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회를 가다]"다각적인 시선으로 해방감을 유도한다"...차민영 개인전 'Charader'
[전시회를 가다]"다각적인 시선으로 해방감을 유도한다"...차민영 개인전 'Charader'
  • 박세정 기자
  • 승인 2022.12.10 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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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까지 장디자인아트에서 개최
장디자인아트 전시회 외부 전경. 2022.12.6. (사진=박세정 기자)
장디자인아트 전시회 외부 전경. 2022.12.6. (사진=박세정 기자)

(내외방송=박세정 기자) 여행을 떠나면서 '일상에서 벗어났다'는 느낌을 받은 적이 있을 것이다.

이처럼 일상생활에서 탈피했다는 해방감과 함께 자유로움을 느낄 수 있는 것이 여행의 매력이 아닐까.

쳇바퀴처럼 돌아가는 무료한 일상 속 혹은 정신없이 돌아가는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떠나는 여행은 그 무엇보다도 값지다.

현실적인 여건으로 여행을 떠날 수 없는 상황이라면 관련 매개체를 통해 가상 여행을 떠나보는 것은 어떠할까.

차민영 개인전 'Charader' 전시회 내부 전경. 2022.12.6. (사진=박세정 기자)
차민영 개인전 'Charader' 전시회 내부 전경. 2022.12.6. (사진=박세정 기자)

서울시 강남구 소재 장디자인아트에서는 여행용 가방이라는 일상적 물건에 초현실적인 공간을 새롭게 구성하는 차민영 개인전 'Charader' 가 개최되고 있다.

차민영 작가는 홍익대학교 판학과 학사, 석사를 마치고 동대학원 영상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서울대학교 미술관, 포스코 미술관 등 국내뿐만 아니라 상하이 DUOLUN Museum of Modern Art, 런던 Saatchi Gallery 등 다수의 해외 유수 기관에서 전시를 열었다.

차민영, 'Melting Frame'. 2022.12.6. (사진=박세정 기자)
차민영, 'Melting Frame'. 2022.12.6. (사진=박세정 기자)

'내외방송'은 지난 6일 일상에서 볼 수 있는 여행가방을 통해 현실과 초현실을 마주하며 해방감과 자유를 만끽할 수 있다는 전시회장을 찾았다. 

박은미 큐레이터는 '내외방송'에서 진행한 인터뷰를 통해 "전시 제목인 Charader(셔레이더 : 전달자)는 무성영화 단어에서 차용해 갤러리에서 만든 단어이다"며 "무성영화처럼 소리가 없는 비디오만으로 비언어적 수단을 대중들에게 직관적으로 전달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관람 포인트를 어떻게 가지면 좋을지 묻자' 큐레이터는 "너무 많은 정보는 오히려 작품 관람에 방해가 될 수 있다"며 "이번 전시는 작가의 의도처럼 편하게 작품을 관람하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차민영, 'Suitcase Chain'. 2022.12.6. (사진=박세정 기자)
차민영, 'Suitcase Chain'. 2022.12.6. (사진=박세정 기자)

전시회에 들어서자마자 보이는 여행 가방들은 짐칸을 연상하듯 여러 개가 줄지어 있다.

전부 다른 모양과 색깔을 지닌 채 개성을 드러내는 작품들은 여행가방이라는 공통분모로 묶여있다.

공중에 매달린 설치작품은 슈트케이스이라는 고정관념 때문일까, 묵직함과 견고함이 느껴진다.

차민영. 'Inter Objec'. 2022.12.6. (사진=박세정 기자)
차민영. 'Inter Object'. 2022.12.6. (사진=박세정 기자)

멀리서 보았을 때는 여느 여행가방과 다름없다. 

그러나 가까이 다가가 투명하게 비친 내부를 살펴보면 마치 수영장을 축소시켜놓은 듯한 모습을 볼 수 있다.

밑으로 향하는 계단을 타고 내려가보는 상상을 하며 심오한 공간 속으로 빠져든다.

