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회를 가다] "프레임 속에 날 가두지 마세요"...구명선 개인전 개최
[전시회를 가다] "프레임 속에 날 가두지 마세요"...구명선 개인전 개최
  • 박세정 기자
  • 승인 2022.10.09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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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까지 갤러리조선 2층에서 개최
대표작 '날 가두지 마세요'  옆에 서있는 구명선 작가의 모습. 2022.10.05. (사진=박세정 기자)
대표작 '날 가두지 마세요' 옆에 서있는 구명선 작가의 모습. 2022.10.05. (사진=박세정 기자)

(내외방송=박세정 기자) 누구나 한 번쯤 가벼운 마음을 갖고 흰 도화지에 연필을 가지고 쓱싹쓱싹 그림을 그려본 적이 있을 것이다.

쉬워 보이는 물체도 연필만 사용해 명암과 빛을 표현하자니 여간 어렵게 느껴진다.

그렸다 지웠다를 반복하다 보니 어느새 손은 까매지고 지우개 가루는 사방에 널리 퍼져 있다.

기초적이고 기본적으로 보이는 것도 일을 시작하기 전엔 쉽게 느껴지지만 막상 손을 대면 그 선을 충족하기란 쉽지 않은 것을 알 수 있다.

'내외방송'은 지난 5일 서울시 종로구 소재 갤러리조선에서 개최되고 있는 구명선 작가의 '프레임 속에 날 가드지 마세요' 전시회 현장을 찾았다.

구명선의 개인전 '프레임 속에 날 가드지 마세요' 전시회 내부 전경. 2022.10.05. (사진=박세정 기자)
구명선의 개인전 '프레임 속에 날 가드지 마세요' 전시회 내부 전경. 2022.10.05. (사진=박세정 기자)

구 작가는 "초상화는 사실적인 인물을 묘사하는 방식으로 오랫동안 존재했으나 카메라와 함께 등장한 '모사적 초상화'는 기록이라는 의무에서 해방된다"며 "이제는 포스트모던 안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표현되는 초상화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작가는 "새로운 프레임들이 생겨나고 우리의 초상화는 변화되기에 지금은 새로운 프레임 안에 우리의 모습을 담은 새로운 초상화를 그려야 하기에 '(낡은) 프레임 속에 날 가두지 마세요'라는 의미로 전시회를 기획했다"고 말했다.

구명선, '날 가두지 마세요'. 2022.10.05. (사진=박세정 기자)
구명선, '날 가두지 마세요'. 2022.10.05. (사진=박세정 기자)

스카프를 쓴 여인의 주변은 마치 아우라가 풍겨지듯 환한 빛줄기가 테두리처럼 감싸져 있다.

얼굴을 가린 탓일까 비밀을 가진 한 사람처럼 혹은 다른 사람에게 자신의 모습을 숨기고 싶은 듯한 신비로운 모습이 연출된다.

오똑한 코와 앵두 같은 입술 그리고 가지런한 머리카락은 언뜻 봐도 미인의 형상을 지니고 있다.

꽁꽁 자신의 모습을 숨긴 채 옆을 응시한 여인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일까.

앙 다문 입술과 선글라스에 가려져 보이지 않는 눈과 눈썹은 다소 시크한 인상을 만들어낸다.

선글라스 렌즈에 비친 빛의 형상은 여인이 보고 있는 물체는 어떤 것일지 상상하게 만든다.

전시회 관계자는 "구 작가의 초상 이미지는 관객에게 감정 이입을 요구하고 그로부터 자신의 깊이를 채운다"고 전했다.

구명선, '그 순간을 잡으세요'. 2022.10.05. (사진=박세정 기자)
구명선, '그 순간을 잡으세요'. 2022.10.05. (사진=박세정 기자)

운동을 시작하기 전 '운동은 장비 빨이지!'하며 하나둘 관련 아이템을 모으기 시작한다.

요즘 MZ 세대에서 '테니스 열풍'이 불어오고 있다.

'이참에 나도 운동을 시작해 볼까' 하며 체육관도 알아보기 전에 테니스 의류를 찾아보고 있는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그림 속 여인은 유행에 민감한 젊은 세대의 초상처럼 말끔하게 복장을 갖춰 입고 테니스 공을 던지고 있다.

탱글탱글한 웨이브 머리와 함께 스포티한 복장을 한 여인의 모습은 '나도 한번 해볼까'하며 따라 하고 싶을 정도로 매력적인 모습을 지닌다.

전시회 관계자는 "작가의 손 끝에서 출력된 이미지는 순정 만화 캐릭터의 모습으로 여느 광고에서 본 듯한 제스처를 취하고 있는 인물들이다"고 전했다.

구명선, '당신에게 흠뻑 빠졌어요'. 2022.10.05. (사진=박세정 기자)
구명선, '당신에게 흠뻑 빠졌어요'. 2022.10.05. (사진=박세정 기자)

몽환적인 표정을 한 여인이 수영복만 입은 간소한 차림을 한 채 정면을 응시하고 있다.

짧은 머리 탓에 드러난 목덜미와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몸의 곡선은 매혹적인 자태를 뽐낸다.

여인 뒤로 펼쳐진 바다는 햇빛에 반사돼 다이아몬드처럼 눈부실 정도로 반짝이고 있다.

이러한 빛의 형상은 인물을 더 아름답게 돋보이는 요소로 작용한다.

구명선, '내 뒷모습만 봐도 알잖아. 2022.10.05. (사진=박세정 기자)
구명선, '내 뒷모습만 봐도 알잖아. 2022.10.05. (사진=박세정 기자)

손을 감춘 탓일까? 상대방을 한껏 경계하고 있는 듯한 여인의 모습이 그려진다.

무엇을 감추고 싶은 듯한 감정과 달리 훤히 드러난 등은 개방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낯선 사람을 경계한 듯 웅크린 포즈와 한껏 솟아 있는 날개뼈는 선뜻 다가가 말을 걸 수 없는 포스를 자아낸다.

전시회 관계자는 "작품 앞면 이미지는 작품 속 인물둘의 깊은 뒷면으로 안내한다"며 "그 뒷면에서 어쩌면 그림을 보고 있는 우리의 모습이나 다른 이에게 쉽게 꺼내 놓을 수 없는 각자의 뒷면을 발견하게 될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작품 저마다 각기 다른 메시지를 보이는 소묘화의 매력에 빠지고 싶다면 이달 25일까지 갤러리조선으로 방문해 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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