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백, 무의 단계에서 시작된 ‘숭고’ 김희완 교수의 작품 색깔은 남달랐다
여백, 무의 단계에서 시작된 ‘숭고’ 김희완 교수의 작품 색깔은 남달랐다
  • 이지선 기자
  • 승인 2020.12.02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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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품 '숭고-마주침-감성' (사진=내외방송 이지선 기자)
▲ 작품 '숭고-마주침-감성' (사진=내외방송 이지선 기자)

(내외방송=이지선 기자) 김희완 교수의 ‘숭고-무의미함들의 귀환’을 주제로 한 갤러리가 11월 25일부터 12월 8일까지 인사동에 위치한 ‘백송 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다.

김희완 교수는 현재 협성대학교 생활공간디자인학과 조교수로 재직 중이며, 광진구 도시디자인 심의위원, 한국산업기술평가원 산업기술혁신평가 위원 등으로도 활동 중이다. 과거에는 마포구청, 금천구청, 중랑구청, 동대문구청, 광진구청 도시디자인 심의 위원을 역임했으며, 도솔미술대전, 관악현대미술대전 운영위원을 역임한 바 있다.

2004년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열린 1회 개인전을 시작으로 올해 서울 백송갤러리에서 8회째 개인전을 펼치고 있다.

김 교수는 앞서 진행했던 “입체적 공간연구를 통한 그린버그의 ‘평면성’ 비판(2019)”의 후속 연구를 이번 갤러리를 진행하는 과정에 이루어냈다. 선행작업을 통한 회화 전시회에서는 평면이라는 개념이 내포하고 있는 입체라는 3차원적 세계에서의 한계성을 규명하기도 했다. 선행연구를 통해 ‘숭고’라는 개념을 발견했고, 이것이 한국에서 단색화로 이어지는 과정을 추적했다.

단색화에서 서구적 물의 공간의 회화의 평면이 동양에서 사의(寫意)적 공간으로 전이돼 ‘정신적 초월’과 ‘촉각성’이라는 개념의 등장이 흥미로웠으나. 결국 회화적 평면성을 극복했다고는 볼 수 없었다. 이에 김 교수는 ‘촉각성’이라는 공감각적 개념을 작품제작을 통해 다면적 공간에 전이해 ‘촉각적 정신성’의 개념으로 확장하는 실험을 했고, 이를 ‘포스트단색화’라 명명했다.

그의 작품은 초월적인 무언가가 숨겨져 있다. 그의 작품을 보고 칸트의 ‘순수이성비판’이라는 저서를 통해 “우리가 보는 것이 아니라 이성의 눈으로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세계가 알려진다”고 주장했었던 내용을 배제할 수 없다. 칸트는 ‘물’자체를 인식 이전의 세계로 봤다. 그런 불가지한 대상으로 규정했다고 해서 독실한 기독교 신자였던 그가 물이라는 것을 인간이 전혀 알 수 없는 존재로 생각하진 않았을 것이다. 물이 ‘존재가 없는 상태’라 규정짓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 단지 인간의 이성으로 취급할 수 있는 성질의 문제가 아닌 것일 뿐이다. 이것이 이번 전시주제에서 언급되는 ‘무의미’의 칸트적 해석이다.

숭고란 인간에게 한계 지어진 경계를 넘어 나아가고자 하는 마음가짐을 뜻한다. 여행에서 ‘이과수폭포’ 같은 거대한 자연물과 마주했을 때의 쾌는 우리가 스스로 인식의 한계를 넘는 대상을 봤을 때 느끼는 경외의 감정이고, 그것이 바로 숭고의 영역이라 할 수 있다.

작가가 이번 작품을 통해 공감하고 싶어 했던 철학자 칸트의 숭고는 호기심, 놀람, 경이 그 자체다. 그는 미학의 핵심을 무관심에서 찾았고, 본연의 미와 숭고가 모두 미적 감정을 일으키는 이유는 바로 우리 안의 ‘무관심’ 즉 목적 없는 관조의 상태에서 발생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그리고 숭고의 대상을 다시 무의미한 것들의 세계 즉 물 자체에서 찾는다.

▲ '숭고-사람인' (사진=내외방송 이지선 기자)
▲ '숭고-사람인' (사진=내외방송 이지선 기자)

‘숭고-마주침-감성’이라는 작품을 보자마자 ‘이과수폭포’와 같은 명물을 마주했을 때 느껴지는 감동과 뾰족한 모서리에서 시작된 ‘무’와 같은 준비된 감정에서 점차 호기심 단계로 넘어가 기쁨과 희열이 되는 과정을 나타낸 것 같았다. ‘숭고-사람인’은 태초에 신이 인간까지 만들어내기 이전 세상을 창조할 때 물 위를 떠다니던 공기와 같았을 상태였을 때를 떠오르게 한다. 세상이 창조되기 이전, 물 바로 그것, 아래의 두 개의 뾰족한 그것이 물의 단계라면 그게 점차 성장해 인간까지 탄생됐더라는 이야기로 마무리 지을 수도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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