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회를 가다]"선명한 라인과 생기 넘치는 색채를 보라"
[전시회를 가다]"선명한 라인과 생기 넘치는 색채를 보라"
  • 박세정 기자
  • 승인 2022.09.27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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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피아 자그놀리 국내 최초 전시 'LIFE IS COLOR'
내달 1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미술관에서 개최
올림피아 자그놀리 특별전 'LIFE IS COLOR' 전시회 내부. 2022.9.27. (사진=박세정 기자)
올림피아 자그놀리 특별전 'LIFE IS COLOR' 전시회 내부. 2022.9.27. (사진=박세정 기자)

(내외방송=박세정 기자) 서울시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미술관에서 지난 5월 27일부터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일러스트레이터인 올림피아 자그놀리 특별전 'LIFE IS COLOR'이 개최되고 있다.

이번 전시는 올림피아 자그놀리의 국내 첫 전시이며 작가의 지난 10년간의 작업들 중 엄선된 150여점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전시회 관계자는 "때로는 이미지가 글보다 더 큰 목소리를 낼 수 있음을 일러스트를 통해 실현하기도 한다"며 "그림이 가지고 있는 진정한 내적의 힘은 제한이나 번역 없이 누구나 그림만 보고도 이해할 수 있다는 것에 있다"고 27일 밝혔다.

'내외방송'은 이날 생동감 있는 색채로 자유분방하게 표현된 작품들을 보기위해 전시회장을 찾았다.

2022.9.27. (사진=박세정 기자)
올림피아 자그놀리, Illustration for a mural. 2022.9.27. (사진=박세정 기자)

입구에서부터 반겨주는 자그놀리의 작품, 실제로는 눈동자가 움직이며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관람객들에게 재미를 선사한다.

전시회는 11개의 섹션으로 이뤄지며 그 중 섹션 4에서는 한국 전시를 기념해 자그놀리의 올해 신작인 'THE KISS/ILBACIO' 를 공개한다.

올림피아 자그놀리는 1984년 몬테키오 에밀리아 태생으로 일러스트레이터이자 다방면으로 활동하는 작가이다.

작가의 작품들은 세계 각지에서 기업 브랜드 협업 및 인쇄매체, 갤러리 전시, 전철 역사 광고 등을 통해 볼 수 있다.

자그놀리는 The New York Times, The New Yorker, Vogue 등의 잡지 및 출판사에서 다양한 종류의 도서에 일러스트레이션이 실리는 유명 인사다.

올림피아 자그놀리, Poster for International Day Against Homo-Lesbo-Bi-Transphobia. 2022.9.27. (사진=박세정 기자)
올림피아 자그놀리, Poster for International Day Against Homo-Lesbo-Bi-Transphobia. 2022.9.27. (사진=박세정 기자)

다양한 색깔을 가진 사람들이 춤을 추는 듯하기도 자신들의 주장을 내세우며 시위를 하는 것 같기도 하다.

검은 바탕 속에서 다채로우면서 선명한 색감은 사람의 형상을 더 부각시키며 지구촌에 살아가는 다양한 민족들을 표현하듯 모두 각기 다른 모습을 나타낸다.

이 작품은 아이다호빗 2021 에밀리아 로마냐의 LGBT 혐오에 반대하는 국제 행사날을 기념해 그래픽 디자이너 라이사 파르디니와 콜라보한 포스터이다.

전시회 관계자는 "작가는 상상에서 탄생된 인물들의 초상, 사람과 사람과의 만남, 만남 안에서의 교감과 서로 주고받은 영향들을 작품에 녹여냈다"며 "인물들은 작가의 작품에 자주 등장하는 요소이며 각각 인물들의 독창적인 성격은 그들을 나타내는 색상과 성별, 형태 등으로 묘사된다"고 말했다.

올림피아 자그놀리, Illustration on introspection. 2022.9.27. (사진=박세정 기자)
올림피아 자그놀리, Illustration on introspection. 2022.9.27. (사진=박세정 기자)

사진상으로는 한 면에 캔버스 위에 입체감과 원근감을 표현한 것 같지만 실물을 보면 작가의 작품을 패널로 제작해 안으로 들어갈수록 더 작아지는 그림을 3D로 표현해냈다.

몸을 이리저리 움직이기도 하고 안으로 들어가 보며 사진을 찍으며 감상하다 보면 매혹적이고 입체적인 그림 속으로 빠져들게 된다.

