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편중 해소 시급
(내외방송=권혜영 기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화와 중국 상하이 봉쇄 등으로 글로벌 공급망 혼란이 심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가 중점적으로 관리해야 할 수입품목 모니터링 대상은 중국산 품목이고 중국 편중 현상을 해결하는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는 30일 최남석 전북대 교수에게 의뢰해 진행한 '한국경제 산업 핵심 물자 현황 및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한국의 주요 무역 대상국인 중국, 일본, 미국을 대상으로 수입의존도가 높은 품목 현황을 점검하고 관리가 필요한 핵심 수입품목 리스트를 제시했다.
보고서는 관리가 필요한 핵심 수입품목으로 수입의존도가 90% 이상이며 수입 금액 규모가 최상위 30%에 해당하는 228개 품목을 명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228개 품목 중 중국산 품목이 172개로 75.5%의 비중을 차지했고, 일본산 품목은 32개로 14%의 비중을 보였고, 미국산 품목은 24개로 10.5%의 비중으로 나타났다.
또한, 핵심 수입품목으로 관리해야 할 228개 품목 중에서 기업 간 거래가 많고, 상대국에 대한 전후방 GVC(Global Value Chain) 산업의 영향을 많이 받아 글로벌 공급망 안전성이 취약하다고 판단되는 133개 품목도 별도로 제시했다.
133개 품목 중 중국산 품목이 대부분(95.4%)이고, 일본산 품목과 미국산 품목은 각각 2.3%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경련은 지난해 요소수 사태에서 경험한 것처럼 핵심 수입품목이 중국에 편향되면서 우리나라 전체 공급망이 취약해진 현실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요소수는 경유차의 오염물질을 줄여주는 필수 액체로 지난해 중국에 석탄이 없어서 요소수 생산이 불가능했다. 우리나라는 중국에서만 수입해오다가 요소수를 구할 곳이 없어서 요소수 부족 사태가 발행했다.
요소수는 경유차뿐 아니라 화물차 등에도 필수로 쓰이기 때문에 없으면 물류 마비 사태, 소방차가 못 다니는 사태 등 심각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요소수 사태처럼 상대국 산업의 영향을 많이 받아 공급망 안정성이 떨어질 수 있다.
관리가 필요한 중국산 핵심 수입품목의 경우 전기제품, 기계 및 컴퓨터, 철강, 유·무기화합물, 유리, 의료용품, 비철금속 등 산업용 원자재가 주를 이루고 있어, 우리나라 산업 전분야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망간(강철 제조 시 필수 소재), 흑연(전기차 배터리의 음극재에 활용되는 필수 원료), 마그네슘(자동차 경량화를 위한 중요 소재) 등이 관리가 필요한 대표적인 중국산 수입 품목이다.
전경련은 보고서에서 핵심 수입품목으로 관리해야 할 228개 품목 중에서 글로벌 공급망 안전성이 취약하다고 판단되는 133개 품목에 대해서는 조기경보관리 체계를 수립하고 국내 민간기업의 현장 수요를 중심으로 정부의 대처방안을 맞춤형으로 상시 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환익 전경련 산업본부장은 "우크라이나 전쟁과 상하이 봉쇄가 장기화되는 등 글로벌 공급망 위기가 악화되고 있다"고 우려하면서 "수입선 다변화, 글로벌 공급망 동맹 적극 참여 등을 통해 핵심 수입품목의 중국 편중 현상을 해소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