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생명나눔 실천...50대 가장, '장기기증'으로 2명 살려
아름다운 생명나눔 실천...50대 가장, '장기기증'으로 2명 살려
  • 석정순 기자
  • 승인 2022.01.17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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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떠난 아들, 장기상태 나빠져 기증 못한 아쉬움
뇌사 상태 빠진 아버지, 장기기증 실천하고 아들 곁으로
기증자 이형석 씨 (사진=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내외방송=석정순 기자) KODA(한국장기조직기증원)는 지난 15일 부산대학교 병원에서 56세에 이형석 씨가 신장(양측)과 인체 조직을 기증했다고 밝혔다.

17일 KODA에 따르면 경남 김해에서 건설 노동자로 성실히 일하던 이형석 씨는 지난 11일 새벽, 집 근처 편의점에서 갑작스럽게 쓰러졌다. 

곧바로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넘어지면서 다친 머리 부분 내출혈로 끝내 뇌사 상태에 빠졌고, 그의 가족들은 장기기증을 결정하게 됐다.

특히 이형석 씨의 기증에는 안타까운 사연이 담겨 있어 감동을 주고 있다. 

바로 10년 전인 지난 2011년 9월, 군대 전역 후 복학한 지 3일 만에 불의의 사고를 당한 장남 이성진(당시 23세)씨 역시 뇌사 상태에서 장기기증에 동의했으나 안타깝게도 호흡에 의한 장기 오염으로 장기기증 불가 판정을 받아 뜻을 이루지 못하고 하늘나라로 떠나보내야 했다.

아들 이성진 씨 (사진=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가족은 아들을 젊은 나이에 떠나보낸 슬픔에 더해 세상에 빛과 소금이 되고자 했던 착한 성정의 아들이 장기기증을 하지 못한 아쉬움도 남게 됐다. 

이후 가족은 한마음으로 본인들에게 이런 일이 닥치면 장기기증을 하겠다고 서약했고, 딱 10년 만에 다시 이런 상황을 맞게 된 것이다. 

그래서 가족은 비슷한 상황이 발생하자 주저 없이 장기기증을 결정할 수 있었다. 

특히 고인이 된 이형석 씨는 큰아들이 기증을 하지 못한 것에 많이 안타까워했기 때문에 유족들이 큰 망설임 없이 기증에 동의 할 수 있었다고 한다.

사업 실패 후 건설 현장을 전전하며 그리 넉넉하지 않은 형편에도 절대 남에게 폐를 끼치며 살지 않겠다는 신조를 지켜온 이형석 씨는 힘든 생활을 하면서도 이웃에 대한 사랑을 품어왔다. 

특히 삶의 가장 큰 원동력이었던 큰아들을 먼저 보낸 크나큰 상심은 영면에 들기 전까지 항상 따라붙었다. 

유가족들은 "고인의 평소 언행에 미뤄 이번 기증으로 인해 만성 장기부전으로 삶의 끝에서 고통받는 환자들에게 새로운 삶을 선물할 수 있어 다행이다. 다른 이들에게 사랑을 베풀고 갈 수 있어 고인도 기쁘게 생각할 것"이라고 밝혔다.

KODA 문인성 원장은 큰아들을 떠나보내며 끝내 실천할 수 없었던 생명나눔을 본인이 직접 실천하고 떠난 부자의 감동 사연을 전해 듣고 진심으로 감사와 위로를 전하며 "먼저 떠난 큰아들과 함께 하느님 품에서 안식을 취하시길 빈다"고 말했다.

기증자 이형석 씨는 이날 발인 후 김해 신어추모공원에 안치될 예정이다.

한편 KODA는 보건복지부가 지정한 국내 유일한 장기 및 조직 구득기관으로서 뇌사추정자 또는 조직기증 희망자 발생 시 병원으로부터 통보를 받고, 기증 업무를 수행하는 기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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