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회를 가다]"청년작가 10명이 보여주는 고찰"...'over the critical point'
[전시회를 가다]"청년작가 10명이 보여주는 고찰"...'over the critical point'
  • 박세정 기자
  • 승인 2022.10.23 0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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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반문화재단 '제6회 전국청년작가미술공모전' 수상자 10인 전시회

 

아트스페이스호화 전시회 내부 전경. 2022.10.20. (사진=박세정 기자)
아트스페이스호화 전시회 내부 전경. 2022.10.20. (사진=박세정 기자)

(내외방송=박세정 기자)'동트기 전이 가장 어둡다'는 속담이 있다.

실제 해가 뜨기 직전 가장 어두운 현상을 빗댄 말로 '어떤 일이 풀리기 전 가장 어렵다'는 뜻을 지닌다.

인고의 시간을 이겨낸다면 '쨍하고 해뜰날'이 다가온다.

'내외방송'은 지난 20일 꿈을 위해 정진하고 있는 청년작가들의 참신한 예술작품들을 보기 위해 전시회장을 찾았다.

전시회 관계자는 "이번 전시는 불확실한 미래를 걱정하며 원론적인 인간존재에 대해 깊이 성찰하며 철학적 고민을 담아내며 전통적인 매체를 차분하면서도 섬세하게 풀어내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전시회 제목에서 '임계점'은 극복해야지만 물질을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변모한다"며 "이번 공모전에 참여한 청년 작가들이 임계점을 넘어 더욱 단단히 성장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세중, '영원을 꿈꾸다'. 2022.10.20. (사진=박세정 기자)
김세중, '영원을 꿈꾸다'. 2022.10.20. (사진=박세정 기자)

드넓게 펼쳐진 바다에서 그리스 로마시대에서나 볼 법한 조각상이 세워져 있다.

두 사람은 얼핏 보면 칼을 겨누며 싸우는 모습 같기도 하다.

하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칼날은 부러져있고 서로를 지탱하며 밀착된 자세를 취하고 있다.

천사의 날개를 가진 사람은 운명을 다한 것일까.

눈을 감고 고개를 떨군 채 부러진 칼날을 쥐고 있다.

놓치기 싫은 듯 그를 안고 있는 사람은 머나먼 곳을 응시하고 있다.

떠나보내고 싶지 않은 사람을 붙잡으며 영원불멸을 꿈꾸는 듯하다.

전시회 관계자는 "김 작가는 하늘이나 바다를 배경으로 고대 낭만주의 시대의 조각상을 사실적으로 그려낸다"고 말했다.

김도연, 'FOR ME'. 2022.10.20. (사진=박세정 기자)
김도연, 'FOR ME'. 2022.10.20. (사진=박세정 기자)

극사실회화 작품을 보면 나도 모르게 '사진인가'하는 궁금증을 가지고 작품 앞으로 다가간다.

마치 사람의 숨결이 느껴질 것처럼 생동감이 느껴진다.

약간 붉게 충혈된 왼쪽 눈, 묶이지 못해 자연스럽게 흘러내린 머리카락 등 살아움직이는 사람을 촬영한 듯 디테일이 살아있다.

세수를 하던 찰나일까 얼굴에 묻은 거품을 미쳐 씻겨내지 못한 채 허망하게 한곳을 응시하고 있다.

여인은 갑작스레 비극적인 소식을 듣게 된 걸까.

하던 일을 멈추고 정신은 까마득해지며 초점을 잃게 된다.

전시회 관계자는 "작가는 거울을 통해 비치는 자신의 얼굴의 낯선 순간을 극사실 회화로 전환시킨다"고 전했다.

곽민정, '망망'.2022.10.20. (사진=박세정 기자)
곽민정, '망망'.2022.10.20. (사진=박세정 기자)

맑고 투명한 바다를 보면 마음이 정화되는 듯 기분은 한결 좋아진다.

뚜렷한 목표를 가지고 살아가는 인간과 달리 정처없이 이러저리 움직이는 파도를 보고 있으면 묘한 감정이 든다.

작품의 이름처럼 '망망' 즉 넓고 멀어 아득한 모양을 지닌 '망망대해'를 조각으로 표현한 작품이다.

거대한 존재는 일부만 보고도 그 규모를 짐작할 수 있듯 일부 조각의 표현된 모습만으로도 거대한 파도가 철썩이는 바다가 연상된다.

전시회 관계자는 "곽 작가는 바다를 내려다보는 관점으로 표현해 극적인 상황을 회화로 경험하게 한다"고 말했다.

김형욱, '무의도'. 2022.10.20. (사진=박세정 기자)
김형욱, '무의도'. 2022.10.20. (사진=박세정 기자)

흔히 볼 수 있는 여느 섬을 그린 풍경화와 다르다.

보통 가장 많은 시선이 머무는 중앙을 작가는 과감하게 비어놨다.

이러한 과감함과 개성은 관람객들의 시선을 이끄는 매력 포인트로 작용한다.

남들이 하지 않은 과감한 시도를 하는 것. 

그 자체로도 의미가 크지 않은가.

비어있는 공간은 관람객들의 상상으로 채워지며 작품은 비로소 온전해진다.

전시회 관계자는 "김형욱 작가는 주로 바닷가나 산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기슭 풍경과 함께 중앙에 비어있는 사각형을 삽입해 배경과 중심의 빈 공간이 다르지 않음을 말한다"고 전했다.

