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외방송=박인숙 기자) 서울 휘문고등학교가 자율형사립고(자사고) 지위를 잃고 내년부터 일반고로 전환된다.
교육부는 10일 휘문고에 대한 서울시교육청의 자사고 지정 취소에 동의한다고 발표했다. 학교의 회계 비리나 입시 비리 등의 사유로 자사고 지위를 잃는 것은 휘문고가 처음이다.
서울시교육청은 지난달 28일 명예 이사장 등이 50억여원을 횡령하는 등 논란이 된 휘문고의 자사고 지정 취소를 결정하고, 교육부에 동의를 구했다.
서울시교육청은 이날 교육부의 동의 결정에 따라 자사고 지정 취소를 최종 확정하고, 휘문고를 운영하는 학교법인 휘문의숙과 휘문고 측에 이를 통보했다. 이에 따라 내년부터 휘문고는 일반고로 전환될 예정이며, 현재 재학 중인 학생들은 졸업할 때까지 자사고 교육과정을 이수할 수 있다.
휘문고는 2018년 서울시교육청 감사 결과 8대 명예 이사장과 법인 사무국장(휘문고 행정실장 겸임) 등이 2011∼2017년 한 교회에 학교 체육관 등을 예배 장소로 빌려준 뒤 사용료 외 학교발전 기탁금을 받는 방법으로 38억 2500만원을 횡령한 사실이 적발됐다. 검찰 조사에서 이들이 자사고 지정 이전인 2008년부터 횡령한 액수는 52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명예 이사장의 아들인 민인기 전 이사장도 이를 방조하고 사용 권한이 없는 학교법인 신용카드로 선친 묘비와 단란주점 비용 등 2013∼2017년 2억 3900만원을 개인적으로 사용한 사실도 파악했다.
교육청은 명예 이사장과 이사장, 사무국장 등 7명을 고발 또는 수사 의뢰했다. 이후 명예 이사장은 1심 선고 전 숨져 공소가 기각됐지만, 대법원은 올해 4월 9일 이사장과 사무국장에 대해 각각 징역 4년을 확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