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외방송=박세정 기자) 예술, 과학 따위의 어느 일정 분야에서 특히 뛰어난 사람을 '거장'이라고 한다.
'내외방송'은 지난 19일 전시회를 찾았다.
유행의 민감하게 움직이는 것도 좋지만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 뚝심을 가지고 자신만의 개성을 드러난다면 더할 나위 없을 것이다.
이번 전시회는 격변의 근현대미술사에서 독창적인 화법을 구축한 5명의 작가들의 작품을 볼 수 있다는 '더오리지널2' 특별기획전 현장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전시회 관계자는 "지난해 성황리에 막을 내린 '더오리지널'의 시즌2로 진행된다"며 "동아시아의 근현대미술을 대표하는 거장 5인인 김창열, 박서보, 윤형근, 이우환, 쿠사마 야요이의 회화 24점을 한자리에 모아 재조명한다"고 밝혔다.
빗방울이 땅바닥에 뚝뚝 떨어지며 땅을 적셨다.
무슨 연유인지 땅은 온전히 젖지 않고 얼룩소의 무늬처럼 일부만 젖어있다.
물방울은 땅바닥과 마찰하면서 본래의 형태를 잃어버릴 것이란 예상과 달리 본연의 모습이 살아있다.
동글동글 원형이 보존된 빗방울은 유리창에 비친 물방울처럼 투명하고 맑다.
전시회 관계자는 "김 작가는 극사실적인 화법으로 그려낸 물방울 이미지를 통해 빛과 그림자로 만들어진 환영을 보여준다"며 "물방울은 무색무취하고 아무런 뜻이 없는 존재이면서도 동시에 주변의 모든 빛과 강인한 생명력을 머금고 있다"고 말했다.
평온하고 잔잔하게 펼쳐져 있을 것 같은 종이는 가운데 부분이 사라져있다.
겉과 속이 다른 탓에 밀려나간 종이 부분은 강한 붉은색을 나타내며 선명한 대비감을 나타낸다.
좌우대칭과 일렬의 구조들이 정갈한 느낌을 자아낸다.
전시회 관계자는 "캔버스 위에 닥종이를 겹겹이 올린 뒤 젯소나 유색 물감을 얹어 종이를 불리고 먹을 부은 다음 손이나 도구를 이용해 종이를 밀어내며 흔적을 남긴다"며 "자신을 갈고닦는 수신으로서의 작업을 강조했던 박 작가의 예술철학 세계와 맞닿아 있다"고 말했다.
거대한 암벽은 둘로 나뉘며 중간에는 길이 끊긴 채 절벽으로 떨어진다.
앞만 보고 걷다 보면 낭떨어지로 떨어질 듯 뚝 끊겨있다.
여백의 미를 보여주듯 쭉 이어질 듯한 그림은 여백이 생기며 그림의 깊이감을 가져온다.
전시회 관계자는 "윤 작가의 작품은 청색과 암갈색을 섞어 만들어진 오묘한 흑색으로 대표된다"며 "간결한 형태와 색체, 절제된 화면은 관람객으로 하여금 심연의 세계로 인도한다"고 전했다.
물속에서 금붕어가 이러 저리 헤엄치듯 역동적인 분위기가 연출된다.
각기 다른 방향을 같은 방향을 가기도 하며 이러 저리 움직인다.
흐릿한 붓 터치는 물속 깊이 있는 물고기를 선명한 붓 터치는 수면 가까이로 헤엄치는 물고기가 연상된다.
전시회 관계자는 "이 작가는 '바람'에서는 보다 역동적인 에너지에 초점을 맞췄다"며 "동양과 서양, 자연과 인위, 정신과 물질 같은 이항 대립의 경계에 주목해 작업해 왔다"고 전했다.
삼각형으로 이뤄진 배경과 점으로 이뤄진 호박이 보인다.
동글한 모양을 지녔지만 각각 가지고 있는 모양은 다르다.
복잡하면서도 규칙성이 있는 듯한 그림은 묘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전시회 관계자는 "점은 작가의 작품에서 무한한 공간을 구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이자 조형적 주체이다"며 "점에 대한 강박과 화면을 메꿔나가는 무의식적인 동작의 끊임없는 반복을 통해 시각적 환영을 재현했다"고 말했다.
급변하는 현대 사회에서도 자신만의 관점을 지켜나간 5인의 거장들의 작품을 보고 싶다면 아트조선스페이스로 방문해 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