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회를 가다]"3가지 철학 '오감, 변주, 이야기'의 예술적 해석"
[전시회를 가다]"3가지 철학 '오감, 변주, 이야기'의 예술적 해석"
  • 박세정 기자
  • 승인 2022.11.27 06:22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롯데 에비뉴엘 아트홀에서 개최
롯데 월드타워 에비뉴엘 아트홀 전시회 외부 전경. 2022.11.24. (사진=박세정 기자)
롯데 월드타워 에비뉴엘 아트홀 전시회 외부 전경. 2022.11.24. (사진=박세정 기자)

(내외방송=박세정 기자) 흐르는 아이스크림을 본다면 십중팔구는 이를 탄식하며 닦아내기 바쁠 것이다.

반면 이를 예술적인 관점으로 살펴보며 하나의 작품으로 탄생시키는 작가들이 있다.

'내외방송'은 지난 24일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마음을 사르르 녹여주는 아이스크림을 표현한 전시회장을 찾았다.

이번 전시회는 롯데 에비뉴엘 아트홀에서 '멜팅포인트'라는 주제로 개최되며 하나의 물질이 전혀 다른 물성으로 변하는 것에 주목했다.

전시회 관계자는 "이번 전시는 '오감', '변주', '이야기'라는 3가지 테마의 작품을 통해 그 철학을 예술로 표현한다"고 말했다.

이어 "다양한 현대미술 작품은 물론 시선과 발걸음을 사로잡는 전시장 곳곳의 감각적인 연출을 통해 이번 가을 가장 달콤하고 부드러운 예술의 맛보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김하경, 'Canvas on the Table 2 외 다수'. 2022.11.24. (사진=박세정 기자)
김하경, 'Canvas on the Table 2 외 다수'. 2022.11.24. (사진=박세정 기자)

뜨거운 뙤약볕에 아이스크림이 흘러내리 듯 도자(도기와 자기)에는 형형색색의 유약이 흘러내린다. 

찰나의 순간을 표현했음에도 유약은 현재진행형처럼 계속 흘러내릴 것만 같다.

하나의 목소리를 내는듯하면서도 각자 다른 개성을 보여주는 도자들은 멜팅 포인트의 매력을 한껏 뽐내고 있다.

전시회 관계자는 "김하경 작가는 도자를 매체로 이를 구성하는 물질들이 가마에서 소성될 때 일어나는 화학작용을 만물의 상호작용에 비유했다"며 "언뜻 보면 도자라고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신선한 질감의 표현은 원료들과 만나 조화롭게 이뤄진다"고 말했다.

장마리아, 스프링 시리즈. 2022.11.24. (사진=박세정 기자)
장마리아, '스프링 시리즈'. 2022.11.24. (사진=박세정 기자)

무심한 듯 시크하게 혹은 정교하고 심플하게.

베이글에 크림치즈를 두텁게 올린 것처럼 마포 위에 두텁게 쌓아올린 표현기법이 돋보인다.

간결한 색채로 인해 두터운 질감 표현이 더욱 돋보인다.

중앙에 위치해 중심과 균형을 맞추는 파란 사각형.

그리고 그 주위를 에워싸는 유연하면서도 입체적인 흰색 물감들.

이들은 서로 조화를 이루며 하나의 작품으로 탄생하다.

전시회 관계자는 "장마리아 작가는 캔버스가 아닌 마포에 두텁게 쌓아올린 마티에르로 물성을 표현하는 본인만의 표현기법을 구사한다"며 "흙을 바른 것 같이 느껴질 정도의 물성이 느껴지는 작품으로 유명하다"고 전했다.

깪, 'Tangible Web'. 2022.11.24. (사진=박세정 기자)
깪, 'Tangible Web'. 2022.11.24. (사진=박세정 기자)

거대한 손이 천장에 매달린 듯 혹은 다량의 액체가 위에서 흘러내리듯.