정지현, '낮잠'. 2022.10.20. (사진=박세정 기자)
정지현, '낮잠'. 2022.10.20. (사진=박세정 기자)

고된 노동을 한 뒤 짚더미에 기대 낮잠을 청하고 있는 한 사람이 보인다.

소위 말하는 '갑질'로 경비원, 청소부 등 하청업자들을 무시하거나 하대하는 뉴스를 빈번히 볼 수 있다.

그들도 누군가에게 소중한 아버지이자 배우자일 것이다.

그리고 사회에서 궂은일을 하는 사람들이 없다면 세상이 돌아갈 수 있을까.

설령 실수가 있더라도 상대방 입장에 서서 생각해 보는 건 어떨까.

그러한 사소한 배려들이 모여 따뜻한 사회가 되고 이러한 선순환은 결국 나에게 다시 돌아올 것이다.

누구나 평등하고 공정한 사회가 되려면 모든 사람의 인격을 동등하게 존중해 주는 것부터 시작돼야 한다.

전시회 관계자는 "정지현 작가는 종이에 목탄으로 인공적인 빛에 의해 선택된 밤 풍경을 그리며 현대인들의 감추어진 욕망에 대해 표현한다"고 말했다.

고현지, '보이지 않는 흐름'. 2022.10.20. (사진=박세정 기자)
고현지, '보이지 않는 흐름'. 2022.10.20. (사진=박세정 기자)

한 화폭이지만 저마다 각기 다른 사연을 가지고 있는 듯하다.

어미 새를 기다리며 둥지에서 입을 벌리고 있는 아기새들, 피골이 상접한 채로 고개를 숙인 한 남성, 초연한 듯 길을 지나가는 한 여성 등 이 그림은 여러 가지 메시지를 함축한 듯하다.

이미 죽음을 맞이한 자, 죽음을 코앞에 앞둔 사람, 삶을 이어나가기 위해 희망을 버리지 않은 자.

이들은 저마다의 흐름을 지닌 채 살아가고 있다.

전시회 관계자는 "고 작가는 인간과 자연 그리고 삶과 죽음이란 인류 공통의 명제를 비단에 수묵을 사용해 고전적이며 섬세한 중국 화풍으로 그려낸다"고 말했다.

이기훈, 'ANTI ROMANCE'.2022.10.20. (사진=박세정 기자)
이기훈, 'ANTI ROMANCE'.2022.10.20. (사진=박세정 기자)

화려하고 고풍스러운 느낌에 시선이 압도당한다.

상단의 위치한 3개의 작품은 고전미와 현대미가 어우러져 세련되고 이색적인 느낌을 준다.

하단의 위치한 2개의 작품은 고대 귀족이 사용하던 장식품처럼 고급스럽고 우아한 분위기가 느껴진다.

유럽 여행을 떠나온 듯 이국적인 작품에 흠뻑 빠져본다.

전시회 관계자는 "이 작가의 작품을 보면 언어로 인한 착각, 왜곡에 대한 장면을 재구성하는 것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조영각, 'The next point is quite complex'. 2022.10.20. (사진=박세정 기자)
조영각, 'The next point is quite complex'. 2022.10.20. (사진=박세정 기자)

격변하는 현실처럼 미디어 작품들은 몽환적인 사운드와 각양각색의 영상으로 관람객들을 이끈다.

전시회 관계자는 "조 작가는 시대적인 변화 또한 작업에 반영하여 물질에 대한 열망을 성찰하는 방향을 되짚어보려 한다"고 말했다. 

작가는 약 5년간의 부동산통계정보시스템 각종 지수 데이터로 이미지와 영상, 사운드를 구현해 인간의 삶을 돌아보는 위한 시도를 구현해낸다.

전시회 관계자는 "작가는 이 시대의 정치, 과학, 경제, 사회적 가치에 대해 깊이 고민하며 앞으로 미래의 가치 추구 방향이 무엇인지 논의하는 담론에 관심을 보여준다"고 전했다.

임도훈, '별을 위한 축제' 2022.10.20. (사진=박세정 기자)
임도훈, '별을 위한 축제' 2022.10.20. (사진=박세정 기자)

'장인 정신으로 한 땀 한 땀 붙였습니다'라는 말이 떠오른다.

쇠구슬이 하나하나 붙여있는 모습을 보니 장인의 손길과 정성스런 땀방울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관람객을 행복한 세상으로 인도하듯 수레는 청아한 종소리를 울리며 바퀴가 굴러갈 준비를 하고 있다.

전시회 관계자는 "임 작가는 유한한 생명이 가진 능력인 창조성이 결국 모든 사물에 녹아 있음을 조그마한 쇠구슬 연속으로 이어 붙여 표현한다"고 전했다.

박민수, 'Knots_5, 7'. 2022.10.20. (사진=박세정 기자)
박민수, 'Knots_5, 7'. 2022.10.20. (사진=박세정 기자)

전시회를 들어가기 전 혹은 전시회 관람을 끝마치고 나오면 웅장한 조형물이 관람객들을 맞이한다.

쉼 없이 돌아갈 듯한 형태를 지닌 탓일까 정적인 작품임에도 동적인 기운이 느껴진다.

무한의 세계로 안내하는 메세지를 던지는 듯한 작품에 빠져들게 된다.

전시회 관계자는 "박 작가는 양면성, 규칙, 회전, 패턴, 무한의 형태를 통해 우리가 존재하는 세계의 모습을 직관과 분석을 통해 시각적으로 표현하고자 한다"고 전했다.

자신만의 임계점을 극복해 무궁한 성장을 할 청년작가의 작품을 보고 싶다면 23일까지 아트스페이스호화로 방문해 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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