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양자컴퓨팅 연구가 세계적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
초고진공 공간에 배치한 극저온 리드버그 원자 활용해 문제 해결
(내외방송=정지원 기자) 계산과학에서 난제로 꼽히는 '최대독립집합 문제'가 드디어 풀렸다.
KAIST는 22일 "안재욱, 문은국 물리학과 교수 연구팀이 20큐비트(최대 20개 꼭지점 연결)급 양자컴퓨터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양자컴퓨터는 양자역학의 원리를 이용해 디지털컴퓨터로는 불가능한 계산을 수행할 것으로 예상되는 대표적인 미래기술이다.
20큐비트급 양자컴퓨터는 기존 컴퓨터가 백만회 순차 처리해야 하는 계산량을 한번에 처리하는 성능을 갖췄다.
세계 주요국들은 양자컴퓨팅을 전략기술로 분류해 연구역량을 키우기 위해 집중하고 있다.
우리나라 정부도 양자기술을 10대 전략기술 중 하나로 선정해 투자를 확대하고, 글로벌 대기업과 기술벤처, 국가연구소와 주요 대학의 시설과 인력, 연구비도 동원되고 있다.
소형 양자컴퓨터(20~50큐비트급)가 속속 개발되고 있는 지금, 가장 뜨거운 화제는 '디지컬컴퓨팅 알고리즘으로는 비효율적인 계산 문제를 양자컴퓨터가 계산할 수 있는지'다.
KAIST가 이 문제를 계산해 냈다는 것은 한국의 양자컴퓨팅 연구가 세계적인 양자컴퓨터 개발 경쟁에 진임했음을 의미한다.
연구팀은 리드버그 원자(양자역학적인 파동 함수가 매우 크고 상호작용도 매우 강한 원자)를 이용해 조합 최적화 문제를 계산하는 양자 단열 컴퓨팅 방식의 양자컴퓨터를 개발했다.
이어서 초고진공(진공도가 높은 진공 상태) 공간에 배치한 극저온 리드버그 원자를 사용해서 20큐비트급 그래프의 조합 최적화 문제를 계산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팀이 개발한 리드버그 양자컴퓨터는 초고진공 상태에서 최대 126개의 리드버그 원자들을 임의로 배치해 양자 단열형 양자컴퓨팅을 수행한다.
이 연구에서 꼭지점이 최대 20개인 그래프의 최대독립집합을 계산하는 데 성공했을 뿐만 아니라 원거리 꼭지점들을 잇는 리드버그 양자선 개념을 최초로 개발해 모든 꼭지점들을 임의로 연결하는 초기하학적 그래프를 계산할 수 있다는 것도 선뵀다.
앞으로 연구팀이 수행한 계산법을 통해 산업적으로 물류나 생산관리, 작업관리와 네트워크 디자인 등에서 큰 경제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안재욱 교수는 "이번 연구는 리드버그 양자컴퓨터의 활용 가능성을 보였다는 데에서 의의가 있다"며 "아직은 큐비트 개수가 충분하지 않지만, 다음 연구를 통해 실제로 활용이 가능한 꿈의 양자컴퓨터를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는 삼성미래기술재단과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김민혁, 김강흔 KAIST 물리학과 대학원생 연구원와 황재용 학부생 연구원이 참여한 이 연구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피직스(Nature Physics)'에 이번 호로 출판됐다(논문명: Rydberg quantum wires for Maximum Independent Set problem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