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외방송=이화정 아나운서) 현지시각 21일 AP통신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유럽연합, EU 27개 회원국 정상들이 90시간이 넘는 마라톤 회의 끝에 총 7500억 유로, 우리 돈 1030조원의 코로나 경제회복기금을 조성하고, 1조 740억 유로 규모의 장기 예산안에 합의했습니다.
기금 조성을 놓고 북유럽 국가들과 남유럽 국가들의 신경전도 있었는데요. 당초 이탈리아, 스페인 등 남유럽 국가들은 보조금 5000억 유로와 대출금 2500억 유로 규모인 EU 집행위원회의 경제회복기금 방안을 선호했습니다. 그러나 북유럽 국가들은 3500억 유로 수준으로 보조금 비중을 대폭 줄여야 한다고 맞섰습니다. 결국 보조금 규모는 EU 집행위의 안보다 1100억 유로 줄어 결정됐습니다.
이를 두고 유럽 안팎에서는 북유럽과 남유럽 간 재정 이슈를 둘러싼 입장차가 얼마나 큰지 적나라하게 드러났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이번 합의에서 승리했다고 볼 수 있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EU가 마주한 최대 위기에 대한 대응책을 마련했다”고 밝혔고, 마크롱 대통령은 “유럽을 위한 역사적인 날”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이탈리아는 EU로부터 820억 유로의 보조금과 1270억 유로의 저리 대출금을 지원받게 되는 등 코로나19로 극심한 피해를 본 회원국들은 이번 합의로 큰 힘을 얻게 됐습니다.
경제 전문가들은 “유럽 대부분의 나라가 올해 예산을 평균 –10%로 예상하는 가운데 1천조가 넘는 재정을 투입하는 것은 그만큼 유럽 내 상황이 심각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해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