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헝다그룹, ‘디폴트’ 기습 공시…中 정부 심야성명으로 개입 나서
中헝다그룹, ‘디폴트’ 기습 공시…中 정부 심야성명으로 개입 나서
  • 김준호 기자
  • 승인 2021.12.06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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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AFP연합뉴스)
(사진=AFP연합뉴스)

(내외방송=김준호 기자) 중국의 부동산 업체 헝다그룹이 자금 부족으로 채무를 못 갚을 수 있다면서 사실상 채무불이행(디폴트)를 예고하고 나서면서 중국 부동산 위기가 다시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중국 정부가 심야성명을 발표하며 진화에 나섰지만, 달러 채권 등 전체 채무가 순차적으로 잇따라 폭발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5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헝다는 지난 3일 밤 홍콩 증권거래소 공시를 통해 “2억 6천만 달러(약 3075억원)의 채무 상환 의무를 이행하라는 통보를 받았지만 이를 상환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이 채무를 갚지 못하면 다른 달러 채권 조기 상환 요구를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헝다그룹이 이번 채무를 상환하지 않으면 다른 채권의 조기 상환도 요구되면서 192억 3600만 달러(약 22조 7천억원) 규모에 달하는 전체 달러 채권 연쇄 디폴트로 이어질 수 있다.

중요한 것은 헝다그룹의 디폴트 예고가 3일 심야에 홍콩 증권거래소에 '기습 공시'를 통해 기습적으로 이루어졌다는 점으로, 이는 중국 정부 당국과 상의 없이 일방적으로 통보했다는 것이다. 헝다그룹은 지난 10월 당시 해당 채권자들과 개별 협상을 통해 상환 기간을 내년 1월까지 3개월 연장했었는데, 약속을 깨버렸기 때문이다.

상황이 급하게 돌아가자 중국 광둥성 정부가 나섰다. 이날 밤 쉬자인 헝다그룹 회장을 소환했다. 이후 광둥성 정부는 회사 정상화 차원에서 헝다에 업무팀을 파견해 리스크(위험) 관리 및 내부 통제로 정상적인 회사 운영을 돕기로 했다.

중국 정부 당국은 헝다그룹의 디폴트가 이루어진다 하더라도 중국 경제는 물론이고 글로벌 경제에 별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 장담하고 있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심야성명에서 “국제 달러채 시장에서 투자자들은 비교적 성숙하고 관련 문제를 처리할 명확한 법적 규정과 절차도 존재한다”며 “단기적인 부동산 기업의 위험이 중장기적으로 시장의 정상적 융자 기능에 영향을 끼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물론 중국 정부가 헝다그룹 사태가 중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중국 최대의 부동산 국유기업 등을 통해 분할 인수할 수도 있다. 그럼으로써 국유부동산 업체들은 당장 몸집을 불릴 수도 있겠지만 헝다그룹의 부실을 그대로 떠안는다는 점에서 사태는 더욱 악화될 수 있다.

문제는 헝다그룹과 같은 부실 부동산 업체들이 하나가 아니라는 점이 더욱 심각하다. 1일 블룸버그 통신은 “중국 100대 부동산 개발 업체들의 11월 신규 주택 판매액은 7,510억 위안에 그쳐 전년 동기 대비 무려 38%나 폭락했다”고 이 보도했다. 이는 10월의 감소율 32%보다 더 떨어진 것이다.

지금의 헝다그룹의 사태는 중국 시진핑 공산당 정권의 공동부유 정책에서 기인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시진핑 주석이 공동부유를 주창하면서 부동산 경기에 대한 전면적인 재조정을 선언하게 된다. 이후 중국 정부의 부동산 대출을 억제하기 시작했는데, 이러한 상황을 전혀 예측하지 못했다. 중국정부의 금융 제제가 가해지자 곧바로 헝다그룹은 재정 위기국면으로 빠져들게 된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헝다가 파산하면 중국 국내총생산(GDP)의 25%를 차지하는 부동산 분야 전반으로 위기가 확산, 경제 전반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뿐만 아니라 중국 내 건설현장 프로젝트에 참여한 대형 시공사들과 자재 공급업체들의 부도 위기에도 직면할 수도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중국 정부의 예상과는 달리 이번 헝다그룹의 디폴트는 중국 경제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게 된다는 분석이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중국 정부가 파산 위기에 빠진 헝다를 해체하는 수순에 들어갔다”고 전했다.

신용평가기관 무디스는 이날 공개한 보고서에서 “부동산 시장이 내년까지 약세를 유지할 가능성이 있다”며 “주택 구매자와 금융기관이 신용이 낮은 업체를 기피하면서 이미 어려운 기업 환경이 더 악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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