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으로 문화재 관찰...겉도 예쁘고 속도 예쁘네
빛으로 문화재 관찰...겉도 예쁘고 속도 예쁘네
  • 이지선 기자
  • 승인 2021.01.27 20:04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보이는 빛, 보이지 않는 빛으로 문화재 관찰...환상적인 문화재의 면모 보여
오래된 문화재는 진단도 가끔 필요...적외선 검사 등 과학적으로 진단
수많은 비단벌레의 날개로 만든 말안장가리개 눈길
오래토록 잠들어 있던 벽화가 깨어나다...쌍영총 벽화 영상 눈길
▲ 금동 비단벌레 말안장가리개. 수많은 비단벌레 날개를 조합해 만든 문화재인데, 경이롭기까지 하다. (사진=내외방송 이지선 기자)
▲ 금동 비단벌레 말안장가리개. 수많은 비단벌레 날개를 조합해 만든 문화재인데, 경이롭기까지 하다. (사진=내외방송 이지선 기자)

(내외방송=이지선 기자) 국립중앙박물관은 주제부터 특별한 특별전 ‘빛의 과학, 문화재의 비밀을 밝히다’를 2020년 8월 25일부터 2021년 2월 14일까지 국립중앙박물관 1층에서 개최하고 있다.

이름부터 흥미로운 이 전시는 1부 ‘보이는 빛, 문화재의 색이 되다’, 2부 ‘보이지 않는 빛, 문화재의 비밀을 밝히다’, 3부 ‘문화재를 진찰하다’로 구성돼 문화재의 숨겨진 비밀을 과학적으로 풀어내기도 했다. 빛이 다양하게 사용돼 빛이 없으면 안 되는 그 의미를 알게 된 후의 그 쾌는 말할 수 없이 크다.

문화재의 색은 천연 재료의 본래 색과 더불어 인위적 가공에 의해 만들어진 물질의 색이 어우러져 새로운 빛깔을 낸다. 토기, 도자기, 금속, 유리, 목제, 나전칠기, 회화 등은 이런 과정을 거쳐 다양한 빛깔을 보여준다.

그렇다면 이런 과정을 거쳐 하나의 위대한 작품으로 탄생된 문화재들을 단순 감상하거나 내부 검사, 관찰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가장 중요할까를 따지자면 바로 빛이다. 특히 문화재를 감상하기 위한 광원은 문화재가 갖고 있는 본래의 색이 잘 보이도록 해야 한다. 태양빛과 비슷한 조명, 즉 연색성이 우수한 조명을 비출수록 사람들은 본래 물체의 색을 잘 인식하게 된다.

눈길을 끌었던 한 상자는 전복껍데기로 만든 나전으로 된 상자 중에 하나였는데, 나전 칠 용무늬 상자는 특히 전체 면을 용무늬로 꾸며 왕실에서 사용했을 것으로 추측된다. 나전칠기야 말로 빛으로 창조된 예술품이다. 무지갯빛처럼 반짝이는 자개의 빛과 옻칠이 어우러져 기가 막힌 색을 내뿜는다.

금동 비단벌레 말안장가리개는 정말 비단벌레의 날개들을 이용해 만들어 눈길을 사로잡는다. 수많은 비단벌레로 말안장가리개를 만들었을 것을 생각하니 자연을 통해서 빛나는 색감을 만들어냈을 선조들의 지혜에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

▲ 겉으로 볼 때는 말을 탄 사람 형상의 장식품 따위로만 보일지 모르지만, 알고 보면 주전자라는 사실을 X선 빛을 통해 알 수 있다. (사진=내외방송 이지선 기자)
▲ 기마 인물형 토기. 겉으로 볼 때는 말을 탄 사람 형상의 장식품 따위로만 보일지 모르지만, 알고 보면 주전자라는 사실을 X선 빛을 통해 알 수 있다. (사진=내외방송 이지선 기자)

보존과학에서는 눈에 보이는 가시광선만이 아니라 적외선, 자외선, 엑스선 등 눈으로 볼 수 없는 빛도 활용한다. 특히 적외선은 표면을 투과하는데, 특히 먹은 적외선을 반사하지 않고 거의 흡수해 적외선 사진에 검게 나타난다고 한다. 그래서 먹으로 쓰인 글씨의 흔적이나 회화의 밑그림을 조사하는 데 유용하다. 엑스선은 문화재의 내부 구조와 상태, 성분 등을 조사한다.

