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 보장률, 한의원 53.7%·한방병원 35.1%로 낮아
대한한의사협회 "윤석열 정부, 과학과 기술, 혁신 필요"
(내외방송=정지원 기자) 대한한의사협회가 한의계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14일 대한한의사협회(이하 한의협)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한의계는 낮은 한의 건강보험 보장률 상황에서 정부의 친의과 중심 건강보험정책 등으로 인해 지속적으로 어려운 상황에 놓여있다.
한의협은 내년 요양급여비용 계약 협상에서 한의의료기관의 어려움을 타개하고, 환자 중심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합리적인 수가 인상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지난해 12월 발표한 '2020년도 건강보험환자 진료비 실태조사'를 살펴보면 건강보험 보장률이 65.3%임에 비해 한의원은 53.7%, 한방병원은 35.1%로 보장률이 낮다.
한의협은 낮은 보장률로 인해 국민들의 한의의료기관 선택권을 저해함과 동시에 한의의료기관의 입장에서도 환자에게 최적화된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제한적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역설했다.
이는 실제로 한의의료기관 실 수진자(진료를 받는 사람) 수 감소로 이어졌으며 최근 5년 동안 평균 2.9%씩 감소됐다고 협회는 밝혔다.
실 수진자수 감소는 고령화 시대에 한의 의료서비스 이용이 증가할 수밖에 없는 상황과 반대로 한의 의료기관의 총 진료비 증가율 둔화로 이어졌다.
지난 2014년 건강보험 총 진료비 중 4.2%를 차지했던 한의의료기관 진료비 점유율이 작년에는 3.3%까지 떨어졌다.
이번 수가협상 단장을 맡은 이진호 보험부회장은 지난 12일 국민건강보험공단과의 1차 수가협상 종료 후 브리핑을 통해 "협회는 국민들이 한의의료기관을 이용하는 데 불편함이 없도록 지속적으로 건강보험 보장성 확대를 요구해 왔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의 소극적인 급여 보장과 특정지역 눈치 보기식 행정으로 한의 건강보험 보장률은 개선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협상은 한의약이 국민에게 더 다가설 수 있도록 노력하는 동시에 한의 의료기관의 운영 어려움을 개선할 수 있도록 현실화 및 체계화된 수가 인상을 반드시 이끌어내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이다.
이 단장은 "국민 건강 도약과 성장의 출발점은 한의사의 묶인 손발을 푸는 데 있다"며 "윤석열 대통령의 취임사에서도 알 수 있듯이 도약과 빠른 성장은 오로지 과학과 기술, 그리고 혁신에 의해서만 이뤄낼 수 있다"고 언급했다.
기기를 활용한 물리치료에서도 잘못된 접근을 하고 있다며 꼬집었다.
한의사가 실제 임상에서 기기를 활용한 물리치료를 시행하고 있음에도 이를 급여화하거나 비급여행위로 목록화하는 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으며 정확한 진단과 치료 결과 확인을 위한 도구사용을 모두 막아놨다는 것이다.
이 단장은 이에 대해 "새롭게 출범한 윤석열 정부에서는 의과 중심의 독점적인 의료환경을 변화시키고, 그동안 소외됐던 한의의료의 도약과 성장이 이뤄지길 기대하며 그 시작점은 이번 수가협상이 돼야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