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과 음식이 만날 때] ‘작은 행복’의 맛, 떡볶이
[마음과 음식이 만날 때] ‘작은 행복’의 맛, 떡볶이
  • 임동현 기자
  • 승인 2024.02.16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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떡볶이와 어묵 국물. (사진=임동현 기자)
떡볶이와 어묵 국물. (사진=임동현 기자)

(내외방송=임동현 기자) 길가를 거닐다가 오랜만에 만났습니다. 떡볶이와 어묵, 순대, 튀김 등을 파는 노점입니다. 오랜만에 떡볶이 3,000원 어치를 주문했습니다. 예전 학교 다니던 때 길에서 먹던 그 맛. 여전히 길거리 떡볶이의 맛은 최고 중 최고입니다. 매운 느낌이 들 때마다 마시는 뜨거운 어묵 국물은 보너스죠.

떡볶이는 본래 궁중음식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가래떡과 고기 등을 간장에 볶은 ‘궁중떡볶이’를 떡볶이의 시초로 보는 이들이 많습니다. 이 떡볶이가 한국전쟁을 거치면서 고추장을 이용한 지금의 떡볶이로 만들어지기 시작했고 이것이 대중화가 되면서 지금은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누구나 다 먹어본, ‘국민 간식’으로 자리매김했죠.

떡볶이는 우선, 학교 다니던 시절 가장 먹고 싶었고 계속 먹게 되던 간식이었습니다. 부모님한테는 참고서 사야 한다고 받은 돈을 떡볶이 사먹는 데 다 썼던 분들도 많으시리라 생각됩니다. 분식집 아주머니는 적은 돈을 받으면서도 한 그릇 가득 떡볶이를 담아주셨고 어묵 국물도 넉넉히 주셨습니다. 아, ‘찐 단골’에서는 어묵 국물에 익은 무 조각을 넣어주기도 했습니다. 야들야들한 무 맛이 아주 인상적이었죠.

학교 앞은 늘 떡볶이 아주머니들이 진을 쳤고 우리는 평생 떡볶이만 먹고 살아도 소원이 없겠다라는 생각까지 했습니다. 특히 학교 앞 떡볶이는 특유의 ‘단짠단짠’한 맛이 일품이었죠. 여기에 어묵과 튀긴 만두를 넣으면 두 배로 맛이 좋았습니다.

냄비에 직접 끓여먹었던 ‘즉석 떡볶이’도 맛있었고 요즘 프랜차이즈로 다양한 재료를 넣은 떡볶이가 선을 보이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고의 떡볶이를 이야기하라면 저는 학교 앞에서 팔던 떡볶이를 택합니다. 아마도 그것은 넉넉하게 떡볶이를 퍼주던 아주머니의 인심과 미소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떡볶이는 그 자체만으로도 어린 저에게 ‘작은 행복’을 준 음식으로 기억되고 있습니다.

다양한 음식들이 선을 보이고 새로운 재료와 새로운 스타일로 기존의 음식이 재탄생되는 경우도 나오지만 그 속에서 ‘원조’에 대한 그리움은 자연스럽게 생기기 마련입니다. 마음이 시린 시간, 오늘은 ‘단짠단짠’ 떡볶이와 어묵 국물을 먹어야겠습니다. 아, 오늘은 튀김도 사서 떡볶이 국물에 묻혀 먹어볼까요? 생각만 해도 즐거워지는 하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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