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회를 가다]장애를 가진 청년작가 3인의 모험...'소수의 모험가들'
[전시회를 가다]장애를 가진 청년작가 3인의 모험...'소수의 모험가들'
  • 박세정 기자
  • 승인 2022.10.10 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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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27일까지 서울시민대학 동남권캠퍼스 갤러리에서 개최
'소수의 모험가' 전시회 내부 전경. 2022.9.30. (사진=박세정 기자)
'소수의 모험가' 전시회 내부 전경. 2022.9.30. (사진=박세정 기자)

(내외방송=박세정 기자)'모험'은 위험을 무릅쓰고 어떠한 일을 한다는 뜻이다.

이처럼 모험에는 위험요소가 내재돼 있어 선뜻 도전을 하기란 쉽지 않고 큰 결심이 필요하다.

실제로 국어사전에도 모험의 유의어로 도박과 투기가 나타난다.

큰 용기와 함께 어려운 인고의 과정을 거치면 어느 때보다 큰 성취감을 맛볼 수 있으며 이와 함께 비약적인 성장을 할 수 있다.

'내외방송'은 지난달 30일 장애를 가진 3인의 청년작가들이 보여주는 모험의 세계를 살펴보기 위해 전시회장을 찾았다.

서울시 강동구 소재 서울시민대학 동남권캠퍼스 갤러리에서 서초구리 한우리정보문화센터 입주작가 단체전으로 '소수의 모험가들' 전시회가 개최되고 있다.

전시회 관계자는 '내외방송'에서 진행한 인터뷰를 통해 "이번 전시는 험난한 미술계로의 모험을 시작한 청년작가 3인의 작품이 전시되며 참여 작가인 김태민, 이승윤 작가는 발달장애, 정영은 작가는 청각장애를 가지고 있다"며 "이들은 기성 미술 작법에 구속되지 않는 다양한 기법적, 재료적 시도를 통해 작가들 자신만의 독특한 작품세계를 만들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김태민, 산의 비밀. 2022.9.30 (사진=박세정 기자)
김태민, 산의 비밀. 2022.9.30. (사진=박세정 기자)

산은 보는 위치에 따라 그 모습을 달리하고 정상까지 올라가야 비로소 그 산에 진정한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이 산은 어떠한 비밀을 간직한 것일까.

강렬한 파란색과 따스한 노란색 옷을 입은 산은 익히 알고있는 모습과는 다르다.

예상치 못한 색으로 궁금증을 자아내는 이 작품은 작가만의 독특한 색채 표현과 함께 어우러져 이색적이고 이국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전시회 관계자는 "김 작가는 어린 시절의 외국 생활과 여행의 경험을 토대로 그곳의 기억과 인상을 다채로운 색으로 표현한다"며 "그림을 구성하는 굵은 선과 색면들은 화면 속에서 자유롭게 움직이며 추상과 구상의 경계를 넘나든다"고 말했다.

김태민, 라벤더 꽃길.2022.9.30. (사진=박세정 기자)
김태민, 라벤더 꽃길.2022.9.30. (사진=박세정 기자)

꽃은 그 존재 자체로도 아름다워 피어있어도 져있어도 그 본연의 미는 없어지지 않는다.

떨어진 꽃잎은 관람객들에게 길을 안내하듯 하나둘 모여 카펫처럼 펼쳐져 꽃길을 형성한다.

덕담을 주고받을 때 '꽃길만 걸으세요'라고 하듯이 이 그림은 이러한 메시지를 던지는 듯하다.

그림에 펼쳐진 꽃길은 인생의 아름다운 여정을 안내하듯 손짓하고 있다.

김태민, Swiss 풍경. 2022.9.30. (사진=박세정 기자)
김태민, Swiss 풍경. 2022.9.30. (사진=박세정 기자)

인생이 막막하고 유난히 더 힘들게 느껴지는 시기가 있다.

그럴 때 나는 우물 안 개구리를 벗어나 더 폭넓은 시각을 가지기 위해 유럽으로 떠났다.

