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시작해 오는 12일까지 열려

(내외방송=이지선 기자) “아이고 배야~” “까르르” 경기도 일산 강선초등학교 학생들이 고양아람누리에 모여 바닥에 낙서를 하고 있다.
메시지를 적기도, 예쁜 그림도 그려본다. 분필을 이용해 최선을 다해 땀 흘리며 그림을 그리는 모습, 그것을 지켜보고 있는 선생님. 프로그램의 일환인가 싶었다.
이제 봄이구나. 다시 상권이나 실내문화공간도 이용객들로 살아나는 구나를 느끼게 해준 상징적인 본보기가 바로 아이들이었다.
한동안 고양아람누리는 침체돼있었다. 아람누리에 공들여 만들어놓은 푸른 잔디는 아이들의 함성소리 덕분에 제 역할을 하며 햇볕에 물까지 맞아가며 일광욕을 즐기고 있는 듯이 느껴졌다.

아람누리는 일산 정발산역에 위치하고 있다. 지하 2층 갤러리누리에서는 ‘강연금 개인전: 사월의 수필’이 단아하고 차분한 분위기 가운데 열리고 있었다.
이번 전시회는 지난 7일부터 오는 12일까지 열린다. 내외방송에서는 지난 9일 아람누리를 찾아 한 작가의 일생을 들여다보는 작업을 했다.
작품에는 원래 작가의 일생, 일상, 사상 등이 녹아있다. 그런데 ‘수필’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다니. 자신의 일상을 통해 마음을 열어 보여준 작가가 용기 있고, 자신의 삶을 사랑하는 건강한 마음의 소유자라는 것이 느껴졌다.
‘사월의 수필’이라는 작품은 전시회의 제목이기도 한데, 작가의 마음은, 일상은 이렇듯 소박하고 고요한 가운데 내면의 끊임없는 갈구를 통해 피어내는 꽃처럼 빛이 나는 것 같다.

‘언제나 너였다’는 그림 제목에 더 이끌렸다. 항상 어떤 것, 어느 누군가를 잊지 않고 늘 바라봄은 축복이다.
‘늦지 않게’라는 작품은 무언가에 쫒기는 듯한 느낌을 받았는데, 좋게 표현하면 자신감과 열정을 그린 것 같았다. 늦는다는 개념은 게으름 등의 단어와 결부되는데, 늦는 것은 좋지 못하지만 느려서 신중한 것도 나쁘지는 않다는 나름의 해석을 해봤다.

‘조우’라는 그림이 좋았다. 설레는 만남은 생각할수록 삶의 활력을 준다.

‘신비의 시간’ 속에 있는 꽃들은 고개를 푹 숙인 꽃들도 더러 섞여있다. 풀이 죽은 게 아니라 해바라기는 잘 영글었다는 뜻으로 고개를 숙이곤 하는데 바로 이것을 나타낸 게 아닐까. 해바라기라는 꽃이 참 좋다. 일평생 해만 바라보며 에너지를 얻는 의리의 꽃이다.
‘언제나처럼’ 이라는 작품은 그저 고요한 분위기의 그림이었는데, 작가의 ‘언제나’는 과연 어떤 모습일까. 궁금해졌다. 작가의 일상마저 궁금해지는 그런 전시회다. 그러면서 나 자신의 삶도 돌아보게 되는, 작지만 알찬 전시회였다.

‘열매’라는 작품에서 잘 익은 과육을 보여준 작가. 작가의 마음은 바로 이런 것인 것 같다. 잘 익은, 잘 영글어 고개를 숙이듯 겸손한 자태일 것이라 추측해본다.
‘담다’라는 작품 속 작은 그릇에는 무엇이 담겨있을지 궁금했다. 현재가 초여름 날씨라 그런지 열무김치가 국물과 함께 담겨있지는 않은지, 수정과가 담긴 것은 아닐지 봄, 초여름과 관련된 여러 가지 추측을 해봤다.
그림을 통한 작가와의 대화는 분명히 구경을 마치고 나왔을 때 교훈을 얻는다. 차분하면서도 고요한 마음 상태, 겸손함, 잘 익은, 잘 영근 과일과 해바라기처럼 건강하면서도 작은 몸부림으로 큰 것을 해내고야 마는 그런 근성까지 여러 가지를 느끼고 온 전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