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의존도 컸던 반도체 기술 ‘에폭시’ 국산화 기술 개발 성공
일본 의존도 컸던 반도체 기술 ‘에폭시’ 국산화 기술 개발 성공
  • 이지선 기자
  • 승인 2020.12.16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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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팽창특성 세계 최고 수준...87% 일본 의존도 이제 대체가능
▲ 생기원 대표기술 Key-Tech 로고. (사진=한국생산기술연구원)
▲ 생기원 대표기술 Key-Tech 로고. (사진=한국생산기술연구원)

(내외방송=이지선 기자) 일본에 대한 의존도가 87%로 높은 수치를 나타내고 있는 에폭시 소재의 수입을 대체할 국산 기술이 개발돼 화제다.

그간 반도체 제조의 가장 마지막 단계인 패키징(Packaging) 공정에서 일본 의존도가 높았으나 한국의 신기술 개발로 의존도가 크게 낮아질 전망이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은 섬유융합연구부문 전현애 박사 연구팀이 10년의 연구 끝에 새로운 에폭시 수지 제조 원천기술을 개발했다고 16일 밝혔다. 이는 일본산 제품보다 열팽창 성능이 우수한 에폭시 밀봉재(EMC)를 제작해 국산화에 성공한 케이스다.

에폭시 밀봉재는 열경화성 고분자의 일종인 에폭시 수지를 기반으로 만든 복합소재로 반도체 칩을 밀봉해 열이나 습기, 충격 등 외부환경으로부터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이번 한국이 개발한 기술 핵심은 열팽창계수(온도 상승에 따른 부피 변화 값)를 줄이는 것인데, 일본 에폭시는 반도체 칩보다 계수가 높아 부품 전체가 휘는 문제를 종종 일으켜왔다.

반도체 전·후 공정에 사용되는 유기 소재 중 세계 시장 규모가 약 1조5000억원으로 가장 큰 핵심 소재이지만, 지금까지 최고 등급의 에폭시 물성이 필요해 대부분 일본산 수입에 의존해왔다.

전 박사 연구팀은 화학 구조의 에폭시 수지를 독자적으로 설계·합성하고, 이를 기반으로 세계 최고 수준의 저열팽창 특성을 갖는 에폭시 소재 기술을 만들어냈다.

지금까지의 에폭시 기술은 구성성분의 대다수를 차지하던 보충재(실리카)의 함량을 높여 왔다. 이와 같은 작업이 열팽창 계수를 낮춰주고 이에 초점을 뒀었다.

그러나 이 경우 점도가 지나치게 높아져 공정 용이성이 떨어진다는 한계가 있었다.

전 박사팀이 만들어낸 기술은 에폭시 수지 자체의 구조 변화만을 통해 소재의 공정 용이성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열팽창계수를 반도체 칩과 거의 유사한 '3ppm/℃' 수준까지 조절했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또한 대량 합성도 용이해졌고, 반도체 패키징에 사용되는 모든 형태의 에폭시 소재 제조에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 기술을 활용한 에폭시 밀봉재는 일본산 제품의 한계였던 12인치 이상이라는 장벽을 뛰어넘으며 대면적 패키징이 가능해졌고, 향후 인공지능, 자율주행차 등에 필요한 고성능 반도체 제작에 폭넓게 사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해당 기술은 2018년 10월 도쿄 제조 전문기업인 사화페인트공업에 넘겨 이전됐고, 삼화페인트공업이 이 기술을 활용한 신규 에폭시 수지 4종의 양산 준비를 완료했다.

생기원 관계자는 “기술을 개발한 사실이 어느 정도 상용화됐을 때 알려지는 게 바람직하다는 연구팀 의견이 있어 현시점에 발표하게 됐다”고 밝혔다.

전 박사는 “반도체 기술은 지금껏 절대적으로 일본의 영향력이 컸고 우리의 일본 의존도도 컸다”면서 “드디어 기술의 우위를 뒤바꿀 수 있는 독보적인 원천기술이 만들어졌다. 양산된 제품이 앞으로 성공적으로 출시되고 사용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지원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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