차민영, 'Rotating horizon'. 2022.12.6. (사진=박세정 기자)
차민영, 'Rotating horizon'. 2022.12.6. (사진=박세정 기자)

'차민영 작가의 독자적인 매력은 무엇인지' 묻자 큐레이터는 "여행가방을 가지고 메시지를 전달하는 작품의 소재가 매력적이라고 생각된다"며 "실제로 작가가 직접 빈티지 여행가방을 수집하면서 만든 내용도 재밌다"고 말했다.

이어 "개인 용품을 담는 여행가방이라는 독특한 매개체를 통해 인간들이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게 만든 해방감 그리고 그 공간에 함께 움직임으로써 장소성도 부여하는 이중성이 매력 포인트라 생각된다"고 전했다.

큐레이터는 "작가가 생각하는 장소성은 물질적 공간을 넘어 가상의 공간 그 전체를 포함한다"며 "이와 더불어 발현되는 개체 간의 모든 관계를 의미한다"고 말했다.

차민영, 'Inclined Horizon'. 2022.12.6. (사진=박세정 기자)
차민영, 'Inclined Horizon'. 2022.12.6. (사진=박세정 기자)

여행가방 속에서 이런 풍경을 볼 수 있다고?

가방 중앙에 위치한 프레임에서는 마치 달리는 지하철에서 바깥 풍경을 보는 듯 생동감 있는 영상이 나온다.

프레임 속에서 펼쳐지는 풍경을 보다 보면 어느 순간 '내가 지하철을 타고 있었나'하는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천천히 움직일 때 보이던 아기자기한 풍경은 이내 속도가 빨라지며 변형된 형체와 함께 관람객을 새로운 공간으로 맞이한다.

차민영, 'Inclined Horizon'. 2022.12.6. (사진=박세정 기자)
차민영, 'Inclined Horizon'. 2022.12.6. (사진=박세정 기자)

큐레이터에게 '이번 전시에서 추천하고 싶은 작품이 있는지' 묻자 "좋은 작품들이 많지만 개인적으로 지하철 영상을 슈트케이스에 넣은 Inclined Horizon 작품을 추천한다"며 "실제에 기반한 영상이지만 작가의 편집을 통해 새로운 장면들을 만들어냈다"고 말했다.

이어 "처음 보고 있으면 지하철 유리창 너머로 익숙한 풍경이 마음을 따뜻하게 만들어 주다가 갑자기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장면들이 나온다"며 "이는 현대인들의 깊숙이 내재돼 있는 여러 감각들을 끌어 일으켜 잠시 그 속에서 벗어나 새로운 세상의 경험을 제공하는 작품이다"고 덧붙였다.

차민영, 'Inter Object'. 2022.12.6. (사진=박세정 기자)
차민영, 'Inter Object'. 2022.12.6. (사진=박세정 기자)

큐레이터는 "Inter Object 작품은 현실 어디에는 존재하지만 우리가 관심을 가지지 않고 스쳐 지나가는 도시의 소외된 장소를 표현한다"며 "우리의 감정과 기억을 소환하고 무의식 깊숙이 자리한 아련함을 끌어낸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전시는 현실과 가상으로 만들어진 세계를 보여주며 현실과 무의식의 경계를 환기시킨다"며 "또 다른 현실과 초현실을 마주하며 관객에게 가상적 자유를 부여한다"고 전했다.

차민영, 'Splitting Site'. 2022.12.6. (사진=박세정 기자)
차민영, 'Splitting Site'. 2022.12.6. (사진=박세정 기자)

'마지막으로 관람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묻자' 큐레이터는 "장디자인 아트는 현대미술의 흐름과 동향을 파악할 수 있는 전시기획에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사람의 손길이 묻은 따뜻한 여행가방으로 전시를 했듯이 이번 전시를 통해서 갤러리에 방문하시는 관람객들 모두 따뜻한 연말 마무리하시길 기원한다"며 "다음 전시도 많은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여행을 떠날 때 설렘을 담고 가는 가방처럼 그 두근거림과 해방감을 상기시킬 수 있는 전시회를 보고 싶다면 장디자인아트로 17일까지 방문해 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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