얇은 두께만으로 다양한 기능 동시 수행
복잡한 수학 연산이나 데이터 처리 간단하게 구현 가능
(내외방송=정지원 과학전문 기자) 빛의 세 가지 특성을 완벽히 조절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돼 광학 분야에서 풀리지 않았던 난제가 해결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KAIST(한국과학기술원)은 2일 '내외방송'에 보낸 자료에서 "신종화 신소재공학과 교수 연구팀이 빛의 세 가지 주요 특성인 세기와 위상(진폭의 위치), 편광(빛의 전기장 방향이 일정하게 고정되거나 규칙적으로 바뀜)을 동시에 모두 조절할 수 있는 '유니버설 메타표면(얇은 막으로 새롭게 만든 평면구조)'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 메타표면은 안경 두께의 1000분의 1인 수준의 얇은 두께만으로도 렌즈의 역할을 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편광판과 컬러 필터 등 다른 광학 부품들의 기능도 동시에 수행할 수 있다.
또, 여러 종류의 광학필름이 필수적으로 들어가는 OLED(스스로 빛을 내는 물질) 등 현재 상용화된 디스플레이의 두께를 줄이고, 공정을 단순화할 뿐만 아니라 새로운 광학 부품들에도 널리 적용될 수 있는 다재다능한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연구팀은 빛의 세 가지 특성을 완전히 조절하지 못한다는 난제를 해결했다.
행렬과 관련된 수학적 원리를 토대로 밀접한 두 층으로 이뤄진 유전체 메타표면이 빛의 특성들을 완벽하게 조절할 수 있다는 것을 밝히고, 실험으로 규명한 것이다.
뿐만 아니라 기존 단일 소자로는 불가능했던 벡터 홀로그램(방향을 갖는 레이저광 등으로 이뤄진 입체 형상)을 최초로 구현하는 데도 성공했다.
학문적으로는 메타표면의 편광 선택적인 특성을 통해 맥스웰 방정식(전기장과 자기장에 관한 방정식)을 만족하는 3차원 전자기장 분포를 구현하는 방법을 처음으로 보였다는 점에서도 큰 의의가 있다.
연구팀은 유니버설 메타표면과 일반 렌즈의 조합만으로 양자 CNOT 게이트 배열(2개의 큐빗(길이 단위)을 입력받아 첫 번째 큐빗이 1인 상태라면 두 번째 큐빗의 상태를 반전시킴)을 만들 수 있음을 보였으며 앞으로 광 통신과 광학신경망을 이용한 기계학습 안면인식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광학 분야의 오랜 난제였던 빛의 세기와 위상, 편광의 완전한 조절을 해결했을 뿐만 아니라 이를 바탕으로 모든 편광 선택적인 선형 광학계 구현이 이론적으로 가능함을 밝혔다"고 말했다.
이어 "메타표면의 가능성을 활용해 기존 한계를 극복한 응용 광소자를 적극적으로 개발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장태용 박사와 정준교 박사과정이 공동 제1저자로 참여한 이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등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국제학술지인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스(Advanced Materials)'에 지난달 3일 출판됐다(논문명: Universal Metasurfaces for Complete Linear Control of Coherent Light Transmiss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