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회를 가다]"조각의 정체성을 제고하다"...'나를 닮은 사람(The Other Self)'
[전시회를 가다]"조각의 정체성을 제고하다"...'나를 닮은 사람(The Other Self)'
  • 박세정 기자
  • 승인 2022.09.24 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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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2일까지 일민미술관에서 개최

 

'나를 닮은 사람' 권오상, 최하늘 2인 전시회 내부. 2022.9.21. (사진=박세정 기자)
'나를 닮은 사람' 전시회 내부. 2022.9.21. (사진=박세정 기자)

(내외방송=박세정 기자) 서울시 종로구 소재 일민미술관 1전시실 및 로비에서 지난달 23일부터 권오상, 최하늘 작가의 2인전 '나를 닮은 사람' 전시회가 개최되고 있다.

전시회 관계자는 "이번 전시는 조각의 근원을 의심하고 해체하기를 갈망한 동시대 미술의 토대상에서 역설적으로 조각의 정체성을 재고한다"고 밝혔다.

'내외방송'은 지난 21일 두 조각가가 조각을 통해 보여준 기법과 방법론을 관람하기 위해 전시회장을 찾았다.

'나를 닮은 사람' 전시회 내부. 2022.9.21. (사진=박세정 기자)
'나를 닮은 사람' 전시회 내부. 2022.9.21. (사진=박세정 기자)

전시회 관계자는 "조각은 기념비로서 재현의 의무와 형식에서 해방된 이래 사실주의 미학과 미니멀리즘의 흐름 속에서 보수적으로 이원화됐다"고 전했다.

또한 관계자는 "전시 제목은 태초의 조각이 지닌 재현과 모방의 충동을 은유하며 각자 다른 배경에서 매체의 근원에 대한 탐구를 이어온 두 작가의 닮은 관계를 함축한다"고 말했다.

권오상, 마케트(Maquette). 2022.9.21. (사진=박세정 기자)
권오상, 마케트(Maquette). 2022.9.21. (사진=박세정 기자)

이 작품의 첫인상은 집안에 들어서자 집주인이 선반 위에 자신이 좋아하는 물건들을 하나둘 모아놓은 장식장 같은 느낌을 준다.

조각들은 서로 조화를 이루기보다는 각기 다른 개성과 존재감을 내뿜는다.

맨 우측에 위치한 두 사람이 싸우는 형상을 한 조각, 분홍색 형제를 가지며 전면에만 프린팅 조각을 하나하나 이어붙인 조각 등 다양한 모습을 지닌 조각들을 통해 재미를 느낄 수 있다.

'깨진 조각을 이어 붙인 것인가' 하고 다가가니 도자기 위에 프린트된 인쇄물을 붙여놓은 것이 보인다.

이처럼 이 작품은 멀리서 보았을 때는 보이지 않던 것이 가까이 다가갔을 때 눈에 보이는 예상치 못한 모습에서 작품의 매력을 느낄 수 있다.

최하늘, 나란히. 2022.9.21. (사진=박세정 기자)
최하늘, 나란히. 2022.9.21. (사진=박세정 기자)

거대한 조각을 축소해 놓은 듯한 이 작품은 마치 본래의 형상은 거대한 존재였을 것 같은 느낌을 준다.

자연이 만들어준 석산 같기도 하며 돌을 조각하고 가공한 예술작품 같기도 하다.

움푹 들어간 부분에서는 그림자가 드리우고 빛을 받는 부분은 가장 밝은 색을 띤다.

한 가지 색상으로 조각된 작품이지만 입체성으로 인해 다양한 명암을 선보이며 매혹적인 조각 작품을 선보인다.

전시회 관계자는 "최 작가에 작품을 보면 전통의 참조와 차용으로부터 현실에 유효한 조각 체계를 습득한 것을 볼 수 있다"고 전했다.

권오상, 세 조각으로 구성된 외상. 2022.9.21. (사진=박세정 기자)
권오상, 세 조각으로 구성된 외상. 2022.9.21. (사진=박세정 기자)

이 작품은 마술사가 분리 마술을 보여주는 것처럼 맨 우측은 사람의 흉상처럼 보이기도 하며 좌측 두 개의 조각은 사람의 다리처럼 보이기도 한다.

멀리서 본다면 추상적인 조형미술처럼 보이지만 다가가보면 인체 프린팅이 가미돼 사람이 분리된 듯한 또는 각각의 신체를 표현한 듯한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사람은 겉모습이나 첫인상만 보고는 파악할 수 없듯이 이 조각도 그러하지 않은가.

얼핏 보고 잠깐 보았을 때와 달리 자세히 살펴보면 예상밖에 프린팅 조각과 함께 수많은 조각들이 붙여져있고 처음에 예상했던 모습과는 전혀 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권오상, 무의미한 배출. 2022.9.21. (사진=박세정 기자)
권오상, 무의미한 배출. 2022.9.21. (사진=박세정 기자)

'아니, 전시회장에 누가 쓰레기를 버리지?' 하고 놀랄 수 있지만 조각으로 이어붙여진 작품이다.

흔히 가정 집에서 배출한 종량제 봉투처럼 갖가지 내용물들이 들어간 듯 다양한 색깔을 내뿜으며 리얼리티 한 느낌을 준다.

전시회 관계자는 "권 작가는 주제, 재현, 재료와 같은 문제에서 전통 조각이 강조한 일련의 요소를 거부하고 일상적인 사건과 사물, 산업 재료를 통해 자시만의 조형 어법으로 재해석한다"고 말했다.

닮은 듯 다른 방법론을 보여주는 두 작가의 작품을 보고 싶다면 다음 달 2일까지 일민미술관으로 방문해 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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