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회를 가다] 캔버스로 재탄생한 영화 속 명장면...이승현 개인전 '티파니에서 아침을'
[전시회를 가다] 캔버스로 재탄생한 영화 속 명장면...이승현 개인전 '티파니에서 아침을'
  • 박세정 기자
  • 승인 2022.09.22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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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달 2일까지 갤러리 도올에서 개최

 

 

이승현 개인전 '티파니에서 아침을' 전시회 내부. 2022.9.20. (사진=박세정 기자)
이승현 개인전 '티파니에서 아침을' 전시회 내부. 2022.9.20. (사진=박세정 기자)

(내외방송=박세정 기자) '문 리버'라는 단어만 들어도 누구나 흥얼거리며 떠오르는 노래와 영화는 이것일 것이다.

세계인들의 사랑을 받은 영화 '티파니에서 아침을'은 오드리 헵번의 아름다운 미모와 함께 주인공이 진정한 사랑과 자아를 찾아가는 모습은 수십 년이 지나도 잊혀지지 않는다.

갤러리 관계자는 "영화의 멈춘 장면을 보여주지 못한 시간의 흐름을 평면 회화를 통해 드러낸다"며 "우리 일상에서 잊고 살았던 기억들을 이어 붙이듯 작가의 시선에서 관찰된 또 다른 현실과 연결된 주장을 볼 수 있다"고 밝혔다.

'내외방송'은 지난 20일 영화의 아름다운 장면을 작가만의 빛과 색채를 입혀 재탄생시킨 작품을 보기 위해 전시회장을 찾았다.

이승현, Who is it. 2022.9.20. (사진=박세정 기자)
이승현, Who is it. 2022.9.20. (사진=박세정 기자)

초인종 소리에 간단히 가운만 걸치고 안대와 귀마개는 착용한 채로 나와 눈이 반쯤 감긴 채 남자 주인공을 맞이하는 오드리의 헵번이 떠오른다.

실제 영화와는 다르게 귀마개는 주인공의 미모처럼 화려하게 반짝이며 그 뒤로는 촛불 하나가 불타오르고 있다.

빛과 색감을 아름답게 표현할 줄 아는 작가의 기법이 여실히 드러나는 작품이다.

이 작가는 "처음은 이 그림 하나만 그리게 됐고 집에 들어올 때마다 나른하면서도 릴랙스 되는 느낌을 받으려고 벽에 걸어뒀다"며 "걸어둔 그림을 보면 볼수록 매력을 느끼게 됐고 이를 계기로 다른 장면까지 관심을 가지게 되며 점차 그림을 늘려나가게 됐다"고 말했다.  

이승현, 그 남자의 방. 2022.9.20. (사진=박세정 기자)

영화 속에서는 오드리 헵번에 미모의 심취해 주인공에게만 시선이 쏠리지 않는가.

반면에 작가의 그림들을 보고 있으면 주인공과 함께 주변의 사물과 배경에도 눈길이 가게 된다.

주변의 색감을 좀 더 선명하고 아름답게 재해석하기 위해 작가가 고심한 흔적이 느껴진다.

이 작품 역시 커튼 사이로 들어온 빛줄기가 전화기에 투영되고 장식장 위에 장식품에 그림자가 드리워지는 등 사소한 소품도 돋보이게 한 작가의 세심한 노력이 보인다.

흰색 가운도 단순한 색상으로 명암 차이만 줄 법하지만 푸르른 색감도 집어넣으면서 타월가운이 아닌 실크가운처럼 보이는 신비한 느낌을 안겨준다.

작가는 "그림을 보고 어떤 관람객들은 사실화가 아닌가 생각할 수 있으나  표현방식을 달리한 작품들이다"며 "어떤 것은 몽글몽글하게 표현하기도 다른것은 꼼꼼하고 빛을 신경쓰는 등 기법을 달리하며 대상마다 차이를 뒀다"고 전했다.

