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보다 가까운 위협 '마약'
북핵보다 가까운 위협 '마약'
  • 박용환 기자
  • 승인 2022.11.27 06:37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식약처, 지난 22일 '페나리딘' 1군 임시마약류 신규 지정
마약 택배에도 세관 50% 마약탐지기 없어 속수무책
마약 정보 차단법 발의도
(이미지=픽사베이)
(이미지=픽사베이)

(내외방송=박용환 기자)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가 국내에서 마약으로 지정된 '펜타닐(Fentanyl)'과 유사한 구조와 효과를 지닌 ‘페나리딘(Phenaridine)’을 1군 임시마약류로 지정했다고 22일 밝혔다.

식약처가 이날 1군 임시마약으로 지정한 '페나리딘'은 펜타닐과 같이 호흡 중추 억제 등의 부작용과 함께 오남용의 위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는 물질로 미국과 영국에서는 마약류로 규제하고 있다.

'임시마약류'는 현행 마약류가 아닌 물질 중 마약류 대용으로 오·남용되고 국민 보건에 위해를 발생시킬 우려가 있는 물질로 3년 범위 안에서 마약과 동일하게 규제 및 관리하는 제도다.

이번에 '페나리딘'이 임시마약류로 지정됨에 따라 페나리딘의 소지·소유·사용·관리·수출입·제조·매매·매매알선·수수 등이 전면 금지되고 적발 시 압류된다.

또한 페나리딘이 1군 임시마약류에 속해 수출입·제조·매매·매매알선·수수하는 경우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형을 받게 된다.

한편 2군 임시마약류의 경우는 수출입·제조 시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 벌금을, 매매·매매알선·수수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해진다.

▲ 북핵보다 가까운 위협 '마약'
27일 '내외방송'이 알아본 결과 마약에 대한 우려는 정치권에서 더욱 높게 나오고 있다. 

(사진=태영호 의원실)
(사진=태영호 의원실)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15일 지역구 강남스퀘어에서 열린 '강남구 마약 근절 결의대회'에서 "마약은 북핵보다 가까이 바로 우리 곁에 있다"며 "손가락 클릭 하나로 마약이 현관 앞에 배송되는 세상에 살고 있다"고 대한민국 마약 문제의 심각성을 규탄했다. 

태 의원은 온라인 해외직구로 누구나 손쉽게 마약류에 접근할 수 있는 환경이 됐으며 특히 청소년들 사이에서 마약류가 대대적으로 유포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실제 마약사범류 전체의 0.8%를 차지했던 10대는 지난해 기준 2.8%(총 450명)를 차지할 정도로 급속히 증가했다.

더욱이 기술의 발전으로 국내 마약 거래 방식이 다크웹·보안메신저·암호화폐 등 비대면·익명화되고 있어 누가 마약을 투약하고 거래하는지, 수사기관이 마약 조직책을 적발하기도 어려워지고 있는 현실을 언급하며 "우리 모두가 마약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근절에 나서지 않는 한 대한민국은 마약 앞에 무너질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 마약 택배 느는데...세관 50%는 마약탐지기(이온스캐너) 없어!

더불어 최근 택배, 우편을 이용한 마약 밀수가 크게 늘고 있는데도 세관 50%는 마약탐지기(이온스캐너)가 하나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온스캐너가 단 1개밖에 없는 곳도 25%에 달해, 마약 범죄 예방 인프라가 미흡하다는 것이 강민국 의원의 지적이다.

이온스캐너는 1억분의 1g이라도 마약이나 폭발물 분자가 있으면 찾아낼 정도로 정교하며 옷에 묻은 마약도 채취가 가능해 마약사범을 적발하는 데 효과적이다. 기존 X-RAY는 일일이 사람이 판별해야 하기 때문에 소량 마약은 탐지하기 어렵고, 마약 성분도 알아낼 수 없어 신종 마약을 판별할 수 없기에 국무조정실 산하 '마약류 대책 협의회'에서도 이온스캐너의 확충을 주문한 바 있다.

(사진=강민국 의원실)
(사진=강민국 의원실)

그러나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실이 관세청을 통해 받은 '이온스캐너 운용 현황'에 따르면, 전국 50개 세관 중 수원, 대전, 통영, 경남서부 등 26곳의 세관이 이온스캐너를 하나도 보유하지 않았고 이온스캐너가 1개밖에 없는 곳도 서울, 목포, 마산, 경남남부 등 10곳에 달했다.