마치 미로 속에서 길을 헤매는 것처럼 그림 속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는 듯 몽롱한 기분을 안겨준다.

올림피아 자그놀이, Architectural Illustrations. 2022..9.27. (사진=박세정 기자)
올림피아 자그놀이, Architectural Illustrations. 2022..9.27. (사진=박세정 기자)

노을이 지듯 붉게 표현된 색감과 동그랗게 뜬 달과 함께 뉴욕의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이 보인다.

작가의 그림의 특징처럼 번역이나 설명이 없어도 무엇인지 단번에 이해할 수 있을 만큼 전달력이 뛰어난 작품이다.

직선과 곡선을 단순하게 표현한 것 같지만 그 명료함은 뇌리에 뚜렷하게 박힌다.

전시회 관계자는 "외국 대도시의 에너지와 새로움은 자그놀리의 작품에서 자주 발견되는 요소들이다"고 전했다.

올림피아 자그놀리, A Taste of Summer.
올림피아 자그놀리, A Taste of Summer. 2022.9.27. (사진=박세정 기자)

시원해 보이는 민소매와 선글라스, 녹고 있는 아이스크림은 뜨거운 여름날을 여실하게 보여준다.

파란 바둑판무늬를 한 청량한 색감의 옷과 함께 형형색색 올라간 아이스크림 등 다양한 컬러들이 서로의 존재감을 내뿜듯 화면을 꽉 채운다.

핑크빛 배경화면은 강렬한 햇빛을 표현하듯 더운 여름날의 열기처럼 느껴진다.

전시회 관계자는 "이 작품은 뉴요커 2019년 여름호 표지로 제작된 일러스트이며 아트디렉터가 '도시의 여름'이라는 테마로 아이디어를 보내달라 하자 선택된 작품이다"며 "뉴요커지의 표지를 장식하는 것은 일러스트레이터들의 커리어에서 일종의 이정표로 여겨진다"고 전했다.

또한 관계자는 "자그놀리의 캔버스 안에서 보이는 행복한 캐릭터들은 독특한 복장과 머리모양을 하며 각각의 자유로운 방식을 통해 관람객들에게 긍정적인 메시지를 선사한다"고 말했다.

올림피아 자그놀리, 178 Hours in Isolation in Milan. 2022.9.27. (사진=박세정 기자)
올림피아 자그놀리, 178 Hours in Isolation in Milan. 2022.9.27. (사진=박세정 기자)

출구가 없는 듯한 공간에 갇힌 사람들이 이러 저리 나갈 곳을 찾는 듯하다. 

검은색 벽면으로 둘러싸인 공간은 밝게 비추는 빛과 대비되며 폐쇄감과 공포감을 극대화시킨다.

막막한 일을 맞이했을 때 검은 암흑 속 한줄기 빛이라고 찾고 싶은 심정을 표현한 것일까.

답을 찾고 싶고 출구를 급하게 찾을 때는 보이지 않았던 것도 마음을 내려놓고 하나하나 일을 해결하다 보면 언젠간 한줄기 빛과 함께 탈출구를 찾게 될 것이다.

전시회 관계자는 "이 작품은 2020년 봄 이탈리아의 코로나 봉쇄 기간 중 뉴욕타임즈가 의뢰한 여덟 점의 삽화 시리즈다"며 "전례 없는 의미를 지니게 된 집에서 차분한 시간을 보낸 수일간의 일기를 그린 일러스트이다"고 밝혔다.

올림피아 자그놀리, The Kiss/ II Bacio. 2022.9.27. (사진=박세정 기자)
올림피아 자그놀리, The Kiss/ II Bacio. 2022.9.27. (사진=박세정 기자)

같은 형태를 한 그림이지만 색감을 어떻게 조합했는지에 따라 각기 다른 분위기를 연출한다.

따뜻한 색감은 풋풋한 사랑을 나타내기도 강렬한 색감은 불타는 사랑을 표현하는 듯 저마다 주는 느낌들은 각기 각색이다.

대칭이 주어지는 정갈함과 원형이 주는 안정감은 마음을 차분하게 만들어주기도 한다.

전시회 관계자는 "이 작품은 한국 전시회를 위해 특별히 제작된 유화 연작들이다"며 "작가의 작품 속 안에서의 키스는 두 사람, 두 형체, 두 컬러가 만나 가장 완벽한 방법으로 표출되어지는 충만하고 긍정적인 에너지의 표현이다"고 말했다.