이승현, 햇살 가득한 날에. 2022.9.20. (사진=박세정 기자)
이승현, 햇살 가득한 날에. 2022.9.20. (사진=박세정 기자)

그림을 가까이 보기 전 사진이 아닌가 할 정도로 디테일함에 놀라게 된다.

살아있는 듯 바람에 휘날리는 듯한 식물과 빛과 그림자의 디테일함 등은 그림 같은 사진이라 착각할 정도로 생동감을 가지고 있다.

영화 속에서는 오드리 헵번의 행동과 패션의 신경을 썼다면 이 작품에서는 빛에 비춰 반짝이는 자동차와 바닥에 내리쬐는 아름다운 햇빛들 그리고 푸르고 맑은 바다를 연상케하는 바닥들로 시선이 분산된다.

이렇게 다양한 색감이 영화 속에 존재했나 싶을 정도로 영화 속에서는 볼 수 없는 흐름들을 담으려는 작가의 노력이 느껴진다.

작가는 "원래 그림 시작한 것은 인물화를 그리고 싶어서 시작하게 됐다"며 "인물을 제대로 표현하거나 대상을 제대로 표현하기 위한 방법을 연구하다 이를 표현하기 위해서는 형태보다 색에 더 신경을 써야 했고 그러다 보니 빛과 색을 연구하게 됐다"고 전했다.

이승현, Happy day. 2022.9.20. (사진=박세정 기자)
이승현, Happy day. 2022.9.20. (사진=박세정 기자)

영화 속 주인공이 진정한 사랑을 찾으며 비 속에서 두 사람이 재회하는 장면은 언제 봐도 명장면이다.

두 사람을 축복하듯 뒤편에 위치한 자동차에서 빛나는 헤드라이트가 인상적이다.

으쓱한 골목처럼 표현된 영화와 달리 쓰레기통도 조형물처럼 보이는 작가만의 아름다운 표현방식을 느낄 수 있었다.

어둡고 투박하게 보일 수 있는 장소도 좀 더 몽글몽글하게 표현하면서 다양한 빛이 투과되는 이 그림은 이곳이 이렇게 아름답게 보일 수 있는가 하고 놀라게 된다.

작가는 "영화를 보면 16:9 등 고정된 틀과 비율을 통해 위에서부터 밑으로 장면을 보여주거나 줌아웃 등을 통해 분위기를 전반적으로 보여준다"며 "반면에 그림은 한 장으로 옮겨야 하기 때문에 수만번 장면을 보고 또 보면서 구도를 떠오르기도 하고 필요한 분위기에 따라 빛을 좀 더 주면서 작품을 구상했다"고 전했다.

이승현, 도서관에서. 2022.9.20. (사진=박세정 기자)
이승현, 도서관에서. 2022.9.20. (사진=박세정 기자)

풍성한 머리와 대비되는 귀여운 잔머리를 한 채 얼굴에 반을 차지하는 선글라스를 쓰고 독서를 하고 있는 오드리 헵번의 모습이 보인다.

인물 뒤로 펼쳐지는 책장이 디테일하고 다채로운 색상으로 채워쳐 그림을 더욱 풍성하게 만든다.

영상 속에서는 볼 수 없는 반짝이는 손톱과 주인공만큼 밝게 빛나는 조명이 인상적이다.

작가는 "영화는 렌즈로 촬영되기 때문에 망원 현상이 나타나 장면이 왜곡돼 보이나 사람들은 인물을 위주로 감상하기에 보통은 이를 인지하지 못한다"며 "그림을 그리기 위해 무수히 많은 장면들을 캡처하고 이를 조합해서 만들다 보니 휘어있는 것을 평면으로 펼쳐보고 연결하기도 하면서 작품을 탄생시켰다"고 말했다.

또한 작가는 "렌즈를 통해 왜곡된 장면을 보강하고 색감을 원하는 대로 선택하면서도 영화 본래의 느낌을 깨지 않는 선에서 그리도록 노렸했다"고 전했다.

영화의 장면을 작가의 아름다운 표현 기법을 통해 재탄생된 작품이 궁금하다면 다음 달 2일까지 갤러리 도올로 방문해 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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