특히 지난 5년간(2017년~2021년) 국제우편을 통해 밀반입된 마약 건수가 2.5배 가까이(270건→ 780건) 늘었음에도 부산국제우편센터는 이온탐지기를 보유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에는 화장품, 인형 등에도 교묘하게 마약을 숨겨올 정도로 국내 마약 밀반입이 늘고 있는데, 이를 적발할 수 있는 인프라는 미비한 것이다. 실제 올해 1월~9월까지 마약 밀수범으로 단속된 자는 1103명으로 최근 5년간 가장 많았으며, 지난 5년간(2017년~2021년)간 전국 세관에서 적발된 마약의 양은 2톤(2652.375kg)이 넘을 정도다.

관세청은 주요 공항과 항만 세관에 먼저 중점적으로 이온스캐너를 확보한다는 입장이지만, 지난해 이온스캐너가 없는 지역에서만 물동량이 3백 만개(3,249,167건)가 넘은 것을 고려하면 최소한의 마약 탐지 장비는 갖출 필요가 있다는 게 강 의원의 지적이다.

강 의원은 "마약 근절을 위해 중요한 건 무엇보다 마약 자체가 국내에 들어오지 못하게 원천차단하는 것"이라며 "국내 마약 유통의 고리를 끊기 위해 전국 세관에 마약 탐지 인프라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한민국이 '마약 신흥국'이라는 오명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정부와 관계 부처의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 마약 정보 신속히 차단하도록 관련법 발의

(사진=박완주 의원실)
(사진=박완주 의원실)

이와 함께 박완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방송통신위원회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23일 대표 발의했다.

이는 마약 등 사회적 폐해가 큰 불법 정보의 유통을 신속하게 차단하기 위함이다.

박 의원이 방통위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0년 196건이었던 마약 심의 건수가 2022년 9월 기준 18811건으로 100배 가까이 폭증했다.

반면 모니터링 업무를 수행하는 요원은 1명에 불과하고 심의 방식 또한 대면 회의를 통해서만 불법 정보의 시정조치를 결정하는 실정이다.

이에 방통위 회의에 부치는 안건 중 마약‧도박‧불법무기류와 같이 신속한 정보차단이 요구되는 불법 정보에 대해 국민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심의 위원이 장소와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온라인 영상회의 방식을 통해 의결할 수 있도록 규정을 신설하는 것이 주요 골자다.

박 의원의 개정안이 본회의를 통과할 경우 마약 등 불법 정보의 방송‧인터넷‧SNS에서 유통될 경우 즉시 차단될 것으로 기대된다.

▲ 10대 20대도 병원 돌며 펜타닐 쇼핑

경찰청 자료에 따르면 국내 10대 미성년자에게 처방된 펜타닐 패치가 2019년 당시 22건에 불과했지만 2020년 624건으로 27배 급증했다.

20대의 경우도 2019년 9000건에서 2020년 20000건으로 2배 이상 증가했다.

펜타닐은 말기 암환자 중 통증을 이겨내지 못할 경우에 처방하지만 호흡 저하의 부작용으로 인해 심각할 경우 사망에까지 이르러 주의를 요하는 처방이다.

하지만 실상은 허리 디스크에도 처방을 받을 수 있어 병원을 돌며 펜타닐을 모으기도 하는 현실이다.

심지어 병원에 와 펜타닐 처방을 해주지 않으면 난동을 피우는 환자가 무서워 처방을 해주는 경우도 있었다.

펜타닐에 중독되면 호흡저하로 뇌에 산소가 부족해도 느끼질 못하고 저산소증에 오래 노출되다 결국 사망하게 된다.

펜타닐과 비슷한 페나리딘이 이번에 식약처에 의해 1군 임시마약류로 지정됐지만 엄격한 처방 관리가 이뤄지지 않으면 마약 쇼핑이 계속될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관심기사

오늘의 이슈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법인 : (주)내외뉴스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서울, 아04690
  • 인터넷신문등록일자 : 2017년 09월 04일
  • 발행일자 : 2017년 09월 04일
  • 제호 : 내외방송
  • 내외뉴스 주간신문 등록 : 서울, 다 08044
  • 등록일 : 2008년 08월 12일
  • 발행·편집인 : 최수환
  • 서울특별시 종로구 대학로 13 (뉴스센터)
  • 대표전화 : 02-762-5114
  • 팩스 : 02-747-5344
  • 청소년보호책임자 : 최유진
  • 내외방송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내외방송.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nwtn.co.kr
인신위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