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회를 가다]"얽히고설켜 살아가는 인연을 표현하다"...이희돈 '인연, 세상과의 소통'
[전시회를 가다]"얽히고설켜 살아가는 인연을 표현하다"...이희돈 '인연, 세상과의 소통'
  • 박세정 기자
  • 승인 2022.12.03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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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30일까지 삼원갤러리에서 개최
'인연' 작품 앞에 서있는 이희돈 작가의 모습. 2022.11.29. (사진=박세정 기자)
작품 '인연' 시리즈 앞에 서있는 이희돈 작가의 모습. 2022.11.29. (사진=박세정 기자)

(내외방송=박세정 기자) 세상이 아름다운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중 하나는 '공존'이 아닐까.

여러 사람이 모여사는 공동체 속에서 서로 관계를 맺기도 하고 헤어지기도 하며 인연을 맺기도 끊기도 한다.

사람과의 관계를 통해 감정이 좌지우지되기도 하며 상처를 받기도 하나 반대로 행복을 얻기도 한다.

미우나 고우나 서로 인연을 맺으며 살아가는 세상은 배려와 협동을 통해 아름다운 사회가 만들어진다.

사람들과의 관계를 통해 얽히고설켜 살아가는 '인연'을 주제로 세상과 소통하며 작업을 하는 이희돈 작가의 개인전이 서울시 광진구 소재 삼원갤러리에서 개최되고 있다.

'내외방송'은 지난 29일 닥종이와 강렬한 색채를 지닌 물감을 가지고 '인연'을 표현한 전시회를 보기 위해 전시회장을 찾았다.

작품 '인연'을 설명하고 있는 이희돈 작가의 모습. 2022.11.29. (사진=박세정 기자)
시리즈 작품 '인연'을 설명하고 있는 이희돈 작가의 모습. 2022.11.29. (사진=박세정 기자)

이희돈 작가는 1950년생으로 현재 한국미술협회 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상훈으로는 대한민국 미술대전 특선, 제30회 구상전 특선, 제7회 행주미술대전 최우수상 등이 있다.

아트페어 및 부스 개인전 35회, 국내외 단체전 450여회 참여했으며 국립현대미술관, 광주시립미술관, 신촌세브란스병원, 광주시립미술관, 인도 TVS모터스 그룹 등지에서 그의 작품을 소장하고 있다. 

이희돈 '인연, 세상과의 소통' 전시회 내부 전경. 2022.11.29. (사진=박세정 기자)
이희돈 '인연, 세상과의 소통' 전시회 내부 전경. 2022.11.29. (사진=박세정 기자)

'이번 전시회는 어떻게 기획하게 됐는지' 묻자 작가는 "이번 전시회는 종이를 만드는 회사 '삼원특수지'가 설립한 갤러리에서 초대해 주셔서 개인전을 열게 됐다"며 "이번에 전시되는 작품들은 최신작 43점과 입체화 3점으로 총 46점을 출품했다"고 말했다.

이어 "인연 시리즈 작품을 전시했는데 이는 한국의 오방색을 바탕에 두고 작업했으며 다른 작가에 비해 화려하고 색채가 강렬한 것이 특징이다"며 "가장 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으로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인연 시리즈 작품에 대한 작가의 의도를 묻자' 작가는 "단색조의 색감으로 어떤 이는 단색화로 분류하기도 하지만 이는 일종의 군상을 표현했다"며 "사람이 혼자 살 수 없듯이 얽히고설키며 인연을 맺으며 살아가는 것을 표현했다"고 말했다. 

이어 "고향을 떠나 서울에 도착하자 화려함에 매료되기도 했지만 가슴 한편에는 항상 고향에 대한 향수가 깊어졌다"며 "고향에서 느꼈던 부드러운 흙과 바람, 향기로운 풀 등을 조합한 그림을 그렸고 이는 어느새 나만의 이야기이자 자화상이 됐다"고 전했다.

작품 앞에서 환한 미소를 보이는 이희돈 작가. 2022.11.29. (사진=박세정 기자)
작품 앞에서 환한 미소를 보이는 이희돈 작가. 2022.11.29. (사진=박세정 기자)

작가의 작품들을 자세히 살펴보면 그의 노고가 여실히 느껴진다.

독특한 질감에 눈을 뗄 수 없으며 어떤 작업을 거쳐 작품이 완성됐을지 궁금증을 유발시킨다.

