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외방송=박용환 기자)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 의료정책연구원(이하 의정연)이 오늘(5일) '의과대학 정원 및 관련 현안에 대한 의사 인식 조사' 정책현안분석을 발간했다.
이번 연구는 의사 회원을 대상으로 현 정부가 밝힌 의과대학 정원 확대와 관련한 인력 정책, 필수·지역의료 해결을 위한 정책 방안에 대한 인식을 확인하고, 바람직한 정책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수행됐다.
의협은 회원을 대상으로 지난 2023년 11월 10일부터 17일까지 8일간 진행했고, 총 4,010명이 응답했다.
조사 결과 정부가 추진 중인 의과대학 정원 확대에 대해 응답자의 81.7%(3,277)가 의대정원 확대에 반대한다고 답했다. 반대 이유로는 ▲이미 의사 수 충분(49.9%) ▲향후 인구감소로 인한 의사 수요 감소 때문(16.3%) ▲의료비용 증가 우려(15.0%) ▲의료서비스 질 저하 우려(14.4%) ▲과다한 경쟁 우려(4.4%) 순이었다.
정원 확대를 찬성(733명)한 응답자들은 ▲필수의료 분야 공백 해소를 위해(49.0%) ▲지역 간 의료격차 해소를 위해(24.4%) ▲의사가 부족해서 환자가 진료를 받지 못해서(7.9%) 등을 이유로 꼽았다.
또한 일각에서 제기되는 한의과대학 정원을 의과대학 정원으로 전환하자는 의견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76.5%(2,508명)가 반대했다.
이 밖에 지역의료 확충을 위한 현행 ‘지방대학 및 지역균형인재 육성에 관한 법률’의 지역인재전형 확대 방침에 대한 의견에 대해서는 반대 51.5%(2,064명)가 찬성 48.5%(1,946명)보다 조금 앞섰다. 지역인재전형의 확대를 반대하는 이유에는 ▲지역 의료 질 차이 초래(28.1%) ▲일반 졸업생들과 이질감으로 인한 의사 사회에서 갈등 유발(15.6%) ▲지역인재 전형 인재에 대한 환자 선호도 저하 가능성(9.4%) 등의 의견이 제시됐다.
의사들이 생각하는 필수의료 분야 기피현상에 대한 원인으로는 ▲낮은 수가(45.4%, 1,826명) ▲의료사고에 대한 법적 보호 부재(36.0%, 1,445명) ▲과도한 업무부담(7.9%, 317명) 순으로 나타났다.
'소아과 오픈런' 사태의 해결방안으로는 ▲소아청소년과 운영 관련 지원(47.2%) ▲소비자들의 의료 이용행태 개선 캠페인(14.0%) ▲조조·야간·휴일 진료 확대 지원(8.1%)을 방안으로 제시했고, 이 외에도 실시간 예약관리 시스템 개발 및 보급, 특정 시간대 파트타임 의사 고용 지원 등의 의견도 나왔다.
연구진은 보고서를 통해 섣부른 '의대 정원 확대'는 의료의 질 저하와 향후 의료비 증가를 유발할 수 있어 신중한 고려가 필요하며, 이보다는 필수의료 분야 수가의 합리화와 의료사고 법적 부담 완화 등이 우선적으로 해결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최근 정치권에서 논의되고 있는 공공의대 신설이나 지역의사제 도입의 경우 외국에서도 성공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나 신중한 검토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