말을 탄 사람 형상으로 만든 주전자인 기마 인물형 토기는 말의 뒤에 있는 통로로 물을 넣고 말 앞쪽에 트여 있는 또 다른 통로로 물을 따를 수 있도록 정교하게 만들어졌다. X선으로 촬영해 속까지 들여다 볼 수 있도록 했다. 이 속 관찰로 인해 이것이 주전자였음을 다시 한 번 확인하게 된 것이다.

목간을 적외선으로 관찰하니 구구단, 논어의 공야장 등 글씨가 쓰여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육안으로 보면 관찰되지 않는 무언가가 적외선에 비췄을 때 달라진다는 것에 신비로움을 느꼈다.

▲ 그림을 가릴 부위에 흰색 연백을 바른다, 연백을 바른 부위에 벽화를 그린다. 바로 그렇게 작품은 탄생했다. 하지만 오랜 세월이 흘러 벽화도 희미해진다. 1500년이 지나 적외선은 희미해진 그림을 선명하게 보여준다. 오랫동안 잠들었던 벽화는 그렇게 깨어난다. (사진=내외방송 이지선 기자)
▲ 고구려 쌍영총 벽화. 그림을 그릴 부위에 흰색 연백을 바른다, 연백을 바른 부위에 벽화를 그린다. 바로 그렇게 작품은 탄생했다. 하지만 오랜 세월이 흘러 벽화도 희미해진다. 1500년이 지나 적외선은 희미해진 그림을 선명하게 보여준다. 오랫동안 잠들었던 벽화는 그렇게 깨어난다. (사진=내외방송 이지선 기자)

고구려 쌍영총 벽화를 주제로 한 영상도 발걸음을 붙잡았다. 오랜 세월을 지나면서 색상과 그림이 옅어지다 보니 실제 그림의 형상을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육안으로는 확인이 안 되는데 이것을 적외선 카메라, X선 형광분석기를 통해 원래의 형태를 찾아내는데 가슴 한쪽이 아려오는 감동이 느껴지기도 하는 대목이다. ‘경복궁 교태전 부벽화’도 2점 볼 수 있는데 이 부벽화는 이번에 처음 공개된 유물이다.

오래된 유물은 정기적으로 진단, 진찰도 필요하다.

전시 마지막 부분, 과학적으로 검진한 부처님상의 경우 CT를 활용해 금동반가사유상 등의 내부 모습과 현 상태를 함께 볼 수 있다.

▲ 제78호 금동반가사유상. 문화재도 오래되다 보니 가끔씩 진단 과정이 필요하다. 이 문화재의 내부와 현 모습을 함께 감상할 수 있다. (사진=내외방송 이지선 기자)
▲ 제78호 금동반가사유상. 문화재도 오래되다 보니 가끔씩 진단 과정이 필요하다. 이 문화재의 내부와 현 모습을 함께 감상할 수 있다. (사진=내외방송 이지선 기자)

일반적으로 열리는 유물, 미술품 관람이나 역사를 주로 다루던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이번에는 문화재를 아주 색다르게 만날 수 있는 기회를 펼쳤다. 빛이라는 단어를 수면 위에 띄워 문화재에 접목시킨 기가 막힌 전시회다.


관심기사

오늘의 이슈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법인 : (주)내외뉴스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서울, 아04690
  • 인터넷신문등록일자 : 2017년 09월 04일
  • 발행일자 : 2017년 09월 04일
  • 제호 : 내외방송
  • 내외뉴스 주간신문 등록 : 서울, 다 08044
  • 등록일 : 2008년 08월 12일
  • 발행·편집인 : 최수환
  • 서울특별시 종로구 대학로 13 (뉴스센터)
  • 대표전화 : 02-762-5114
  • 팩스 : 02-747-5344
  • 청소년보호책임자 : 최유진
  • 내외방송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내외방송.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nwtn.co.kr
인신위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