'작품을 만드는 과정이 어떻게 되는지' 묻자 작가는 "명주실, 노끈 등의 재료를 엮어 바탕을 짜고 닥나무 섬유를 빻아 아크릴 물감과 혼합해 그림의 층을 만들어 냈다"며 "특허 등록도 완료한 후 누구도 만들 수 없는 나만의 시그니처 작품으로 제작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의 전통적 재료라는 의미를 넘어 한국적 감성을 담아내고자 한 작가는 원색의 아크릴이 다소 차갑게 느껴질 수 있어 따뜻한 성질의 질감을 더하고자 종이를 사용했다고 한다.

이어 "한지 원료가 들어가다 보니 보존성이 좋다"며 "냉장고에 얼려보기도 하고 햇볕에 며칠씩 놔둬보기도 하며 자체 테스트도 해보며 여러 시행착오 끝에 작품을 완성했다"고 말했다.

이희돈, '인연' 시리즈. 2022.11.29. (사진=박세정 기자)
이희돈, '인연' 시리즈. 2022.11.29. (사진=박세정 기자)

'작업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느냐'는 질문에 작가는 "구멍을 뚫고 다시 쌓아가는 과정을 반복하며 이를 고행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며 "나에게는 시간을 쌓아가는 과정이며 비움과 채움을 반복해 나만의 화면을 만들고 있다"고 전했다.

40번의 반복 작업을 거쳐야 완성되는 작품들.

작업 과정을 하나의 수행으로 보며 정성과 열정을 쏟는 이희돈 작가.

그는 작품 활동을 하면서 자신을 발견하고 자아를 성찰하는 시간을 갖는다.

작가는 "우리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과의 관계가 아닌가, 내 작업은 스스로의 삶에 대한 성찰이자 인간 삶의 층위를 살펴내는 관찰이다"고 말했다.

이어 "화면 안에서 물감은 종으로 횡으로 뻗어나가 층을 이루고 물감은 그위에 알알이 맺혀 새로운 이야기를 탄생시킨다"며 "닮은 듯 다른 듯 서로가 조화를 이루고 살아가듯 쌓이고 쌓이는 물감의 층은 새로운 조화를 만든다"고 덧붙였다.

이희돈, '인연' 시리즈. 2022.11.29. (사진=박세정 기자)
이희돈, '인연' 시리즈. 2022.11.29. (사진=박세정 기자)

전시회 관계자는 "다채로운 색채가 뿜어내는 힘은 작가가 우리에게 전하고자 하는 사람과 사람 간의 관계 맺음과 인연의 소중함에 대한 메시지와 함께 여운과 감동을 선사한다"고 전했다.

이어 "수십 번 겹겹이 쌓아 올리는 작가의 반복적 고행의 작업은 속도와 호흡에 따라 특유의 불규칙하고 거친 입체적 형상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작업 과정을 듣고 나면 작품은 그 이전과 다른 시각을 제공한다.

관점을 달리할 때마다 다르게 해석되는 작품은 관람객들의 무수한 상상력을 자극한다.

'관람객에게 하고 싶은 말씀이 있는지' 묻자 작가는 "간혹 관람객들이 비구상(대상의 본질적 특징을 순수한 시각 형상에 의하여 추상적으로 표현하는 예술) 계열이고 한국 단색화다보니 작품이 어렵다고 말씀하시기도 한다"며 "작가의 의도에 맞춰보는 것보다 관람객 자신이 보이는 대로 느껴지는 대로 감상해 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작품은 시간대와 기분에 따라 매번 다르게 보일 것이며 이러한 과정에서 재미있는 관람을 하실 수 있을 것이다"며 "전시회장으로 오셔서 작품을 편안하게 관람하시고 힐링하는 시간을 가지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희돈, '인연' 시리즈. 2022.11.29. (사진=박세정 기자)
이희돈, '인연' 시리즈. 2022.11.29. (사진=박세정 기자)

한편 G타워 5층 삼원갤러리에 전시된 작품 외에도 해당 건물 1층 로비에서는 이희돈 작가의 조형작품 3점도 함께 감상할 수 있다.

원형, 사각기둥의 조형 작품들은 평면적인 작품과는 또 다른 멋스러운 매력을 느낄 수 있다.

한국적인 미가 돋보이는 작품과 그 속에서 뿜어내는 강렬하면서도 화려한 색채에 매료될 것이다.

전시회 관계자는 "한국적 재료와 색채에 기반을 두고 인간과 세상의 관계에 대한 깊은 고민과 연구로 삶과 예술 속 반복적 조형 언어를 만들어 나가는 작가의 작품은 언제나 큰 울림과 감동을 선사한다"고 말했다.

작가의 고뇌를 통해 인간관계를 예술적으로 풀어낸 작품을 보고 싶다면 오는 30일까지 삼원갤러리로 방문해 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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