올림피아 자그놀리 특별전 중 'Jungle Room', 2022.9.27. (사진=박세정 기자)
올림피아 자그놀리 특별전 중 'Jungle Room', 2022.9.27. (사진=박세정 기자)

금방이라도 타잔이 소리를 지르며 튀어나올 듯한 이곳은 이번 전시를 위해 마련된 정글룸이다.

초록색 그림들과 조명들은 심리적인 안정감을 주면서도 정글이라는 공간이 주는 신비감이 설렘을 안겨준다.

올림피아 자그놀리 특별전 중 'Jungle Room', 2022.9.27. (사진=박세정 기자)
올림피아 자그놀리 특별전 중 'Jungle Room', 2022.9.27. (사진=박세정 기자)

그림 곳곳에 숨겨져있는 여성 실루엣은 자연 속에서 살고 있는 듯 실오라기를 걸치지 않고 거리낌 없이 뛰놀고 있어 정글의 느낌을 더 강렬하게 인식시켜준다.

전시회 관계자는 "이 전시관은 이번 전시를 위해 특별히 제작된 방이며 자연에서 모티브를 얻은 작품 중 한 점을 골라 이미지, 소품 등을 통해 작품을 새롭게 표현한 것이다"고 전했다. 

올림피아 자그놀리, La Grande Estate. 2022.9.27. (사진=박세정 기자)
올림피아 자그놀리, La Grande Estate. 2022.9.27. (사진=박세정 기자)

토스카나의 아름다운 시골 풍경은 작가의 기법과 새롭게 만나 색다른 매력을 풍겨준다.

세련되고 감각적인 색감과 표현방식은 도시 마을처럼 모던한 분위기를 자아내기도 한다.

노을이 지는 풍경은 붉은 계통의 색상으로 표현하는 보편적인 방식과 달리 무지개를 연상하는 다양한 색상들이 동화 속 삽화를 보는 것처럼 상상력을 불러일으킨다.

전시회 관계자는 "이탈리아에서 태어나고 자란 그녀는 어린 시절부터 카라밧지오와 멘디니 등 대가들의 예술 작품들을 가까이 접하며 지냈다"며 "그녀는 부드러운 형태와 강렬한 색상, 인물과 공간들이 상호작용을 일으키며 만들어내는 시각적 언어를 통해 관객과 소통한다"고 말했다.

올림피아 자그놀리, Aeolian Islands. 2022.9.27. (사진=박세정 기자)
올림피아 자그놀리, Aeolian Islands. 2022.9.27. (사진=박세정 기자)

상의를 탈의한 채 앉아 있는 여성, 남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누워있는 여성 등 인물들의 표정은 생략돼 있지만 편안하게 휴식을 취하는 여성의 모습이 보인다.

자연과 하나가 된 듯 각기 다른 자세를 취하며 휴식시간을 보내고 있는 듯 나른한 분위기가 연출된다.

전시회 관계자는 "작가의 다양한 사회적 이슈에 대한 관심은 난민 구호, 여성 해방 등을 표현한 다수의 이미지들에서 찾아볼 수 있다"고 말했다.

올림피아 자그놀리, How to Eat Spaghettti Like a Lady. 2022.9.27. (사진=박세정 기자)
올림피아 자그놀리, How to Eat Spaghettti Like a Lady. 2022.9.27. (사진=박세정 기자)

아크로바틱을 하는 듯 곡예를 펼치는 여성들이 스파게티 면을 먹고 있다.

엉덩이 위에 그릇을 올려놓기도 물구나무자세를 취하며 각양각색의 자세를 취하며 스파게티를 후루룩 먹는 모습이다.

아슬아슬한 자세를 취한 사람들 너머로 보이는 선명한 색감과 곡선이 주는 유연감 등은 이 작품이 주는 매력적인 요소이다. 

전시회 관계자는 "현대의 해방된 여성들이 자신들이 원하는 방법대로 스파게티를 먹는 것으로 기존 에티켓을 뒤집어엎은 작품이다"고 말했다.

선명한 색감과 함께 각각의 작품 속에서 작가가 던지는 메시지는 무엇인지 확인하고 싶다면 다음 달 1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미술관으로 방문해 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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