화사한 색감을 가진 커다란 조형물은 관람객들을 이끌 듯 손짓한다.

멀리서 보았을 때는 낯선 느낌에 선뜻 다가가기 어려워 보인다.

두려움을 떨치고 가까이 다가가니 푹신한 쿠션이 익숙한 느낌과 편안함을 선사한다.

발걸음을 뗄 때마다 보이는 예상치 못했던 불규칙한 외형은 또 다른 재미를 제공한다.

전시회 관계자는 "부드러운 텍스처를 가진 아이스크림에서 영감을 받아 매끄럽고 푹신한 질감의 천 소재로 완성했다"며 "눈으로 보는 데 그치지 않고 촉각적 자극으로 관람객의 전시 경험을 확장시켜준다"고 말했다.

성영은, 'Melting Flavor'. 2022.11.24. (사진=박세정 기자)
성영은, 'Melting Flavor'. 2022.11.24. (사진=박세정 기자)

언뜻 보았을 때 물감을 두껍게 쌓아올린 작품인가 했지만 가까이 다가가니 거대한 섬유공예 작품을 볼 수 있었다.

성영은 작가는 동덕여대 디지털공예를 전공하고 섬유공예 작품 활동을 하며 핸드메이드 직물을 패션, 인테리어 오브제 등에 적용한다.

전시회 관계자는 "작가는 헤이리 예술마을에서 스튜디오를 운영하며 섬유공예의 폭넓은 가능성을 모색한다"며 "이 작품은 한 번에 다양한 맛에 아이스크림을 꺼내놓고 먹는 것을 즐기는 작가의 취향이 반영된 섬유공예 작품이다"고 말했다.

거대한 작품 외곽에서 각양각색의 실들은 입체적으로 튀어나오기도 하고 평면적으로 들어가 있기도 하다.

작품 외곽에는 실이 주렁주렁 매달려있어 바람에 살랑살랑 움직이는 모습이 그려진다.

성영은, 'Scoops'. 2022.11.24. (사진=박세정 기자)
성영은, 'Scoops'. 2022.11.24. (사진=박세정 기자)

동글동글 아기자기한 섬유공예 작품들이 서로를 지탱하며 아슬아슬하게 서있다.

섬유 재료로 만들어진 탓에 전체적으로 따뜻한 느낌이 감도는 작품이다.

폭신폭신하고 부드러운 질감을 가진 외형에 무의식적으로 손을 뻗게 된다.

전시회 관계자는 "수직으로 쌓인 섬유 소재들은 그 높이만큼 풍만하고 포근한 느낌을 준다"며 "차가운 아이스크림을 먹고 난 뒤 느끼는 포만감을 터프팅(탕천에 평행하게 나열된 섬유 다발을 끼워 넣고 접합하는 것) 기법을 활용해 시각적으로 구현했다"고 말했다.

골라 먹는 재미가 있는 다채로운 아이스크림처럼 전시회장을 가득 채운 다양한 작품들은 관람객들의 오감을 충족시킨다.

흘러내리는 그 찰나의 순간을 표현한 예술작품들을 보고 싶다면 오는 30일까지 롯데 에비뉴엘 아트홀로 방문해 보길 바란다.

 


관심기사

오늘의 이슈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법인 : (주)내외뉴스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서울, 아04690
  • 인터넷신문등록일자 : 2017년 09월 04일
  • 발행일자 : 2017년 09월 04일
  • 제호 : 내외방송
  • 내외뉴스 주간신문 등록 : 서울, 다 08044
  • 등록일 : 2008년 08월 12일
  • 발행·편집인 : 최수환
  • 서울특별시 종로구 대학로 13 (뉴스센터)
  • 대표전화 : 02-762-5114
  • 팩스 : 02-747-5344
  • 청소년보호책임자 : 최유진
  • 내외방송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내외방송.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nwtn.co.kr
인신위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