특히 스위스에서 본 그림 같은 풍경은 몇 년이 지나도 뇌리에 뚜렷하게 박혀있다.

아픈 마음을 위로하듯 아름답게 펼쳐진 경치를 보고 있으면 마음을 다잡고 한층 더 성숙해진 모습으로 거듭나게 된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며 여행을 쉽게 떠나기 힘든 요즘, 그림을 보고 해외여행에 온 듯 상상에 빠져보는 것은 어떠할까.

그 속에서 나는 어떠한 모습을 가지고 무슨 생각을 할지 사색에 잠겨보길 바란다.

정영은, 알프스산맥의 전경. 2022.9.30. (사진=박세정 기자)
정영은, 알프스산맥의 전경. 2022.9.30. (사진=박세정 기자)

곧게 뻗은 직선과 원형, 사각형 등 도형들은 간결하게 배치되기도 하고 자유롭게 위치하기도 한다.

그래픽처럼 명료하고 간결하게 표현된 이미지는 세련미를 더해준다.

맨 우측 하단에는 톰과 제리가 예상치 못한 모습으로 등장해 관람객들을 반겨준다.

작가가 만든 세계는 따뜻한 색감을 가진 풍경과 귀여운 동물들이 함께 어우러져 평화로운 분위기를 연출한다.

전시회 관계자는 "정 작가의 작품은 무한한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마력이 있다"며 "작품에서 굳이 수다스럽게 많은 이야기를 내보이지 않아도 스토리적 여백은 감상자의 상상으로 채워진다"고 밝혔다.

정영은, 바닷가와 종이배. 2022.9.30. (사진=박세정 기자)
정영은, 바닷가와 종이배. 2022.9.30. (사진=박세정 기자)

파스텔톤 그러데이션으로 표현된 하늘은 노을이 지는 것처럼 그윽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마름모로 이루어진 바다는 그 속에는 어떤 생명체가 살아갈지 궁금증을 불러일으킨다.

홀로 서있는 종이배는 흘러가는 대로 떠다니듯 자유롭게 모험을 떠나는 모습이다.

그림을 감상하다 보면 동화 속에 펼쳐진 환상의 세계로 떠난 상상을 하게 된다.

이승윤, 호랑이를 탄 나그네. 2022.9.30. (사진=박세정 기자)
이승윤, 호랑이를 탄 나그네. 2022.9.30. (사진=박세정 기자)

유년 시절 부모님은 자식에게 '말 안 들으면 망태기 할아버지가 잡아간다'며 훈육한다.

그 시절 상상 속 망태기 할아버지는 저마다 각기 다른 모습을 떠올릴 것이다.

마치 어린 시절 상상하던 무서운 할아버지의 모습 같기도 한 낯선 사람의 모습은 고전미와 이국적인 미가 어우러지며 상상화를 보는 듯하다.

한 손에는 뱀을 잡고 다른 한 손은 수갑을 들고 호랑이를 타고 있는 모습은 권위적인 모습을 연출한다.

전시회 관계자는 "이 작가는 미디어 또는 명화 속의 인물들을 개성 있게 표현한 작품으로 주목받고 있다"며 "그는 한국화와 서양화, 디지털 드로잉까지 재료와 기법의 경계를 넘나들며 새로운 작업 방식을 계속해서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승윤, 사랑하는 사람을 위하여. 2022.9.30. (사진=박세정 기자)
이승윤, 사랑하는 사람을 위하여. 2022.9.30. (사진=박세정 기자)

이 작품을 보면 누구나 구스타프 클림트의 '키스'를 떠올릴 것이다.

원작과는 다르게 강렬한 색채와 명확한 윤곽이 눈에 띈다.

클림트의 작품은 몽환적이며 화사한 느낌을 준다면 이 작가의 작품은 원초적인 느낌을 가져온다.

실제 연인들처럼 장난스러운 모습을 연출하면서도 그 가운데에는 서로에 대한 애정이 묻어 나온다.

이외에도 무한한 상상력을 자아내는 모험을 떠나고 싶다면 이달 27일까지 서울시민대학 동남권캠퍼스 갤러리로 발걸음을 옮겨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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