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회를 가다]"당신의 내면세계는 어떠한 모습인가요"...'Miniature Garden'
[전시회를 가다]"당신의 내면세계는 어떠한 모습인가요"...'Miniature Garden'
  • 박세정 기자
  • 승인 2022.10.29 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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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종로구 소재 페로탕 삼청에서 개최
OB 개인전 'Miniature Garden' 전시회 내부 전경. 2022.10.27. (사진=박세정 기자)
Ob 개인전 'Miniature Garden' 전시회 내부 전경. 2022.10.27. (사진=박세정 기자)

(내외방송=박세정 기자) 흔히 '정원'을 떠올리면 집 안에 있는 뜰이나 꽃밭이 연상된다.

그렇다면 정원을 예술적인 시각에서 바라본다면 어떠할까.

'내외방송'이 지난 27일 찾은 ob 작가의 개인전은 '정원'을 일상에서 벗어나 개인적인 세계를 만드는 행위 자체로 표현했다.

이번 전시는 작년 페로탕 뉴욕에서 열린 개인전에 이어 개최되며 한국에서는 첫 전시이다.

전시회 관계자는 "이번 전시는 복합적인 감정의 구조를 탐구하며 이와 동시에 정원으로 은유되는 개인의 세계로 관람객을 이끈다"고 말했다.

OB, 'Origamis on the Table'. 2022.10.27. (사진=박세정 기자)
Ob, 'Origamis on the Table'. 2022.10.27. (사진=박세정 기자)

애니메이션 화면을 뚫고 나온 듯한 인물이 화면을 가득 채우고 있다.

파스텔톤과 연한 채도를 사용한 탓일까.

작품은 마치 꿈을 꾸고 있는 듯한 몽환적인 느낌이 느껴진다.

그림 속 소녀는 어떠한 고민이 있는 듯 한쪽 팔을 괸 채 다른 팔은 메모지를 향해 손을 뻗고 있다.

산재돼 있는 메모지는 수많은 고민의 흔적일까.

주변 곳곳에 위치한 아기자기한 종이접기들은 마치 고민에 빠진 소녀에게 위로를 건네는 듯하다.

전시회 관계자는 "소셜 미디어가 일상인 환경에서 성장한 작가는 섬세하고 신비로운 분위기를 띤 작품에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큰 눈의 소녀를 통해 정신세계를 탐구한다"고 전했다.

Ob, Miniature Garden. 2022.10.27. (사진=박세정 기자)
Ob, 'Miniature Garden'. 2022.10.27. (사진=박세정 기자)

힘차게 물줄기를 뿜어내는 분수 앞에 두 소녀가 앉아있다.

무릎을 다친 소녀를 걱정하듯 바라보며 무언의 메시지를 던지는 듯하다.

입모양이 생략된 탓에 인물들의 눈을 통해 감정을 유추해 본다.

소녀들의 주변에는 색종이와 종이접기들은 그들을 수호하듯 주변을 에워싸고 있다.

전시회 관계자는 "작품 속 정원의 울타리 안에서 발생하는 타인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개인들은 정서적 성장을 이룬다"고 말했다.

Ob, 'Closed Greenhouse'. 2022.10.27. (사진=박세정 기자)
Ob, 'Closed Greenhouse'. 2022.10.27. (사진=박세정 기자)

깊은 내면 속으로 파고든 것일까.

높이를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높은 벽은 두 소녀를 둘러싸며 발밑으로는 물이 차올라있다.

생각에 잠긴 듯 혹은 서로를 의지하듯 두 사람은 등을 지고 앉아있다.

어둡지도 밝지도 않은 색채들은 새로운 차원의 세계로 인도하는 듯 묘한분위기를 자아낸다.

전시회 관계자는 "작가의 회화에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소녀들은 스스로를 과장하지 않은 채 프레임 너머의 세계를 무던하게 점유한다"고 전했다.

이어 "프레임 차원에서 구현된 각기 다른 순간들 속에서 공허를 함께 만끽하고 있다"고 말했다.

Ob, 'Memory Trail'. 2022.10.27. (사진=박세정 기자)
Ob, 'Memory Trail'. 2022.10.27. (사진=박세정 기자)

하루의 일과를 마무리하며 다이어리를 정리하던 소녀는 잠시 멈춘 채 생각에 잠긴다.

바닥에는 친구와 찍은 사진, 사진을 오려 붙이기 위해 사용했던 가위가 보인다.

어떤 일에 정신없이 몰두하다가도 잠시 아무 생각 없이 멍을 때리는 시간을 갖는 듯한 소녀.

소파에 기대어 있는 몸과 공허한 눈은 잠시 휴식을 취하는 듯 느긋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전시회 관계자는 "작가는 정원이라는 공간을 상정한 채 그곳으로 각기 다른 개인들을 불러 모은다"며 "정원은 정체된 시간을 포괄하기 위한 일종의 개념적인 범주로 기능하면서 그곳에 가담한 개인들이 세계 속으로 사라지기 직전의 상태를 유지한다"고 전했다.

자신의 내부에 위치한 정원은 어떠한 세계일지 작품을 통해 투영해 보고 싶다면 다음 달 19일까지 페로탕 삼청으로 방문해 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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