같이 하는데, 대구사진비엔날레는 대구문화예술회관에서, 누락된 의제-오디세이, 포스트-코로나로 가는 길목에서'는 서울대학교미술관에서 만나볼 수 있다. 

대구와 서울에서 동시에 개최, 기간은 오는 10일부터 11월 2일까지다. 

대구와 서울 전시, 작가는 다 다르다. 그러나 '누락된 의제'라는 주제는 동일하다. 

총 14명의 작가를 만날 수 있다. 그 중 8명은 대구사진비엔날레 주제전과 동일하고, 나머지 6명의 작가는 서울대학교미술관의 독립적인 큐레이팅의 결과다.

7일 심상용 서울대학교미술관장은 "코로나19 바이러스가 현 문명의 시스템에 잠정적 중단을 종용했을 때, 비로소 그간의 오만과 편견으로 누락했거나 간과했던 의제들이 시야에 들어온다"고 전했다.

그는 "되풀이되는 전쟁과 테러, 국경 사이에 낀 난민, 되살아나는 인종차별, 제국의 망령, 사회경제적 양극화와 약탈당한 생태계 등 탄식과 절규가 누락돼선 안됐을 '누락된 의제'를 제8회 대구사진비엔날레의 주제로 삼도록 했다"고 밝혔다. 

▲ 구성수 작가의 자유의 여신상. (마술적 리얼리티)
▲ 구성수 작가의 자유의 여신상. (마술적 리얼리티)

구성수 작가의 '마술적 리얼리티'는 서구의 모더니티가 한국 문화 속에 수용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기묘한 오작동의 사례들을 시각화했다. 작가는 한국의 근대성이 서구의 모더니즘과는 조금 다른 입장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음을 드러내고 있다. 이러한 수용의 사례들을 한국의 일상 속에서 찾아내 관찰자 입장에서 시각화했다. 

모텔 위에 부조화롭게 우뚝 선 '자유의 여신상', 성당의 제단과 같은 성화를 연상시키는 노래방의 인테리어 등이 제대로 작품화돼 우리 눈 앞에 나타나면 그냥 지나칠 수 없이 우리 사회의 단면을 되짚어보게 된다. 

"나쁜 것만 배운다"는 말이 있다. 서양에서 안 좋은 것만 받아들이거나 받아들여도퇴폐적이고 말단적으로 변형돼 받아들여지고 있는 우리나라의 대체적인 형국을 비판한 것으로도 보인다. 

김규식 작가는 'Pla-Wars'에서 많은 아이들의 유년기에 소중한 추억으로 남아있는 '밀리터리 플라모델'킷의 일부를 확대해 흑백으로 촬영했다. 작게 축소된 다양한 군인의 피규어와 각종 군용장비는 환상적인 기계적 아름다움을 선사하기에 충분하다. 그러나 아기자기한 이런 매력의 플라모델 킷들은 참혹한 전쟁이 만들어낸 살육을 위한 도구이기도 하다.

작가는 밀리터라 플라모델의 양면적인 모습을 냉정한 표현으로 가감 없이 드러냈다. 

원성원 작가는 직접 촬영한 수백 장의 사진을 단순한 디지털편집 기법만을 사용해 정교하고 집요한 스토리텔링을 만들어냈다. 작품 속 공간은 마치 현실 공간이 아닌 환상적인 상상의 공간처럼도 보인다. 그러나 화면 속의 상황은 현실이다. 

'언론인의 바다', '공직자의 얼음기둥' 등 현대사회의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직업군들이 만들어내는 각종 병폐와 그러한 특권층의 일원으로 살아가는 개인들의 일탈과 역경을 정교하게 연출했다. 

화면은 온갖 사고와 재난으로 점철돼 있다. 현대사회를 대표하는 전문직업군은 동물로 상징화돼 이러한 재난을 야기하는 주체로도 묘사된다. 

정주하 작가의 '불안, 불-안'(A Pleasant Day)는 동해안의 울진, 월성, 고리와 서해안의 영광에 위치한 네 곳의 원자력 발전수 주변의 풍광을 촬영했다. 얼핏 보면 안온한 일상을 살아가는 듯하지만 마을주민들의 소박한 모습 사이로 비치는 창백하고 냉정한 원전시설의 형상은 핵에 대한 보편적인 시민들의 불안을 드러내고 있다. 

이외에도 '100% Comments'의 백승우, '비극의 시뮬레이션, 코로나19, 모아 유치원에서'의 임안나, '비영속성 프로젝트'의 브루노 조르잘, 'April Fool 2020'의 어윈 올라프, '벽에 걸린 마법의 거울'의 파브리스 몬테이로, 'Oil Rich Niger Delta'의 조지 오소디, '가정으로 전쟁을 가져오기'의 마사 로슬러, '하이패션 범죄 현장들'의 멜라니 풀런, '여행 중인 신부'의 피파 바카, 예탁 2009-2014'의 얀 밍가드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작품을 보지 않았더라면 간과했을, 마치 현 코로나 시대에 일어나고 되살아나고 있는 갖가지 재난과 재해, 편견과 차별을 보는 듯 한 기분이 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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